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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좌파지식인들이여, 세상바꿀 용기도 없나
[비나리의 초록공명] 게으르고 무식한 우파를 만든 것은 좌파의 책임
 
우석훈   기사입력  2006/08/18 [20:35]
1. 나의 방황

난 서른세살 때 제일 괴로웠다. 매일매일 자살의 충동과 싸우느라고 모든 것을 소진하고 있었다. 왜 그렇게 서른 세살 때 괴로웠을까? 그 때가 더 이상 내가 시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더 이상 시를 쓸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던 시기이다. 정확히 얘기하면 강사생활을 포기하고 현대에 취직하는 순간부터 시를 쓰지 못하게 되었다. 너무너무 괴로웠는데, 강사시절까지 습작처럼 써내려가지던 시가 문득 10년 전 연봉 4,100만원에 고용계약서를 쓰고 난 이후로 거짓말처럼 시가 써지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는 시를 쓸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에너지관리공단에 부장으로 승진하면서 이직을 한 이후의 일이다. 공단에서 하는 일은 나름대로 보람도 있었고, 현대 시절만큼 마음이 부대끼지는 않았지만, 시가 써지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나이를 먹어도 시를 쓸 수 없고, 시인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안 다음부터 나의 절망이 시작되었다. 절망은 또 다른 절망을 만들고, 20대 박사와 정부기관 최연소 부장이고, UN의 젊은 개혁파 분과의장이라는 잔뜩 어깨에 달아놓고 있던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장식들은 당시 나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매일 아침 오늘도 또 의미 없는 하루를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답을 할 수가 없었고, 알콜중독과 자살 사이의 위태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 당시에도 여러 개의 책을 습작처럼 쓰고 있었지만, 에디터들이나 출판사장들의 완곡한 표현에도 불구하고 '내 책'은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매년 세 권 정도의 책을 쓰고, 버리는 일들을 10년을 한 셈이다. 
 
그 서른 세살의 나를 구원해준 단어는 "대기만성"이라는 말이었다. 천천히 살기, 천천히 하기, 조바심내지 않기와 같은 "느림"에 관한 길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나는 천천히 자살의 충동으로부터 벗어났다. 서른 셋, 더 이상 시인이 되고 싶은 문학소년의 꿈은 육체에서 영혼이 빠져나가듯이 빠져나갔지만, 나는 조금 더 생활인에 가까워졌다. 
 
그리고 나이 50에 '진실'을 찾는 것으로 나의 인생설계는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 나의 나이도 마흔, 아직도 10년이 남아있고, 10년 간은 더 학문적 방황과 답을 찾기 위한 오류를 시도할 수 있다. 나의 길은 대기만성의 길이다. 성공의 길과 행복의 길을 접고 진리라는 것을 삶을 걸고 찾아보기로 생각한 다음부터 나는 조금 행복해졌다. 그리고 비로소 나 외에 다른 사람은 다 나쁘다고 생각한 나의 이상한 소년 시절을 마감한 것 같다. 
 
2. 방정환

우리나라 사람 중에서 내가 제일 존경하는 사람은 소파 방정환 선생이다. 그도 많은 방황을 하고, 동화구연이라는 길을 열었고, 색동회를 만들었고, 아이들을 '어린이'라고 부를 수 있게 새로운 말을 만들어주고 가셨다. 그는 모든 것을 다 이룬 셈이고, 많은 천재들이 그렇듯이 서른 세살의 나이에 우리를 떠나갔다. 방정환이 천재라서 20대에 움직인 것일까?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굳이 나같은 둔치와 방정환의 차이점이라면 세상에 대한 사랑의 크기 차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에게도 말은 20대의 방황이라고 했지만, 아무리 돌아보아도 나의 20대는 살아남고 죽지 않기 위한 몸부림 밖에는 없다. 나는 방정환 선생만큼 세상을 사랑한 적이 없다. 
 
3.

