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노빠’의 한 사람인 정식분석의 정혜신이 유시민 의원(아래 경칭 생략)에 대해 한마디 한 모양이다. 유시민은 너무 논리에만 의존한다고 말이다. 이 말을 받아서 유시민은 자신의 논리중심주의를 버리지 않겠다고 한 모양이다.
근데 논리란 무엇일까? 논리의 핵심은 말의 그럴듯한 정돈이 아니다. 논리란 무엇인가를 위한 논리이다. 따라서 논리의 핵심에는 그가 지향하는 이념과 가치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없다면 그것은 논리가 아닌 그냥 말재주일 뿐이다. 이념과 가치가 상실된 언어란 아무리 정돈된 느낌을 주어도 하나의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나는 유시민을 논리적인 사람으로 보지 않고, 그저 재기 있는 말재주꾼으로 본다.
지금까지 유시민의 언어를 관통하는 이념과 가치는 무엇인가? 혹자는 자유주의라고 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은 사민주의적 경향이라고도 한다.
이미 유시민의 자유주의가 허구임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자유주의란 무엇인가? 그것은 권력과 개인의 관계에서 권력에 최종적인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게 최종적으로 우선권을 부여하는 이념이다. 근데 우리의 자유주의자 유시민은 어떠했는가? 국가의 정책을 위해서는 개인의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를 김선일 사건에서 보여주었지 않는가? 국가주의적 자유주의자라는 기이한 그의 자유주의를 우리는 그때 적나라하게 보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정치적 지향이 사민주의적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의 개인적 넋두리말고 유시민이 사민주의적 정치 행위를 한 것이 무엇인지 좀 알려주었으면 한다. 적어도 나는 아직까지 그의 사민주의를 국회의원 유시민을 통해 본 적이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도 보수적 세계관에 기반하여 국적법을 제출하여 세상을 의미있게 시끄럽게 했다. 민노당 노회찬 의원은 최근 장애인 차별 금지법을 제출하였다고 한다. 근데 항상 세상을 요란스럽게 떠드는 유시민은 지금까지 무엇을 한 것인가? 물론 하나 있기는 하다. 바로 노대통령의 대변 말이다.
지금까지 유시민이 보여준 정치적 과정에서 나는 그의 일관된 이념과 가치를 발견할 수가 없다. 때문에 나는 그가 논리적인 사람이 아니라 그저 주군의 방어에 탁월한 말재주꾼으로 본다. 아마도 어느 분이 나서서 유시민을 변론하기 위해 그의 가치를 민주주의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사회주의도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다. 때문에 민주주의 앞에 붙는 관형어를 보통 우리는 이념이라고 한다. 유시민의 민주주의 앞에는 어떤 관형어(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가? 그것이 없다면 그에게는 일관된 이념이 없는 것이다.
혹시 노무현식 민주주의? 아마 그럴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유시민이 한 것은 주군인 노무현을 위한 변론과 합리화가 거의 전부였다. 모든 유시민의 언어가 집결된 곳이 바로 그곳이었다. 근데 이런 정치적 개인 하나를 가꾸고 다듬는 것을 이념과 가치라고 하기에는 정말 부끄러운 것 아닌가? 굳이 그와 그를 지지하는 사람이 이를 이념과 가치라고 한다고, 그래 그렇다고 해주자.
다만 이런 일 개인을 중심으로 논리를 펼치는 영역은 정치적 이념의 장에서는 올바른 이념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객관적인 사실이다. 이런 개인 추종의 논리가 인정을 받는 곳이 있다. 물론 그곳에서는 그 개인은 인간이 아니지만 말이다. 바로 종교다.
그리고 유시민이 그의 글 중에서 우리 모두를 구체제의 아들이라고 한 모양이다. 이 말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재미난 것은 적어도 유시민은 이런 말을 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그가 지금 행하는 정치가 가장 구체제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구체제 정치의 가장 핵심이 무엇인가? 그것은 행태적으로 주군과 가신의 정치였다. 가신 정치인이 주군 정치인의 이익을 위해서만 정치를 하는 것, 바로 그것이 구체제 정치의 핵심 중의 하나였다.
유시민은 노무현의 장세동이고 박철언이고 차지철이다. 그리고 3김의 그 유명한 가신들이다. 내용적 차이는 있을 지 몰라도 행태적 차이는 거의 없다. 차지철과 장세동과 3김의 가신들에게 그들의 주군이 선지자들이었듯이, 유시민은 노무현을 선지자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아마 이런 면에서 유시민은 그의 선배들을, 적어도 언어 수준의 세련미에서는 능가하고 있다. 그렇기에 유시민의 말재주는 상당히 위험하다. 차라리 무식한 것이 이때는 국민과 시민들에게는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유시민의 이런 가신적 봉건 정치는 그의 화려한 말재주를 통해, 노빠들에게 확대재생산되기 때문이다. 노빠의 변종인 ‘유빠’의 등장이 바로 이것이다. 정혜신의 <오마이뉴스>칼럼에 달라붙은 유빠들의 그 엄청난 주군에 대한 변명과 항변들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결코 올바르지 못한 정치 문화의 한 변종을 유시민은 자신을 매개로 해서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들 노무현-유시민-유빠로 이어지는 정치적 봉건 라인 속에 어떤 이념적 일관성이 있는가? 없다. 그들은 다만 하나의 무리들일 뿐이다. 근데 바로 이런 현상을 만든 것은 바로, 유시민의 무이념과 몰가치적 정치이다. 유시민이 만들어내는 무이념적 몰가치적 정치 행태와 주군-가신의 봉건적 정치 행태가 바로 그가 중심이 되는 집단에 확대재생산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지향하는 구체적인 이념과 가치가 없는 유시민의 언어는 논리가 아니라 그저 재기발랄한 말재주일 뿐이다. 그의 재기발랄한 말재주가 많은 영향력을 잃었지만, 지금까지는 그의 몰이념적이고 몰가치적인 그의 정치를 잘 가려주고 있다. 그러면서 유시민의 언어를 논리적으로 치장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향하는 이념과 가치가 없는 그의 정치 언어는 논리를 가장한 그저 현란한 말재주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가 큰 정치인을 추구하던 작은 정치인을 추구하던 별 관심은 없다. 다만 그가 올바른 정치인이 되고자 한다면, 주군의 정치 방향을 합리화하는 가신 정치인이 아니라, 자신의 이념과 가치를 정치의 중심에 두는 정치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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