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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출신이 '대선 지지율' 85% 장악
[분석] 영남 85% vs 호남 2%‥세계 유래가 없는 '대선후보 지역 편중'
 
englant7   기사입력  2012/05/11 [12:49]
비영남 출신은 닥치고 '루저 후보'?
영남 출신 아니면, 대선에 명함도 못 내밀 판
 

 
매우 '불편한 얘기'를 도발적으로 해보려 한다.
 
박근혜·안철수·문재인·정몽준·김문수·김두관·유시민 등 영남 출신 후보들의 대선 지지율 합계 85.2%.

전 세계에서 이렇게 특정 지역 출신들이 대선 지지율을 독식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도대체 비(非)영남 출신들은 앞으로 대선에서 명함이나 내밀 수 있을까 싶다.
 
야권·호남도 영남패권주의에 '기생'
안철수·문재인·김두관 대망론의 핵심은 '영남후보론'

 
영남이 핵심 지지기반인 새누리당에서 영남 출신 인물이 대선후보로 나서는 건 그나마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호남과 수도권이 주요 지지기반인 민주통합당마저 영남후보론에 기대 정권을 창출하려는 심리가 압도하고, '호남 출신은 안된다'는 게 마치 불문율처럼 똬리를 틀고 있다. 한 마디로 도를 넘어서고 있다.
 
야권에서 안철수, 문재인, 김두관이 집중 조명과 각광을 받고 있는 배경에는 뭐니뭐니 해도 영남에서 일정 정도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영남 후보'라는 점이다. '호남이 지지하는 영남후보'론의 시초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들의 '롤모델'인 것이다.
 
정동영이 자신의 과오를 처절하게 반성하고, 재벌개혁·경제민주화·부자증세·한미FTA 독소조항 제거·해고 노동자 지원 등 서민대중을 위한 진보적 주장과 실천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음에도 좀처럼 지지율이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물론 정동영 본인의 부족함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배경에는 '호남 출신'이라는 인종 차별에 가까운 인식이 독버섯처럼 깔려 있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이 점을 드러내놓고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어느 누구도 이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않을 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호남인, 조작된 '훈요십조' 스스로 부활시킨 꼴
 
문제는 영남후보론 프레임이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슬로건으로 포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런 류의 발상이 지역주의 완화는커녕 소위 '쪽수'(인구수)에 기반한 '영남패권주의'를 더욱 공고화하고 지역주의를 고착화시킨다는 맹점이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노무현.정동영.김대중 영호남 득표율 비교          ©englant7

호남은 '영남 후보(노무현)'에게 90%가 넘는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줬지만, 영남은 늘 90%가 '호남 후보(정동영·김대중)'을 거부했다. 야권의 대선후보였던 정동영은 2007년 영남 전체에서 고작 10.3%를 받았다. 대통령에 당선까지 됐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영남 전체에서 얻은 득표율은 13.4%에 불과했다. 한 마디로 도찐개찐이다. 정동영이나 김대중이나 호남 출신 후보는 영남에서 10%대를 넘지 못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영남지역주의·영남패권주의의 실체이자 영남후보론의 핵심 근거이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호남 출신은 영원히 '메인 대선후보'가 될 수 없다. 영-호남 인구 편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권 쟁취와 공학적 계산에 급급하다 보니, 호남과 수도권 출신들마저 이런 논리에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순응하고 부역하고 있다. 마치 이 방식만이 유일한 승리 전략인양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는 흐름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호남지역 인재를 등용하지 말라'는 고려 왕건의 <훈요십조> 8조를 가장 충실히 따르고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 다름 아닌 호남인 자신들이 돼버린 상황이다. 그러나 실제 왕건의 측근들은 호남 출신이 많았고, 주요 지지세력도 나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세력이었다. 결국 훈요십조는 왕건이 남긴 유훈이라기보다는, 후대에 영남 출신 신라계가 권력을 장악하면서 조작된 것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런데도 호남인들은 대선 때만 되면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호남 출신 대선주자들을 기피하고, 영남 출신 후보에 눈길을 돌리면서 스스로 훈요십조를 부활시키고 있다.
 
호남 민중 보수화로 '자기 중심' 잃어
 
이는 5.18 광주 정신의 핵심인 '차별에 대한 저항'을 제대로 계승·발전시키지 못하고 갈수록 보수화되면서 자기 중심을 상실한 호남인의 현주소와 맞닿아 있다.
 
김대중 이후 호남을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내지 못한 데는 비단 호남 출신 정치인들만의 탓은 아닌 것 같다. 과연 호남인들이 5.18 정신에 걸맞는 진보적 노선으로 치열하게 실천하고 있는 호남 정치인들에게 평소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지지·응원해주고 있는가. 오히려 그런 정치인을 호남이 가장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닐까.
 
당장 이번 총선에서 호남인들이 뽑아놓은 국회의원들의 면면부터 찬찬히 살펴보라. 과연 새누리당과 얼마나 차별성이 있는지. 그래놓고 대선 국면에서는 영남 후보에 기대 연명하려는 몰골을 광주 정신인양 합리화하는 '멘붕의 유체이탈(幽體離脫)'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료-중앙선관위,  제작: englant7 블로그 
 
 
* 본 기사는 englant7 블로그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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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5/11 [12:4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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