우리나라 근대사를 가장 간단하게 살펴보면, 일제강점기에는 민족이 살아야 한다는 이름으로 무엇인가 열심히 했던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이 건국기를 맞게 된다. 나는 이 사람들을 1세대라고 부른다. 이오덕 선생과 같은 분들이 이 1세대에 속하는데, 좌파이든 우파이든, 이 시기에는 정말이지 "새로운 나라를 만든다"는 꿈이 있었던 것 같다. 한 번도 정리되지 않은 우리말 문법이라는 것을 만들고, 사전을 만들고, 말꼴을 만들어내던 이 시기의 1세대가 그렇게 열심히 살았던 것처럼 사회 전분야에 새로운 나라를 만든다는 꿈이 있었다. 좋은 놈이든, 나쁜 놈이든, 이 1세대들은 열심히 살았다고 할 수 있다. 
 
이 1세대들이 90년대와 2000년대를 지나면서 대부분 돌아가셨다. 2세대가 등장했을까? 불행히도 이 땅에는 2세대가 등장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 시스템에 새로운 희망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80년대에 등장했다고 주장하는 민주주의 세대는 1세대와 비교하기에는 너무 일찍 부패해버렸고, 또 무능했다.  

지금의 우파들은 게으르고 파렴치하다. 논문도 슬쩍슬쩍 베끼고, 일반적인 우파들이 가지고 있는 심미적인 추구는 물론 독창성도 없다. 가끔 전형적인 우파학자들을 만나서 "요즘 공부 좀 하십니까?"라고 물어보면, 새삼 왜 그런 얘기를 해서 날 곤란하게 만드냐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정말 열심히 살고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우파를 만나기가 어렵다. 
 
기 소르망은 전형적인 우파학자이다. 그래도 독서와 사색의 크기만큼은 인정해주지 않을 수 없다. 기 소르망 정도로 열심히 독서하고 정리하는 우파 인사가 있다면 인정해주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지금 활동하는 우파들은 지나치게 게으르고, 베끼기를 즐겨하고, 우파학자들이 가지고 있는 고독한 질문 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황우석? 학자로서의 그의 문제는 게을렀던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지금의 좌파들은 무능력하다. 그래서 우기기를 즐겨한다. 일제시대와 해방기에 활동했던 우리나라의 좌파지식인들은 '고독한 학'처럼 우아했다. 지금 고독하면서도 우아한 좌파 지식인이 있을까? 난 견문이 짧아서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좌파든 우파든 때로 몰려다니면서 별 얘기도 없는 말을 하면서 서로 감격하면서 박수치고 우쭐해 어쩔 줄을 모르는 것 같다. 자기들끼리 추천하면서 감격해하지만, 그들의 글과 책은 전혀 감격스럽지 않다. 한바퀴 생각이 머리 속에서 돌아가는 일정한 반열에 올라간 사람은 좌파에도 우파에도 없는 것 같다 (물론 나도 속이 딱 막힌 바보같은 말만 해대고는 한다). 
 
한 마디로 믿고 존경할만한 '어른'이 없는 세대를 우리는 사는 셈이다. 이정표처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이 필요하지만, 농촌에 지혜로운 촌로들이 사라지고, 공동체의 주춧돌이 사라진 것처럼, 학계에도 그런 어른이 없고, 이 사회 어느 구석에도 어른은 없어 보인다. 좌파에도, 우파에도, 그런 어른은 없는 것 같다.  

지금의 3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앞으로 10년 내에 어른이 될 분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침묵의 관찰자 일부와 언제든지 광란의 선동자가 될만한 사람들은 있지만, 1세대가 사라진 이후에 어른이 될만한 분은 어지간해서 보이지 않는다.  

4. 20대여, 글을 쓰고, 책을 내기를 바란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역사 속에서 대부분의 선각자들은 20대에 자신의 논을 내었고, 자신의 첫 주장을 냈다. 어떤 면에서 한 명의 사상가나 철학자는 혼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같이 만들어가는 것일 수도 있다. 누가 이 시대의 어른이 될 것인가 그리고 누가 시대를 이끌어갈 것인가는 개인에 관한 문제라기 보다는 "어두운 시대에 누가 불을 밝힐 것인가"의 문제이며, 이 불은 한 사회가 같이 밝혀나가는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하다못해 이어령도 20대에 선배 문학자들을 비판하면서 등장했고, 시인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상가들이 다 20대에는 무엇인가 논을 제시하면서 등장하였다.  

