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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오보' 후폭풍…"법적대응·폐간운동 돌입"
[종합] 신동아 '속았나 속였나', 고의적 조작가능성 제기…언론단체 맹공
 
이석주   기사입력  2009/02/17 [09:31]
[2보 : 17일 오후 7시] 신동아 '속았나, 속였나'…언론단체 폐간운동 돌입
 
<신동아>의 오보를 인정한 동아일보사의 공식 사과로 '미네르바'를 둘러싼 진위논란은 17일 일단락 됐으나, 지면을 통해 고개를 숙인 <동아>는 '속았나, 속였냐'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기사검증 과정에 소홀했다"는 비난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비록 <동아>가 이날 자체 진상조사위원회 까지 꾸려 철저한 조사를 주장하고 나섰지만, <신동아>를 통해 보도된 '가짜 K씨'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고의적 조작의혹'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네르바' 박대성 씨의 변호인 측은 향후 법적 대응 방침을 천명하는 한편, 언론단체도 '미네르바 오보' 파문을 강도높게 규탄하며 '신동아 폐간운동'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동아> 기사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다.
 
"신동아에게 언론이라는 성역의 공간 내어 줄 이유 없어"
 
언론개혁시민연대(대표 김영호)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허위와 거짓으로 점철된 신동아는 대국민 사죄를 한 뒤 이제 그 간판을 내려야 한다"며 "자신들이 밝힌 '가짜 미네르바'처럼 신동아는 이제 진짜 언론이 아니라 가짜언론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 언론연대는 17일 '미네르바 오보'와 관련, 신동아 폐간운동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촛불집회 과정에서, 동아일보의 '왜곡보도'를 성토하며 시민들이 붙여놓은 비판 스티커)     © 대자보

언론연대는 "신동아는 언론의 기본을 망각했을 뿐 아니라, 저널리즘의 기본명제인 사실 확인조차 하지 못한 채 수 개월 동안 '미네르바 효과'로 단단히 특수를 챙겼다"며 "(신동아에게) 더 이상 언론이라는 성역의 공간을 내어 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신동아 보도로 인해 우리사회는 마치 인터넷에 글을 쓰는 것이 대단히 큰 중죄인 양 움츠러들었고, '미네르바 진위논란'의 소모적 프레임에 갇혀 인터넷 통제와 감시를 비판하는 사회적 논의는 그 설자리를 잃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언론연대는 신동아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미네르바 진위논란'을 확산시켰다고 강조, "자신들이 원하는 권력에 충성하고, 돈벌이를 위해 언론을 도구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신동아를 폐간함으로써 국민적 분노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론연대는 "권력에 빌붙지 않고, 돈벌이에 저널리즘을 팔아먹지 않는 건강한 언론이 우리사회에 자리 잡기 위해 시민사회, 누리꾼들과 함께 신동아 폐간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미네르바' 박 씨 "그동안 너무 분했어, 재판에 최선 다할 것"
 
한편 검찰에 기소된 '미네르바' 박 씨의 변호인 박찬종 변호사 역시 이날 오후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인 박 씨를 접견한 후 "신동아가 오보를 내게 된 진상을 밝히고 박씨에게 공개적으로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박 씨의 변호인 측은 이날 저녁 발간될 예정인 신동아 3월호의 '사과 내용' 등을 지켜본 뒤, 향후 법적 대응과 같은 실질적 행동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변호사는 "신동아의 오보로 독자와 국민들이 혼란을 겪었다. 구속된 박 씨는 사기꾼 취급을 당해야 했다"며 "우리가 만족할 만한 반응이 없을 경우, 언론 중재위원회에 제소하거나 형사고소,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 변호사에 따르면, 박 씨는 이날 오전 구치소에서 신동아 오보 관련 기사내용을 접한 뒤 "그동안 사기꾼인 것처럼 낙인이 찍혀서 황당하고 분하게 생각했는데 이제 재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검찰 "처음부터 '미네르바 박 씨' 확신했다"
 
월간지 '신동아'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인터뷰를 했던 K 씨는 결국 가짜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검찰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네르바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 관계자는 17일 "구속된 박 씨의 집 IP(아이피)와 미네르바의 글 256개의 IP가 일치하는 등 우리는 처음부터 과학적인 증거를 갖고 수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박 씨는 검거 전에도 도서관에서 많은 경제 관련 서적을 대출해 공부를 했고, 검거 뒤에도 검찰에서 한국경제에 관한 글을 능숙하게 작성했다"며 "박 씨가 미네르바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동아일보는 이날 "K 씨가 후속 취재 과정에서 자신은 미네르바가 아니라고 당초의 발언을 번복했으며, 신동아가 번복 배경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K 씨가 미네르바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동아의 오보에 대해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 신뢰받는 언론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에 대해 박 씨 측 박찬종 변호사는 "사과문에는 박 씨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며 "박 씨를 사기꾼, 정신병자 취급을 받게 한 신동아가 박 씨에 대해 사과를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이와 함께 "신동아가 K 씨에게 속았다면 신동아 스스로 K 씨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 CBS노컷뉴스 조근호 기자

 
[1보 : 17일 오전 9시31분] 동아 "미네르바 K씨는 가짜"…조작의혹 확산
"신동아 기사는 거짓" 사과문 게재, 신뢰도 치명타…논란여전, 누리꾼 성토
 
시사월간지 <신동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진짜 미네르바'라고 주장했던 K씨가 결국 가짜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17일 <신동아>의 모기업인 동아일보사의 '공식 사과'를 통해 세상에 밝혀졌다.
 
