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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심과 젊은층참여가 대선승부 가른다'
1차TV 합동토론회 공방벌인 세후보에 보내는 긴급제언ba.info/css.
 
시민의신문   기사입력  2002/12/04 [02:20]
노무현 - "안정성 보여 유권자 사로잡아라"
이회창 - "개혁성 강조하면 지지로 이어진다"
권영길 - "무리한 양비론보다 민주노동당 정체성 각인시켜라"


대통령 선거가 16일 앞으로 다가왔다. 3일 저녁 8시부터 2시간 동안 이회창-노무현-권영길 후보의 대통령 후보 초청 TV 합동토론회(정치분야)가 방송 3사 생중계로 전국에 방영됐다.
  
본격적인 후보 초청 TV 합동토론회를 계기로 사이버 상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인터넷 논객들이 모여 불과 2주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전망을 주제로 ▲한나라당의 국정원 불법도청 의혹제기 등 폭로비방전 ▲TV토론회가 유권자들의 투표율 변화에 미칠 영향 ▲부산·경남, 충청권의 민심 ▲여중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분출된 반미감정이 대선에 미치는 영향(어느 후보에게 유리할 것인가) ▲투표율과 인터넷매체의 영향 등을 세부 주제로 최근 시민의신문 회의실에서 긴급좌담회를 가졌다.

인터넷 논객들이 TV합동토론회를 앞두고 이번 대선 결과를 전망하는 긴급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 참석한 이들은 인터넷 논객들의 열린 모임인 '노변(爐邊)구락부' 회원들로 △서영석 국민일보 심의위원 △이창은 인터넷신문 「대자보」발행인 △백승대 「시와 사회」대표 △최내현「딴지일보」편집장 △변희재「대자보」전 편집장 △장신기「대자보」정치팀장 △최기수 브랜드네이밍 사이트「이름쟁이」대표 등과「시민의신문ngotimes」에서 조대기 편집국장과 이준희 취재팀장이 함께 참석했다. 진행은 서영석 심의위원이 맡았다.  

다음은 이날 긴급좌담회의 주요 토론내용을 요약했다.

서영석 : 현 시점 가장 궁금한 대목은 현재까지의 이회창-노무현 등 주요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도 중요하지만 현재 판도가 12월 19일까지 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20여 일 남은 시점에서 분석 예측해 보려면 당락의 영향을 미칠 변수를 논의해 봐야 앞서 말한 5가지를 집중적으로 검토해 보자. 네티즌들이 대통령 선택에 참고를 했으면 한다.  

폭로 비방전 선거 판도 바꿀 수 있는가? - 큰 영향 못 미칠 것

최내현 : 폭로문제는 그다지 큰 변수가 안될 것이다. 최근 김영삼씨가 이회창 후보 지지 선언해도 노무현 후보의 지지도가 올라가고, 노무현 후보가 경선 직후 김영삼씨를 찾아가니 지지도가 떨어진 사실이다. 국민은 낡은 정치권에 환멸하고 있다. 지지고 볶고 폭로해도 대선에 영향 없으리라 본다. 폭로가 2탄, 3탄 나와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변희재 : 지금 국정원 불법도청 폭로 공방은 97년 DJ 비자금 폭로 때와 상황이 다르다. 이회창 후보의 병역비리도 나올 것 다 나왔고, DJ도 나올 것 다 나왔다. 정몽준-노무현 이면계약 문건 같은 폭로 정도가 남은 게 아닐까?

이창은 : 폭로 자체는 이제 식상한 소리가 아닌가? 국민은 식상해도 '조·중·동(조선·중앙 ·동아일보를 지칭) 나팔수'들이 떠들어대면 여론이 쏠리게 마련이다. 폭로는 한쪽이 이용하는 전략일 때 받아치는 쪽의 상관관계에서 나온다. 한국만큼 폭로가 자주 있는 나라가 없다. 힘의 역학 관계에서 인터넷 매체의 역할도 커지고, 이제는 안 먹힐 것이다. 폭로내용보다 전개양상에 관전 포인트를 둬야 한다.  