20대라는 나이는 "다 틀렸어!"라고 객기를 부려도 좋고, 대안이 없어도 좋을 나이이다. 대안? 나중에 보여줄께라고 객기로 치고 나가도 좋은 나이이다. 어느 누가 20대의 작가에게 '사려깊지 못함'이라고 비판하겠는가! 그 나이의 그 시절에는 그런 질문이 필요한 시기이다. 20대 작가에게 상업성과 기획력을 사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의 질문 그리고 다음 세대의 시각을 기대하는 것이다.  

나는 더 많은 20대들이 글을 쓰고, 책을 내기를 바란다. 그건 좌파이든 우파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돈독에 찌든 일부를 제외한다면, 언제나 다음 세대의 질문은 신선하고, 이런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게 될 때 비로소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고,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이런게 "협력진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우파가 별 거 없기 때문에 좌파도 무식해진 것이고, 좌파들의 질문이 날카롭지 않기 때문에 우파들도 게으른 우파가 된 것이 현재 한국 사회의 위기가 아닐까?
 
이 위기를 돌파하는 방법이 몇 가지 있을 수 있겠지만, 어떤 이유로든, 혹은 어떤 목적으로든 더 많은 20대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책을 내고, 서로 반박가능한 형태로 논쟁하는 것이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20대에 책을 내고 데뷔할 수 있게 되기를 나는 희망한다. 설령 덜 다듬어져 있고,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할지라도, 어떠냐! 원래 20대의 특권이 그런데 말이다.  

만약 소망한다면 지금 인터넷에서 A4 한 장짜리 글을 쓰는 이들이, A4 100장으로 자신의 생각과 시각을 정리할 수 있고, 비록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이들이 작가로 물결처럼 데뷔하는 일이 벌어지기를 바란다. 나와 같이 4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책을 출간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생겨난 대기만성의 길을 모두가 걸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는 올해로 박사학위를 받은지 11년째이다. 모든 사람이 학문의 길을 걸을 필요가 없고, 모두가 박사가 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모두가 학자의 입장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상가와 행동가의 길을 걷거나 사색자의 길을 걷고 싶은 사람들은 20대를 넘기지 않고 자신의 첫 책을 줄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좌파이든 우파이든, 그런 건 상관없다. 비록 나중에 부끄러움에 뼈를 깍는 듯한 고통을 받을지 몰라도 생각을 정리하고 그걸 사회에 내어놓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 20대가 더 많아지면, 그것이 비로소 우리 사회의 새로운 희망일 것 같다. "자신의 모자람과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어 남들이 알게 함"이라는 부끄러움을 통해서 한 세대가, 그리고 한 시대가 협력진화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5. 20대가 얼마남지 않은 사람들이여, 부디 용기를 내시기 바란다 
 
자신이 27이나 28의 나이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20대에 작가로 혹은 사상가로 데뷔할 수 있는 인생의 단 한 번의 기회가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이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명석함과 함께 부끄러움까지 모두 사회에 꺼내놓는데 머뭇거리지 말라는 말을 건네주고 싶다. 한 청년의 방황과 갈등 그것은 모두 사회의 것이다. 마지막 밑천까지 탈탈 털어낸 알몸의 모습으로 사회 앞에 홀로 서 있는 20대가 많아질 때 이 사회는 비로소 좋은 방향으로의 진화를 시작할 것 같다는 것이 내 개인적 믿음이며 바램이다. 
 
실패! 어느 작가도, 그리고 어느 사상가도 자신의 첫 번째 책으로 나락으로 떨어지거나 혹은 한 번에 성공하는 일은 없다. 설득력 있는 생각을 가지게 될 때까지 10년을 쓰게될지 혹은 평생을 쓰개 될지 그건 아무도 모른다. 인류 역사가 원래 그렇다. 
 
그렇지만 지금부터 1만명의 20대 작가가 자신들의 생각과 삶을 책으로 엮어내게 된다면, 예비철학자 혹은 예비 사상가 1만명이 나이를 먹고, 생각이 굴절되면서도 진화하는 과정을 이 사회가 같이 볼 수 있게 된다. 
 
