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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상무, '차기대선 출마할듯'
[믿거나 말거나] 40대 CEO 기수론 펼쳐, 한라당 홍준표 민노당 입당파문
 
편집부   기사입력  2005/04/01 [20:47]
중앙일보의 만우절 가상시나리오 후속편을 대자보가 이어간다.

오늘은 만우절-. 뜬구름 잡는 정치판에선 하룻밤에도 허다한 합종연횡과 이합집산이 논의된다.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대권 구상과 정치판의 흐름을 가상 시나리오 형식으로 모았다. 평소 기사화하기 어려운 '믿거나 말거나' 얘기들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최근 정치판의 흐름을 토대로한 논픽션(nonfiction)에 가깝다는 점이다. 따라서 픽션만 기사 형태로, 해설은 따로 없다. 재능있는 누리꾼의 후속편을 기대하며, 채택된 원고에 대해서는 'SM7' 키를 넣을 수 있는 '봉투'를 부상으로 드립니다-편집자 주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상무가 2007년 차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상무는 1일 이건희 회장과 함께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 참관차 이탈리아를 방문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뜻을 밝혔다.

이 상무는 이 자리에서 "이제 경제적으로 성공 사례를 축적한 기업가 출신이 나라를 경영하는 CEO 대통령이 필요한 때"라며 "여건이 된다면 도전하고 싶다"고 말해 차기 대선 출마 의사가 있음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동행중인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도 "경제를 살려야 된다는 국민적 열망이 어느때 보다 강한 지금 재계출신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많이 없어졌다"며 이재용씨의 대권 구상이 그룹차원에서 검토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삼성그룹 일각에선 이재용 상무가 2007년에 딱 40세가 된다며 '40대 CEO 기수론'를 펼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삼성그룹의 차기 대권구상이 전해지자 전경련 등 재계는 "이제는 재계도 나라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면서도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한편 현대, LG, SK 등 다른 경쟁 그룹 관계자들은 지금도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마당에 대권까지 거머질 경우 삼성의 독주가 한층 심해질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정치권 메가톤급 폭격, 초긴장

정치권은 이날 이재용 상무의 발언으로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온종일 뒤숭숭했다.

잠재적 대권주자들은 이재용 상무의 대권 출마가 차기 대권구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하루 종일 진의를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고건 전 서울시장 측은 "가타부타 말할 수 없다"며 1위 주자로서 여유를 보이고 있으나 내심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여당의 잠재적 대권주자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측에선 "오래전부터 그런 얘기는 있어왔다"면서 설마가 현실이 됐다며 대책마련에 분주하고 있다.

정 장관측에선 어차피 정 장관이 현 정부내에서 친재벌적 노선인 실용주의를 강조해왔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정 연대'도 가능한것 아니냐며 경우에 따라선 이재용씨 측과 분권형 대통령제를 매개로 연대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반면 김근태 장관측에선 "돈과 권력을 한꺼번에 차지할 경우 국가적으로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며 재계대통령 후보 출현에 잔뜩 경계하는 눈치다.

한편 유시민계는 "노 대통령이 현명한 판단을 하지 않겠느냐"며 사태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친노 핵심인사는 "최근 노 대통령이 삼성 등 재계와 사실상 신성동맹 체제를 유지해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이재용 상무의 대권 출마가 여권 핵심부와 교감속에 나온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처남이자 중앙일보 사주인 홍석현 주미대사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 대통령이 삼성그룹의 일가나 마찬가지인 홍석현씨를 정권의 핵심 요직에 등용할 때 부터 삼성그룹의 역할과 관련 모종의 딜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도 그 이유이다.

한나라당은 극히 부정적이다.

이재용 상무가 대권에 뛰어들 경우 재계와 영남 등 기존 보수세력의 표를 상당 부분 잠식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한나라당 후보들은 97년 대선당시 '이인제 망령'이 재현되는 게 아니나며 잔뜩 긴장하는 눈치다.

특히 박근혜 대표측은 "삼성의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환생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서운함을 딸에게 앙갚음 하려는 것이냐"며 몹씨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이명박 서울시장은 자신도 재벌 출신임을 강조하며 "이재용 상무는 자기 다음"이라는 입장이다. CEO 대통령이라면 자신이 원조이며 이재용 상무는 차차기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CEO 대통령론이 부상하는 것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삼성이 돈과 권력을 쥐고 나라를 좌지우지 하겠다는 것은 역사의 후퇴"라며 이재용 상무의 대선 출마 의사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용용 기자 < yong-yong@jabo.co.kr >

한라당 홍준표 의원 전격 탈당, 민노당 입당 선언

최근 한나라당 혁신위원장을 맡아 한나라당의 수구적 이미지 탈각을 위해 파격적인 혁신안을 발표해 당내 보수 의원들로 부터 '역적'이라는 비난까지 받아 왔던 홍준표 의원이 이날 전격 한나라당을 탈당, 민주노당당 입당을 선언했다.

홍 의원은 "그동안 한나라당의 구 시대적 이미지를 밑둥부터 뜯어 고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구태에 젖은 영남권 의원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혁신안은 끝내 낙동강 전선을 넘지 못했다"며 특히 박근혜 대표의 영남권 감싸기에 혀를 내두르며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홍 의원은 혁신위의 좌절은 한나라당이 영원히 낙동강 전선을 넘어설 수 없는 철옹성으로 만들어 스스로 자신들의 발목을 묶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에 더이상 비전이 없다고 판단 당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또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당내 소장파들도 조만간 결행할 것으로 안다며 당내 수도권 개혁파 의원들 위주로 연쇄 탈당이 이루어 질 것임을 시사했다.

정치권에서는 당내 소장파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수요모임)'의 정병국 의원을 비롯,
남경필 원희룡 이성권 의원 등이 추가 탈당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또 홍 의원의 탈당은 당내 극심한 반발로 어느 정도 예상돼왔으나 민주노동당 입당 선언에 대해서는 파격적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이와 관련 홍 의원은 "한나라당 혁신위안은 민주노동당의 정책에 보다 가깝다"며 구체적으로 서민들을 위한 분배적 관점의 경제정책 전환, 상호공존의 원칙에 입각한 남북관계 획기적 개선, 당권·대권 분리 등을 예로 들었다.

홍 의원은 자신의 혁신안이 민주노동당의 정책과 유사하기 때문에 민노당에서 미력하나마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열린우리당으로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열린우리당은 이미 노 대통령과 함께 친재벌적 노선으로 급격히 우경화돼 자신의 구상과는 멀어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추가 탈당이 예상되는 의원들도 대부분 홍 의원과 행보를 같이 할 것으로 보여 이들이 대거 민주노동당에 입당할 경우 민주노동당은 원내교섭 단체를 이룰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는 "한나라당 혁신위안이 민노당의 정책과 일맥 상통하는 점들이 있어서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홍 의원의 입당에 대해서는 "당의 공식기구에서 더 논의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홍 의원과 한나라당 소장 개혁파들의 민노당 입당 소식이 전해진 이날 민주노동당 당원게시판과 친민노당 계열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이들의 민노당 입당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하루종일 몸살을 앓았다.

특히 일부 친민노당 사이트는 오후 반나절 동안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용용 기자 < yong-yong@jabo.co.kr >

*용용 기자는 만우절에만 기사를 송고하는 가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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