조대기 : 민주당도 폭로비방전에 대비하고 있을 텐데 인터넷 매체도 있고, 폭로비방전이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TV토론회, 젊은층 투표참여운동 등 다른 요인이 더 큰 변수로 더 작용할 것이다.

서영석 : 폭로가 겨냥하는 바가 뭔지를 봐야 한다. 두 가지이다. 첫째는 반DJ 성향의 부동층을 겨냥하고 있다. 이번 한나라당의 불법도청 의혹 폭로는 '노무현은 김대중의 아들이다'는 것이 폭로의 핵심이다. 반DJ 성향의 부동층에 노무현을 찍지 못하게 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번 폭로의 진짜 목표는 부산경남의 민심을 겨냥했다. 고향사람 찍자는 부산경남의 민심을 '노무현은 김대중의 아들이다'는 것을 주지하기 위해 했다고 본다. 노무현은 김해 사람이다. '고향 사람을 찍어주자'는 심리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한나라당의 폭로결과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TV토론이 유권자들의 후보 선택에 미칠 영향 - 부동층 선택에 큰 영향

백승대 : 라디오 뉴스에서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매체로 TV토론을 들었다. TV토론회를 보고 지지자 바꾸는 사람도 30%이니 아직 어느 후보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상호 폭로전이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TV 토론 통해 확실하게 나오리라 본다. TV 토론은 미디어선거에서 날개나 다름없다.

과연 누구에게 유리할 것인가? 가장 유리한 후보는 이-노 두 후보가 아니라 권영길 후보가 될 수 있다. 두 후보가 싸우는 과정에서 권영길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권 후보의 호감도는 증가할 것이지만 실질적인 투표율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본다. 노무현 후보의 경우 핵심 지지층은 정해져 있고, 중도보수층의 표를 노무현은 얻고 싶어한다. 한나라당에서 계속 색깔론 등 전통적인 방법으로 노무현을 공격했을 경우 권영길의 발언으로 이런 공격이 무마될 가능성이 있다. 노무현의 진보성향을 권영길 후보가 희석시킬 것이다.

최기수 : 권영길 후보나 노무현 후보가 TV토론에서 서로 맞붙을 경우, 권영길 후보의 표는 계속 이탈된다. 권영길 후보를 찍어야 되는 성향을 가진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노무현을 찍는 사람이 있는데 TV토론에 들어가면 이런 추세가 더 커질 것이다. 권영길 후보의 급진적인 진보주의를 경계하면서 노무현에게 표가 쏠릴 가능성이 있다. 권영길 후보는 진보세력의 선전을 알릴 기회는 되지만 표를 얻는 기회로 TV토론이 작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이 진보쪽 표를 끌어올 수 있는 기회가 오히려 TV 토론이다.

서영석 : 여론조사를 보면 20% 정도가 부동층으로 나온다. TV토론이든 뭐든 결국 부동층을 확보하는 게임이다. 현재 양극화된 지지계층은 지지후보가 바뀔 가능성이 적다. 노무현, 이회창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TV 토론이 영향을 미칠 것이다. 노무현은 이번 토론을 통해 안정감을 줄 수 있고, 이회창은 '나도 개혁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임이 될 것이다. 쉽게 얘기하면 서로 반대되는 성향을 보이는 토론이 될 가능성이 있다. 노무현의 승패 요인에서 TV 토론은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이번 대선이 큰 표차가 안 난다고 보면 결정적 영향 줄 것이다.

이창은 : 권영길 후보가 나왔을 경우, 결국 큰 표차가 안 난다고 볼 때 2% 내외의 승부 싸움일 수도 있다. 장세동 효과도 있겠지만 그는 제외하고, 권영길 후보의 경우 노무현을 공격하면서 자신의 지지기반을 넓히는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 민주노동당의 단단한 응집력과 미래를 내다보는 싸움에서 권영길의 지지표는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다.

서영석 : 이번에는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적극 지지자를 제외하고는 보편적 지지자들은 노무현을 찍을 수 있다. 권영길 후보가 너무 노무현을 공격하다가 지지기반을 상실할 위험도 있다.