생활인은 직업으로 완성될지 모르지만 사상가는 책으로 완성된다. 동시대인들과 함께 1만명의 20대가 한 명씩 나이를 먹어가고 생각이 변하고, 그러면서 조금씩 완성되는 과정을 같이 보고 싶다. 
 
지금 책으로 데뷔하는 20대가 10만명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정말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될 수 있다. 10만명의 젊은 사상가들이 서로 논쟁하고, 사회가 그걸 지켜보는 상황은 가히 학문의 백가쟁명 시대라고 할 수 있다. 
 
A4 한 장짜리 글을 쓰면서 '인터넷 논객'이라는 호칭을 받는 것이 행복하신가? A4 100장으로 글을 쓰는 것을 우리는 책이라고 부른다. 치고 빠지는 단타 전문으로 지금의 20대를 활용하는 지금의 세태는 잘못되었다. 더 진지하고 더 길게 한바퀴를 돌리는 훈련을 받고 스스로를 단련시킬 수 있도록 30대와 40대가 도와야 한다.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20대 작가 기금'이라도 만들어서 발간을 돕고, 격려해야 한다. 
 
말도 아닌 인터넷 논쟁에 댓글이나 달고 있으면서 사상가나 철학자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젊은 작가들이 더 많이 필요하고, 이 사회가 해야할 일은 이들을 격려하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일이다. 
 
30대가 되는 것이 무서운 많은 인문학도와 과학도, 이들에게 자신의 말을 책으로 엮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주어져야 하고, 이들의 미숙함을 꼬집는 일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을 격려하고 글을 쓸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의 길'이 열린다. 
 
20대 후반의 방황하는 많은 젊은이들이여! 그 고민을 책에 담고, 책이라는 형태로 사회에 꺼내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 시장은 당신들을 환영하지 않을지 몰라도, 한국의 사상과 문화는 지금 20대 작가들을 목놓아 찾고 있는 중이다.  

마지막 20대의 기자들과 학도들 그리고 자신의 철학을 만들고 싶어서 오늘도 고통으로 점철된 하루를 보낸 이들이여. 제발 용기를 가지고 자신의 첫 책을 위해서 고민을 시작하시기 바란다. 당신들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시스템의 생존과 진화를 위해서 새로운 고민의 물결이 우리에게는 절실히 필요하다.  

건투를 빈다. 
* 글쓴이는 경제학 박사,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성공회대 외래교수, 2.1연구소 소장입니다.

* 저서엔 <88만원 세대>,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아픈 아이들의 세대-미세먼지 PM10에 덮인 한국의 미래>, <조직의 재발견>, <괴물의 탄생>, <촌놈들의 제국주의>, <생태 요괴전>, <생태 페다고지>,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등이 있습니다.

*블로그 : http://retire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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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8/18 [20:3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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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성 2006/08/21 [00:26] 수정 | 삭제
  • 나는 정치를 주제로 한 글은 얼마든지 환영이지만 글을 정치적으로 쓰는 것은 개인적으로 반갑지 않다. 논리가 정교할 수 없으며 제글에 무책임한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석훈씨가 초록정치연대의 정책실장인 것을 생각 못했다. 마광수를 비판하며 그가 노인대학 교수로 출발했다면 그가 생산하는 모든 글의 기조가 달라졌을 거라고 한 적이 있는데 일종의 고객에 대한 영합의 문제다.

    정치단체에서 밥을 먹는 입장에서는 젊은 표에 신경쓰는게 현명할 뿐 아니라 제자랑도 때맞춰 끼워 넣어야 젊은이에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이해한다. (이해가 잘 된 것인지 모르겠다)

    20대를 위한 도서발간 기금을 신설한다는 것 -- 대안이 없는 아이디어 차원이어도 좋으니 -- 참 대단한 정책이다. 투표권 있는 10대에게도 확장해 보면 좋겠다.