이로써 '미네르바'를 둘러싼 진위논란은 사실상 마무리짓게 됐지만, 신동아가 K씨의 '정체'를 알고도 보도를 강행했는지, 기사가 '거짓'으로 드러나자 뒤늦게 파문진화에 나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남아, 향후 이에 따른 비난여론이 증폭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검찰에 구속기소된 박대성 씨의 주장에도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신동아>와 <동아일보>는 신문의 신뢰도와 공신력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 진상조사 착수? "K씨가 '자신은 미네르바가 아니'라며 발언 번복"
 
<동아일보>는 17일 자 1면 2단 박스기사와 자사홈페이지 '동아닷컴'에 사과문을 게재, "신동아 '미네르바' 오보를 사과드린다"며 "오보의 경위를 규명하기 위해 사내에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최맹호 상무이사)를 구성해 16일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 <동아일보>는 17일 사과문을 게재, "신동아를 통해 보도된 K씨는 미네르바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 동아닷컴

<동아>는 "월간지 신동아는 2008년 12월호에 자체 취재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기고문을 실었다"며 "2009년 2월호에는 '미네르바는 금융계 7인 그룹'이라는 내용으로 자칭 미네르바 K 씨의 인터뷰 기사도 게재했다"고 그간의 보도내용을 설명했다.
 
이어 "K 씨는 후속 취재에서 자신은 미네르바가 아니라며 당초의 발언을 번복했다. 신동아는 발언 내용과 번복 배경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K 씨가 미네르바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17일 오후 늦게 발매되는 3월호에 사과문을 게재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동아>는 향후 진상조사위 활동을 강조, "조사과정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진상조사위에 외부 법조인과 언론학자도 참여시켜 조사 내용을 철저하게 검증받을 계획"이라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독자 여러분께 그 결과를 알려 드리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동아일보사는 신동아의 오보에 대해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이번 일을 뼈아픈 자성의 계기로 삼아 신뢰받는 언론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 '미네르바' 진위논란은 어떻게 시작됐나
 
앞서 <신동아>는 '미네르바' 열풍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자신을 진짜 '미네르바'라고 밝힌 K씨와의 인터뷰와 기고문을 게재, 다음 아고라에 글을 쓰게 된 경위와 향후 한국 경제의 전망 등을 예측해 파장을 몰고왔다.
 
이후 검찰에 의해 구속기소된 박대성 씨가 '자신이 진짜 미네르바'라고 밝히자, <신동아>는 공식적 입장을 자제한 채 2월호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동아>는 그러나 2월호에서 "미네르바는 검찰에 구속된 박대성 씨가 아닌, 금융계에서 활동 중인 7명으로 이뤄진 '팀'이며,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박 씨는 '진짜 미네르바'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박 씨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던 것.
 
이과정에서 <신동아>는 <동아일보> 자체의 검증과 철저한 확인작업 등을 거쳤다며 자신들이 주장한 K씨가 진짜 미네르바가 맞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동아>가 밝힌 'K씨'의 실체에 온갖 궁금증이 유발됐고, 급기야 박 씨의 변호인단은 "신동아가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박 씨를 가짜 미네르바로 몰아가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지난 30일 신동아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결국 <신동아>와 <동아일보>는 공식적인 사과문 까지 게재하며 향후 진상조사 활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신문의 공신력과 신뢰도에 씻을 수 없는 타격을 입게됐다. 
 
▲ '미네르바' 박대성 씨는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신동아와 인터뷰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CBS노컷뉴스

■ 누리꾼들, 조작의혹 제기 "실체 드러나자, 뒤늦게 사과한 것"
 
한편 <동아일보>의 공식 사과에도 불구, 누리꾼들은 <신동아>와 <동아>를 강도높게 비판하며 나아가 '폐간'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일부는 이들이 K씨가 '가짜'임을 알고도 거짓말을 했다며 성토의 목소리를 높였다.
 
'suhny'는 "아주 기초적인 공부만 했어도 가짜임을 알았을 것이다. 초등학생도 속지 않을 내용인데 의심스럽다"며 "일부러 가짜 미네르바 기사를 올렸다 진짜가 잡히면서 속은 척 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ysrhee59'는 "오보에 대해 사과한다고? 이건 오보가 아니라 조작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결코 사과로 그칠 일이 아니다. 폐간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수구척살'은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난, "미네르바를 구속해 세계적 웃음거리가 됐던 검찰 '마약조직범죄수사단', 왜 신동아는 허위사실유포로 수사를 하지 않느냐"고 밝혔다.
 
'jtyunn' 역시 "막장으로 가는 언론의 표본이다. 시류에 편승한 의도적인 오보"라며 "사실이 아님을 알면서도 시치미를 떼고 버티기로 일관했다. 타 언론에 의해 실체가 드러나자 뒤늦게 사과한 것이자, 파문을 축소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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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2/17 [09:3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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