최내현 : 노무현 후보의 지지계층이 겹치기 때문에 권영길 후보가 그쪽을 공격해 왔다고 보지만 이번 대선은 양상이 다르다고 본다. 노무현을 주공격해 표를 뺏겠다는 생각은 아닌 것 같다. 3자 토론을 하면 권영길 후보는 이회창 후보를 공격하리라 본다.

백승대 : 최근 가까운 민주노동당의 한 지구당위원장의 속내를 들었다. '노무현이 대통령 되고, 우리는 5% 이상 지지표를 얻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더라. 대선 대결구도가 보혁구도로 가면 민주당이 필패 하지만 혁신적인 민주노동당이 존재하는데 보혁구도가 성립되지 않는다. 권영길로 인해 노무현이 득을 얻을 수 있다.

변희재 : 권영길 후보를 보면 기계적 중립으로 가는 것 같다. '한나라당-민주당 똑같고 민주노동당만이 대안정당이다'는 주장을 강조한다. 권영길 후보가 40% 이상 개혁을 갈망하는 유권자 앞에서 양비론으로 갈 때 상당히 위험할 수도 있다. 시청률 40% 이상 토론에서 그렇게 갈 때 위험하지 않을까?

최기수 : 권영길은 이번 대선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전략으로 TV토론에 임해야 한다.  

부산·경남, 충청권의 민심의 선택은 어디로? - 부산 유권자들 노무현 지지 반전세    

이창은 : '썩어도 준치'라고 말한다. JP, 이인제 성향의 충청표의 향방을 무시 못한다. 선거도 마지막엔 귀소본능이 작용할 거다. 부산·경남에서도 노무현이 5%이상 여유 있게 이회창 후보를 이길 수도 있다.  

조대기 : 이번에 김영삼씨가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고, JP와 이인제 의원이 누구를 지지하는 등 이런 것은 큰 변수가 못 될 것이다. 아직까지 보수적인 유권자들의 투표 결정요인을 보면 70∼80%는 지역 요인에 영향을 받아 투표할 것이다. 노무현과 민주당이아무리 호남색이 퇴색됐다 하더라도 호남표 성향과 부산·경남 민심이 작용해 노무현에 상당한 표가 쏠릴 것이다.

서영석 : 그게 과연 '지역주의'인가 생각해 봐야 한다. 노무현이 이름도 없는 정치인인데 찍어주자 하면 지역감정이지만, 지금껏 노무현 정치역정을 보면 부산에서 투표전 지지율은 30∼40% 이상 나왔다. 그런데 막상 투표하면 떨어졌다. 이건 김대중 정권 밑에서 노무현은 평가절하 당했지만 이번에는 노무현이 제대로 평가받으리라 본다. 정당하게 표로 나타날 것이다. 그건 지역주의가 아니다. 충청, 강원의 경우 정몽준 효과가 있으리라 본다.

최내현 : 우선 지역주의에 대한 개념정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호남의 90∼95% 득표가 나오면 노무현을 계속 물고늘어질 것이다. 이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할까 하는 문제가 있다.

최기수 : 오히려 100% 지지가 나와야 당연한 것 아닌가? 광주전남 등 호남의 유권자들이 자신들을 학살한 정당을 지지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는가? 기존의 지식인들이 이 문제를 말하지 않는다. 100% 지지가 당연한 것이다.

백승대 : 노무현의 부산·경남의 지지율을 총선 기준으로 보면 35% 정도 득표를 했다. 부산에 처갓집이 있는데 지난번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노무현 지지로 돌아섰다. 부산에서 20∼30대 젊은층의 반응을 보면 이미 70∼80% 정도가 노무현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자기 고향 사람이 나타난 것이고, 김해를 중심으로 이미 노무현이 1위로 올라섰다. 부산·경남에서도 오히려 50% 이상의 득표율이 나올 수 있다.

충청도 서점 하시는 분을 보면 이미 JP는 충청도 사람으로부터 건너갔다. 그를 지지해 봤자 정치적으로 얻을 게 없는 게 판가름났다. 충청도는 지역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분위기이다.

변희재 : 노무현 후보는 '부산에 내 표가 있다'는 이런 식의 표현을 조심해야 한다. 대구 지역 정서를 보면 젊은층이 구세대와 노무현 지지를 두고 싸운다. 구도가 바뀌고 있다.  