    이것이 정치 캠페인이 아니라면 어째서 다른 연령층은 배제해도 좋은지 보다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한다. 흔히 지식의 정점은 비판적 지식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젊은 나이에 쉽게 얻어지지 않으며 칸트도 3대 비판서 중에 판단력 비판을 제일 늦게야 썼기 때문이다.
  • 청중 2006/08/20 [17:01] 수정 | 삭제
  • 원글과 댓글들. . .입이 딱 벌어집니다. 정말 수준들이 장난아니군요. 한수가 아니라 원글과 댓글들중 배울게 너무 많습니다.
  • 비나리 2006/08/20 [15:05] 수정 | 삭제
  • 여러분들의 지적은 잘 읽었습니다. 늘 명심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원래 하고 싶었던 얘기는 좌파, 우파 얘기는 아니고 (원제목이 바뀌면서 약간 느낌이 바뀌었습니다...)

    20대 저자들이 책을 출간할 수 있도록 출간지원금 같은 걸 만들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였는데, 돈 얘기가 하기가 편치 않다보니 얘기가 돌게되었군요. 효율적으로 잘 쓴 글은 아닌가 봅니다.

    어쨌든 이전 세대에 비해서 20대가 등용되고 저자로서 움직이는 경우가 훨씬 줄어든 것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해법을 찾자는 고민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 2006/08/20 [14:11] 수정 | 삭제
  • 좌파나 되라고 선동질한다고 느끼는 분이나
    글쓴이가 말하는 자세와 별 다르지 않는 자세로 너무하게 충고하는 자성님이나
    여기서 왜 젊음은 항상 젊은나이를 뜻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는지 모르겟네.

    저는 아주 적극적으로 찬성합니다.
    책을 낸다는건 자기를 내보이고 실천한다는 의미입니다.
    그게 좀 서툴고 모자랄지라도 멀리 자기를 내다보는 일에 아주
    긍정적인 도움이 될거라고 봅니다.

    윗분이 말씀하신 Ludwig von Mises, Hyaeck 이 학자들이 어느날 갑자기
    홀연히 나타나 명저를 남고 사라진 분은 아니죠?
  • abent 2006/08/20 [10:58] 수정 | 삭제
  • 서로 반대되는의견이 있어야 토론이 되지요. 손벽도 마주처야 소리가 나듯이...
    그런데 20대 좌파지식인들...30대는 너무 늙었나.....
    지식 혹은 지성이라는것 나이와는 관계없지요. 정신나간 젊은이도 있고...
    우석훈씨...아시는지 모르겠군요.
    경제학자 Ludwig von Mises 또 그의 제자 Hyaeck 가 90에 명저 남긴것.
    여기 안드레 지드의 이야기를 인용해볼까요?
    Youth doesn't mean always young age.
  • 어이없네.. 2006/08/20 [10:38] 수정 | 삭제
  • 눈이 있으면 똑바로 보고 말씀하셔..

    40대라는 우박사가 20대들에게 얼뜨기 좌파나 되라고 선동질해대며 어른행세하는건 안보이셔...???

    20대들이 책이나 쓸 궁리나 해야 우석훈씨의 자기 마음에 쏙 드는 20대가 된다고 말하는게 요지 아닌감..?

    인간의 명줄이 여든을 바라보는 긴 인생살이에서 창창한 젊은이들에게 고작 책이나 쓸 생각부터 하라고 부추기며, 그런 20대가 부지런한 지식인이라며 선 딱 긋고, 그렇지 않은 모든 20대들을 싸잡아 매도하는건 안보이나???

    대체 우석훈씨가 훈계하는 20대들이 매도당하고 저런 훈계를 들어야 하는 이유좀 대보셔..
    40대의 우석훈씨가 자신의 우위를 스스로 지식인이라고 선점하며 20대들을 내려다보고 훈계하고 있지 않은가...

    우석훈씨 입맛에 들지 않는 모든 20대들은 게으르고 무식하다는 식으로 판단하는 그 능력이 우습지 않소...?
    그가 과연 현 20대들의 절박함을 얼마나 알고 떠들겠는가....?????

