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정몽준 - 노무현 후보 단일화는 가능한가
민주 중도파의 탈당 움직임, 그 의미와 전망ba.info/css.html'>
 
서영석   기사입력  2002/09/16 [11:22]
민주당의 김원길 박상규 의원 등이 탈당해 민주당 바깥에서 신당추진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민주당 바깥에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정당을 하나 만들고, 이 정당이 한나라당 이회창후보를 제외한 모든 정치세력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매개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겠다. 성사 여부를 떠나 현 판세에 대한 민주당 주류(노무현씨가 아니다)의 인식과 전략 등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재료다. 하나씩 짚어보자.

{IMAGE1_LEFT}인식1 = 다자 구도로는 이회창후보에게 패한다는 인식이 첫번째로 지적될 수 있다. 아무런 정치적 인위적 의지적 조작이 없는 한 차기 대선은 이회창-정몽준-노무현(지지도 순) 등 3자 대결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3자 대결일 경우에도 정몽준 의원이 이회창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뒤쫓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막상 대통령선거전에 들어가면, 정몽준 의원이 139명의 국회의원과 같이 뛰는 한나라당의 이회창후보에게 이기기 힘들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일반의 인식과 비슷하다.

인식2 = 결국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이기기 위해서는 후보 단일화가 관건이다. 그러나 양김의 선례가 있듯이 각개약진을 하는 한 후보 단일화는 거의 불가능하다. 각개약진을 하더라도 후보단일화가 되기 위해서는 이회창 후보를 상대하는 두사람, 정몽준 의원과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지지도가 다음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최소한 두사람만 놓고 볼 때는 한사람이 큰 격차로 앞서 나가야 한다. 또한 나머지의 지지도가 완전 죽을 쒀서도 안된다. 여기에 두사람의 지지도 합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을 앞설 수 있어야 한다. 즉 단독으로는 뒤지거나 근소하게 앞서지만 합치면 확실하게 이기는 형세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약간 경우는 다르지만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의 후보단일화는 이런 맥락에서 이뤄졌었다. 각개약진을 피하려면 당대 당 통합이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결국 노무현-정몽준 두사람을 묶어내야만 이회창을 누를 수 있다는 인식이 민주당 주류의 인식임을 알 수 있다. 문제는 두사람을 묶어낼 때 누가 양보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양김의 경우는 둘다 양보하지 않았고, 결국 노태우 당선이란 결과를 맞은 바 있다. 그럼 지금은 어떻까.

전략1 = 이런 딜렘마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바로 신당창당후 통합이다. 대통령후보 선출은 정몽준 노무현 두사람에게 공평한 기회를 줄 수 있는 경선방식이 선호된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통합일 경우 핸디캡을 우려하는 정몽준 진영의 거부감을 살 수 있으나, 외곽에서 새로 당을 만들어 정몽준 의원을 설득한다면 경선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경선은 국민들의 시선을 새로운 통합신당으로 돌릴 수 있는 방안이자 선거전략이기도 하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전략이다. 정몽준 의원측에는 지지도가 앞서는 사람이면 국민경선에서 국민참여 대의원의 수를 대폭 늘이면 이길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설득할 개연성이 높다.

전략2 = 민주당의 주류들이 이원집정부제적 개헌논의에 매달리는 것도 사실은 두가지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 목적은 말할 것도 없이 정몽준- 노무현의 후보단일화를 겨냥한 것이라고 하겠다. 두번째는 총리의 권한을 강화하면서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제정파를 하나로 묶는 이른바 반창단일전선의 구축에 기반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쉽게 얘기해서 서로 추구하는 바와 정치적 목적이 다른 세력들을 하나로 묶기 위한 ‘국물’적 성격을 띠고 있다.

{IMAGE2_RIGHT}전망 1 = 결국 트로이 목마를 제3의 지대에 배치해서 적을 거꾸러뜨리는게 아니라 통합을 모색해보자는 격인데, 이런 정치적 의도가 성공하기 위해서 관건은 역시 현재 지지도가 높은 정몽준 의원에 대한 설득이 관건이다. 정 의원은 통합은 하되 후보는 자신이 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차선은 뭘까. 통합후 경선에서 후보를 먹을 가능성이 매우 높도록 판이 짜여지는 것이 될 것이다. 여기서 노무현후보와 충돌한다. 지지도 면에서는 정 의원이 유리하지만, 도덕성이나 기타 정치력의 종합점수를 보면 아무래도 색깔이 분명한 노무현 후보가 유리할 수도 있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노무현 후보는 경선에 승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선에서 이기면 후보자격을 유지하는 것이지만, 질 경우 승복할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는 얘기. 반면 정몽준 의원의 경우는 이 부분에 대해 전망이 확실치 않은게 약점이다. 이기면 후보가 되는 것이고 질 경우 상대방을 밀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둘다 죽는 상황도 배제키 어렵다. 그래서 권력분권형 개헌론에 목을 매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전망2 = 이런 그림을 누가 추진하는가 하는 것도 문제다. 사실 민주당의 중도파란 정체를 알고보면 과거 평민당 출신들이다. 쉽게 얘기해 범 동교동계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의 김대통령 친위그룹들 입김도 여기에는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그림의 추진을 한나라당이 두손 놓고 보고만 있을리 없다. 전라도 정권 재창출 기도로 몰아부칠 것이다. 사실 한나라당 이회창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아직까지는 의혹이다)마저도 반DJ정서와 팽팽한 겨루기를 계속하고 있는 현재의 민심을 고려하면 추진 주체세력이 청와대 핵심그룹이란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래서 민심은 예측하기 어렵고,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 하지만 일을 성사시키는 것은 하늘이 한다고 했던가.


* 이 글은 필자의 사견(私見)이오니,이 점 양지하시고 읽어주시되 특히 오프라인 국민일보의 견해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기자 개인의 홈페이지에 올리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란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 본문은 서영석기자의 노변정담(爐邊情談)에서 제공하였습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2/09/16 [11:22]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