반미감정이 대선에 미치는 영향 - 누가 더 유리할 것인가? 젊은 유권자들 후보들에 반미 문제 입장 요구

백승대 : 역대 선거에서 가장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미국에 반대했을 때 표로 어떻게 나타나는지 검증된 바 없다. 다들 미국을 피해갔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반미 문제를 건드리는 쪽은 엄청나게 모험을 하는 것이다. 이회창 후보가 미국을 건드린 것 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조대기 : 반미 요인이 표로 직접 연결될 가능성은 없다. 반미시위나 여중생 문제를 통해서 반미감정이 상승한 부분이 있는데 표를 결정하지 않은 부동층이 엄청난 반미시위를 보면서 자칫 보수로 돌아서서 이회창 후보가 득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반미감정이 87년 6.10 항쟁 수준으로 커지게 되면 직접 표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백승대 : 여중생에 분개하는 젊은 세대들은 대통령 후보들이 이 문제에 대해 입장정리를 해 주길 바라고 있고, 후보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실제 후보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할 경우, 득이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 단언하기 힘들다.

이창은 : 반미도 결국 세대차이의 문제이다. 예전같이 미국이 한국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반미감정이 확산되면 될수록 젊은 세대들의 성향이 투표로 연결되면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다. 여중생 문제는 어느 당에 유리한지 따져봐야 한다.

서영석 : 반미감정이 확산되면 노무현에 유리하다. 젊은층이 미국을 싫어하면서 자주적인 후보를 뽑자는 측면에서 조금 득이 될 것이다. 두 번째 투표참여를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반미에 대해 일반의 이해가 늘고 있다. 그래서 노무현이 미국에 대해 보인 태도를 여중생 사망에 이은 일련의 반미시위 확산을 보면서 유권자들이 이해하는 폭이 넓어질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는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은 부수적인 요소이고, 세대간의 대결, 개혁 대 수구 대결 등 이런 것이 중요 변수이다.

투표율과 인터넷매체의 영향 - 젊은층 투표참여 늘고, 인터넷매체 보고 후보 선택

이준희 : 최근여론조사를 보면 인터넷매체의 영향력이 신문을 뛰어넘었다. 여중생 문제가  대선과 겹치면서 젊은층의 정치·사회 참여가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매체도 역할을 주목해야 한다. 네티즌들과 젊은층의 대선 투표 때 후보 선택 기준을 제공해 줄 것이다. 대선유권자연대와 다음의 대선참여 공동캠페인, 젊은유권자운동본부 등 시민사회단체의 투표참여운동, 대학생들의 부재자투표운동 등도 투표율 제고에 힘이 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인터넷매체에서도 매체에 따라 대선 보도의 불균등함이 나타나는데 이런 점은 개선해야 한다.  

서영석 : 딴지일보,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 매체들이 나름대로 분명한 성격을 갖고 역할하고 있어 대선 보도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독특한 영역을 지니고 있기에 앞으로 큰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 어차피 인터넷 매체는 독자의 관심을 유발해야 하므로 자기 영역을 분명히 가진 매체만이 살아 남을 것이다.

최내현 : 딴지일보에서 투표서약 받는 캠페인 하려고 한다. 투표약속을 한 사람에 대해서 김치냉장고를 주는 등 경품을 내걸었다. 서약서를 출력해 투표 확인이 된 사람은 경품 주는 게 가능하다. 선관위에 확인해 보니 경품 제공은 문제가 안 된다고 한다. 젊은층의 투표참여를 높이는 방안을 우리도 강구하고 있다. 젊은 네티즌들의 호응과 많은 참여를 부탁드리고 싶다.

조대기 : 이번 대선에서 젊은층의 투표참여와 인터넷 매체의 약진,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높아진다면 희망적인 결과를 얻을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약 2주 남은 대선에서 여러변수를 살펴봤는데 결국 높은 투표율이 희망의 정치를 낳는 주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박빙의 승부를 통해 한단계 높은 정치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록/정리/사진 : 시민의신문 이준희 기자 peace@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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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12/04 [02:2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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