    우석훈씨는 저 자신이나, 자신의 위치에서 잘 하라고 말하고 싶다!!!!
  • 독자 2006/08/20 [08:12] 수정 | 삭제
  • 위의 평이 너무 지나친 훈계조라는 생각이 드네요. 본인이 50대임을 밝힌 후라 젊게 보이는 우 박사에게 장황스레 훈계를 해도 된다고 생각하시는 태도 자체가 본인의 평이 지적하는 문제점 아닌가요? 우 박사의 어떤 글은 좋아하고 어떤 글은 동의하지 못하지만, 위의 긴 평이 필요할 정도의 결함이 있는 글은 아니라고 생각되며 오히려 매우 좋은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위의 혹평의 장문은 오히려 댓글단 분이 "나이타령"과 "어른행세"라고 보인 것에 대한 꼬인 심사가 반영된 듯이 보이네요. 저도 50대가 되면 위처럼 "어른행세"를 하게 될까 두렵네요.
  • 자성 2006/08/20 [07:23] 수정 | 삭제
  • 몇몇 사람이 지적한 바 있는데 (어떤 이는 때로 그의 글이 '너절'하다고까지 함) 나도 한번은 지적해야 할 것 같다.

    그의 글은 부분적인 논리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산만해서 논리정합성이 떨어진다. 이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어 보인다. 그의 글과 글쓰기 자세는 알맹이에 비해 포장이 심해서 -- 그 포장도 매우 복잡하고 교묘하다 -- 그 동기와 계기를 몇 권의 책으로 연구해 볼만 하다. 이글의 경우 필자의 주장은 20대 지식인 10만명이 책을 펴내면 사회가 좋아진다는 것인데

    한국인의 전형적인 말하기 태도는 인데 그가 프랑스 등 유럽에서 수학한 전력이 있음에도 한국인인 것은 분명하다. 대자보의 모든 필자 중 그처럼 자신의 신상에 대해 시시콜콜 밝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의 모든 글을 띠로 이어보면 거대한 취업용 자기소개서 같은 것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이 방대한 신상잡담이 대부분 해당글의 논지와 필수적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1. 그는 머리 나쁘다는 변명을 삽입하며 악착같이 개인 자랑을 해야 글이 써진다. 20대 지식인이여 했지만 이것은 자신이 20대에 지식인이었다는 얘기를 하고싶은 걸로 보인다 (20대 박사). 왜냐하면 20대를 가리켜 '지성인'이라면 몰라도 '지식인'이라고 하는 것은 흔치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2. 10만명이 책을 내라 넷 논객으로 만족마라 했지만 10만명은 커녕 20대 지식인(?) 이 모든 주제와 분야를 망라해도 1년에 몇천명이 책 내기도 쉽지 않으며 논쟁은 커녕 실제로는 이력에 오른다는 자기만족의 의미를 넘지 못할 것이다. 나는 넷 논객들과 대조적으로 활자로 된 책을 냈는데 20대에 용기를 내지 못한 것은 이제 생각하면 좀 후회스럽다는 얘기로 들린다.

    3. 이어령이 선배들을 씹고 등단한 것은 맞는데 출세지상주의를 위해서라면 모를까 꼭 좋은 점만 있는건 아니다. 그의 '에비 문화' 등 평론은 얄팍한 재기로 관심을 끌어 그의 인생을 성공으로 이끌었지만 대가 김수영에 의해 "재미는 있지만 헛방망이를 많이 휘둘렀다" 는 객관적인 평가를 들었다.

    4. 나는 우석훈이라는 사람이 명성을 추구하는 걸로 보이고 헛방망이 휘두르는 면이 있는 점에서 (오죽하면 20대 10만명에게 실현불가능한 일을 부추기기까지 할까?) 이어령 look-alike로 보인다. 지하철 까치소리 장관 정도는 충분히 될 것 같으니 조바심 말 것.

    5. 나이 40을 바라본다고 매번 강조하며 20대에게 무리한 것을 골라 요구하는 것은 본인의 40도 안된 나이가 몹시 자랑스럽기 때문이다. 나처럼 50이 넘으면 20대를 박사학위를 받았더라도 지식인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6. 그 유명한 박사학위가 밑에 이력난에 나오니 그냥 경제학도라 하면 '나이 40을 바라보는' 걸 인정해 주겠는데 꼭 wet behind the ears (애송이) 를 자처하고 나서니..시인 고은의 시 중에 라는 게 있으니 참조하시라.

    경제학 박사도 공학 등과 더불어 20대에 따기쉬운 학위 중 하나다. 너무 자랑할 일은 아니고 50에 진실을 알겠다고 하는데 그렇게 약속할 일도 아니다. 매번 말하고 글쓸 때마다 공자의 말대로 지식이 있는 것이고 지식인이다.

