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총선키워드는 '신지역주의'와 '개혁'
각당 '개혁' 선점 치열, '신지역주의' 대두로 대책마련 부심
 
김광선   기사입력  2003/11/01 [14:59]

총선이 5개월 남짓 가까이 다가오면서 각당은 내년 총선을 대비해 '흠집내기 전략'을 내세우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뿐만아니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의 도덕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대선자금 문제에 관해 집중적인 공세의 입장을 취하고 있어 각당의 이해득실은 얽히고 설킨가운데 정치권은 복잡한 구도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월 30일 재보궐선거를 마친 각당은 충격과 환희, 불안과 안정 등으로 희비가 엇갈렸고, 특히 자민련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지난 재보궐선거 결과가 내년 총선에 큰 영향을 미칠수 있는 문제는 아닐 수 있지만, 한편으로 내년 총선의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어 정가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관련기사]김광선, 3김 영향력 퇴조 뚜렷,신지역주의 급부상, 대자보(2003,10,31)

신지역주의 급부상, 정치구도 재편될 수도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보았듯이 가장 특징은 신지역주의 급부상을 들 수 있다. 우선 한나라당은 영남에서만큼 '프리미엄'이 지속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으나 경남 통영에서 연거푸 두 번씩이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패했고, 대구에서 조차 한나라당의 영향력이 무너지고 말았다. 여기에 열린우리당이 기존 한나라당 지역구도틀과 민주당의 틀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영남의 한나라당', '호남의 민주당'이라는 도식이 사라지고 '신지역주의'가 급부상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은 '세대교체', '인물교체'의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아니라 당내에서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 의원들의 대거 이탈도 예상되고 있어 향후 총선가도가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내년총선에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민주당은 분당이후 사고지구당 수습을 위해 당의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민주당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지도부 재편을 앞두고 추미애 의원의 당대표 경선 출마는 당내 내분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어 민주당은 앞뒤로 난관에 봉착해 있다고 볼 수 있다. 뿐만아니라 10월 30일 재보궐 선거에서 그동안 민주당의 '난공불락의 요새'로 여겨졌던 광주지역 패배는 고질적인 지역구도의 탈피를 불러올 수도 있어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신지역주의의 급부상은 자민련이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충청권 공략에 성공한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신4당체제로 들어서면서 기존의 지역구도가 깨지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부산 경남 지역 뿐만아니라 광주 전남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대구 경남 지역을 근거로 수도권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민주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수도권을 공략하고 있어 기존의 지역구도에서 보다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각당 개혁 선점 마련에 부심

내년 총선의 화두는 '개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대선자금 파문'으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몸살을 앓고 있는 데다, 민주당이 양당에 활시위를 당기면서 '정치자금'의 투명화가 자연스럽게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내년 총선의 가장 큰 구도는 '개혁대 반개혁'의 구조로 나뉘면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개혁' 화두를 두고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회창 전총재의 대국민사과모습   ©한나라당홈페이지
먼저 한나라당은 이번 '대선자금 파문'으로 인해 '개혁경쟁'의 대열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최병렬 대표와 이회창 전 총재까지 나서서 대선자금과 관련 '대국민 사과'를 했으나, 국민들은 쉽게 한나라당의 '부패 이미지'를 떨칠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대표와 이 전총재의 사과가 국민들이 원하는 수준이 아니였고, 돈의 정확한 출처도 모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내 소장파 의원들의 '탈당설'도 물밑에서 서서히 떠오르고 있고, '이회창 계열'과 '최병렬 계열'의 알력다툼이 예상되고 있어 향후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의 화두인 '정치개혁'에 부합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입장은 조금 어정쩡한 위치라고 볼 수 있다. 우선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결정이후 정치권의 대결구도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뚜렷한 대결구도가 성립된 이상 민주당이 취할 수 있는 정치적 입장이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적대적 대립관계', 열린우리당과는 '비적대적 대립관계'를 설정하면서 동시에 열린우리당과 '개혁경쟁'을 펼치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 민주당이 열린우리당에게 활시위를 겨누는 것을 두고 '공멸의 길'이라고 언급하고 있어 민주당으로서는 '생존전략'을 찾기가 그리 만만치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민주당은 이번 재보궐 선거로 기해 '2차 내부 파열음'이 흘러나오고 있어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는 추의원의 대표 경선출마가 곧 민주당의 이른바 '구주류' 의원들의 2선 퇴진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용규 의원이 1일 열린우리당 입당을 선언하면서 탈당파 의원들이 속속히 드러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향후 총선에서 민주당은 열린우리당과의 '개혁경쟁'에서 뒤쳐질 우려를 내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우선 민주당과의 개혁경쟁에서 한발자욱 앞서고 있다고 평가돼고 있다. 이는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열리우리당 내천 후보가 광주지역 기초의원에 당선됐고, 한나라당의 철옹성이라 불리는 대구에서도 당선됐기 때문이다. 또한 열린우리당은 그동안 민주당과 개혁당, 한나라당 탈당파의원의 통합연대와 당외각세력인 국민참여신당연대가 통합되면서 개혁세력의 영입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지난 대선자금의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면서 개혁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린 상태이다. 뿐만아니라 당대당 통합과 당외각세력의 결함으로 인해 당직자들의 역할분담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신4당체제로 접어들면서 각당은 개혁경쟁을 둘러싸고 내외적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내년 총선에서 승기를 먼저 꼽기위해 갖가지 전략을 내세우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또한 지난 대선자금 파문과 재신임 국민투표, 이라크 추가 파병 문제를 둘러싸고 각당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과연 내년 총선에서 화두가 될 '개혁' 이슈를 어느 당이 선점할지, 또한 노무현 대통령은 총선전에 열린우리당으로 입당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각당은 본격적으로 총선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치부 기자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3/11/01 [14:59]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