    7. 경제학은 수학을 베이스로 하므로 나이를 다투는 분과이기는 하다. 언젠가는 수학이 시원치 않아 고생했다는 자랑까지 하던데 귀하의 신상에 대해 (부인이 조선의 왕가라는 둥) 정녕 하나도 모르는게 없기를 바라는가? 그 이유가 무엇인가? 혹시 주장해야 할 정견에 자신 없기 때문에 (내용) 귀하의 이력과 경력사항과 집안내력과 개인 성장과정 등 로 (외형) 때우려는 것 아닌가?

    8. 사회과학의 여왕은 과장과 허점이 많은 분과지만 케인즈나 리카르도가 한국의 경제학도들처럼 문화비평까지 한다고 설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자신의 이론체계가 없고 외워서 개인취향에 따라 적용만 하는 상팔자라 온갖 허세허풍이 수반되는 것이다.

    경제학 교수들은 타과에 비해 유난히 제자랑을 않고는 못 배긴다.
    대우 김우중의 형이 정년퇴임하면 한국사회에 대한 문화비평으로 일가를 이루겠다고 큰 소리 쳤지만 애초 경제학도의 허풍인 줄 누가 모르랴. 외우기만 하다보면 자신도 스스로 답답해서 간땡이도 커지는 법. 교수 아닌 사람도 전공은 못 속인다.

    9. 방정환이 등장한 것은 그가 죽은 나이 (33세) 가 자신이 시를 포기한 나이와 같다는 인연에서 상징성과 변명을 찾고 싶어서일 것이다. 언젠가는 음악을 다시 해야겠다고 혼잣말한 적도 있는데 그밖에 가진 재능과 능력도 모조리 밝혀 보시라. 누가 스카웃 할지 모르니까.

    중요한 것은 "시를 포기했다" 는 불요불급한 공개선언이 자신을 높이고 시를 낮추는데 기여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나이 70에 시가 다시 써진다면 그때는 내가 이렇게 오래 살 줄 몰랐다고 할 것인가?

    10. 밑의 댓글에 동의하는데 우리 사회는 좌파/우파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겉핥기의 판에 박힌 인식와 정형화된 요구로 40도 되지 않은 사람이 오직 40대 50대를 폄하해서 얻는 권위에 의지해 20대의 좌파(?) 에게 편리하게 불가능한 과제를 (10만명설?) 들쑤시는 것으로 책임전가와 회피를 즐기는게 더 큰 문제다.

    11. 김덕중 시절에는 경제학하는 이가 많지않아 경제기자에게 "경제학에 관한 만화책을 한권 선사했더니 경제기사가 좀 나아졌더라" 고 기고만장할 수가 있었다. 지금 경제학 박사는 a dime a dozen (쌔고 쌨다) 이다.

    우석훈씨는 어깨에 힘을 좀 빼라. 우선 (환경)경제에 관한 글이 가장 호응이 높을 것이다. 그밖의 분야는 전반적으로 정견이나 정체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님은 언젠가 "젊은 시절부터 을 섭렵하게 되었다" 는 고백을 한 적이 있는데 사실은 그랬기에 님의 자랑인 20대 박사가 가능했다고 보면 된다. 아직 경제학 이외의 분야에서는 배울 것이 많고 이것은 경제학 박사 되듯 서둘러서 되는 일이 아니다.

    글을 압축적으로 쓰기 바란다. 논점을 지키고 논지를 명확히 하고 글의 일부를 차지하는 제아무리 사소한 주장에라도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라. 원고지 채우는 글을 쓰지 마시라. 시간없는 독자를 우롱하는 것이 되며 40살 넘은 독자를 대자보에서 내몰겠다거나 20대에 박사 딴 사람이 결국 가장 우수하고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설파하겠다는 속셈이 아니라면 나이타령하며 어른 행세는 하지 마시라.
  • 지겹다 2006/08/20 [03:07] 수정 | 삭제
  • 지금 파파 거론하고 있다는 발상 자체가 정말 퐈야~
  • 으이그~ 2006/08/20 [00:07] 수정 | 삭제
  • 세상을 몸소 체험해야 삶도 바로 바라볼 수 있고 식견도 풍부해지며, 지적허영의 교만과 독선도 반성할 줄 아는 능력이 생기는거다.

    우파가 게으르고 무식하다고 말한다는것 자체가, 지식인이라고 할 수 없을만큼 편협하고 무식해보인다.


    게으른 우파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부지런한 우파도 있고(세상을 지배하는 우파라면 이편에 속한다고 말하는게 더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하루종일 책만보면서 뜬구름 잡는 사상만 쌓다가 행동으로는 실행하지 못하고 무기력한 지적허영에 매몰된 좌파들도 많다. 그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쇼펜하우어가 일찌기 이런말을 했다.




    좌파들아!!!

    뜬구름잡는 지식 나부랭이만으로 세상을 재단하고 지적사기로 호기부리는 사이비 얼치기 지식인이 되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현실공부부터 하라!

    현실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이 현실적인 대안하나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탁상공론만 늘어놓는 무능한 얼뜨기 좌파만 될 뿐이다!

  • 암담하다 2006/08/19 [20:46] 수정 | 삭제
  • 훌륭한분 같습니다. 고민없이 무었이나옵니까? 그건 모든 사람에게나 같습니다. 첫째, 좌파 지식인라는 단어는 좀 잘못 되였읍니다. 왜냐하면 지식인은 전부 좌파 입니다. 물론 좌파라는 말에 오해의 소지가 많습니다. 상당히 오래된 이야기입니다마는 미국에서도 한연구결과가 나왔는데...IQ 가 높은사람과 교육을 많이 받은분들의 대부분이 좌경, 비관적..... IQ 가 낮은 사람들은 우경, 낙관적으로 나타났읍니다. 물론 수학자나 자연과학자중에는 자기전공의 노예가된경우, 좌익 우익이 무언지 모르는 분도 있읍니다. 한예를 들어봅시다. 큐리부인 (노벨수상자)의 사위이고 Irene Curie (노벨수상자)의 남편인 Friedrich Joliot-Curie (노벨수상자) 는 물리학자인데 아주 멋진 책을 썼지요. 책 제목은 나는 왜 공산주의자인가? (Pourqua Je suis en communist?). 읽지 않았으면 한번 읽어보세요. 또하나, Manhattan Progect 의 미국의 물리학자인 Robert Oppenheimer 한때 공상주의자로 몰려서 원자탄 제조등의 모든 비밀연구에서 제적된바있읍니다. 그는 미 상원의회 비밀증언에서 한 대화.
    상원의원(아마 senator knowland 로 기억됨): 당신은 공산주의자인가?
    Oppenheimer: 공산주의는 새로운것이다. 과학자는 세로운것에 대해 무한한 매력을 갖이고 있다.
    Oppenheimer 와 John Neumann (수학자, 콤퓨터의 시조) 는 Karl Marx 를 전권 탐독한것으로 알려저 있읍니다. 또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심리학자 겸 정신과 의사인 Eric Fromm 는 미국 사회당을 창당한 사람입니다. Che Guevara, Salvadore Allende 가 의사 (Medical Doctors)라는것은 모든사람이 다아는 사실. 그 외에도 지식인이면 사회를 걱정하는 사람 무지기수 입니다.
    또 하나 하고 싶은 말은 좌경 우경 할 필요없어요. 그것은 양극화를 자칫 초래할수가 있으니까요. 지식인은 좌경입니다. 좌경의 세로운 정의 가 요구되네요.
    左翼, 右翼, 兩翼飛. 이시잖아요. 어떻게 새도 사람도 한 날개로 나릅니까? 세상에 제일 웃끼는게 뉴라이트 입니다. 이건 무식해서 만든 단어입니다. 한국국회의원들이 만들었다지요. 우익이면 됐지 무슨 뉴는 또 무슨 뉴. 경제학 박사로 알려진듯한데..미국에서 하셨다면 아마 헛공부하셨을겁니다. 미국에는 경제학이 없는나라입니다. 경영학을 경제학으로 착각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글 쓰는것으로 보아 미국에서 박사학위한것 같지 않은데...어제 한번 찾아뵐까 합니다. 미국에서 야채가게 하는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