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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미네르바'에 낚인 <조선>, 사실확인도 안해
조선, 파이낸셜뉴스 페러디 기사 그대로 받아적은 뒤 삭제…두번째 '낚여'
 
이석주   기사입력  2008/12/02 [19:34]
국내 한 경제신문의 논설위원이 2일 오후 자사 칼럼을 통해 자신 스스로를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라고 밝혔으나, 이같은 '고해성사'는 사실이 아닌 패러디성 '고백'인 것으로 드러나 개운찮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곽인찬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이 이날 오후 인터넷판에 올린 '미네르바 자술서'란 제목의 칼럼이 발단이 된 것인데, 지난 20일 <한국일보> 서화숙 편집위원의 '미네르바 기용설' 패러디 기사에 이어 미네르바와 관련한 두번째 소동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이과정에서 <조선일보>는 자사 홈페이지인 '조선닷컴'에 곽 논설위원의 글을 '팩트' 확인도 없이 그대로 '재생산' 했다가, 패러디 칼럼으로 밝혀지자 애초의 기사를 급히 삭제한 뒤 '패러디'임을 지적하는 내용의 기사로 대치시키기도 했다.
 
칼럼 곳곳에 '패러디' 암시…2일 오후 '미네르바' 관련 소동, 결국 '해프닝'으로
 
곽 논설위원은 이날 오후 '미네르바 자술서'란 제목으로 "자수한다. 내가 바로 그 미네르바"라며 "더 이상 정부와 언론은 날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 이날 오후 최종 수정된 파이낸셜 뉴스 곽인찬 논설위원의 칼럼     © 대자보

그는 "듣자하니 내가 요즘 떴단다. '인터넷 경제 대통령'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니 황공무지로소이다"라며 "아마 사람들은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환율 급등, 주가·부동산 급락을 내다본 내 신통력에 놀란 모양"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정체'를 놓고 세간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는 '미네르바'와 정부의 경제정책 등을 연결시켜 '강만수 경제팀'의 위기대처 능력을 꼬집는 패러디 칼럼이었던 것.
 
그도 그럴 것이, 곽 논설위원은 칼럼 곳곳에 '패러디'글 임을 암시, "나는 부엉이 한 마리를 애지중지 키운다. 어두운 밤 내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릴 때 그 부엉이는 늘 내 어깨 위에 앉아 있다"고 말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파이낸셜뉴스>는 오후 6시 이후 '추신'을 달고, "존경하는 독자 여러분, 설마 패러디한 이 글을 읽고 곽인찬 논설위원을 미네르바로 오해하는 불상사는 없으시겠지요"라고 파문을 진정시켰다.
 
<조선> '미네르바'에게 두번째 낚여…애초기사, 홈페이지와 포털서 삭제
 
문제는 이과정에서 몇몇 언론사들이 사실확인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받아적는' 대담함을 보였다는 것.
 
실제로 파이낸셜 뉴스에 칼럼이 올라간 이후, 일부 언론사들이 확대재생산 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상에는 진위여부에 대한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기도 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조선닷컴'을 통해 '미네르바는 파이낸셜 뉴스 곽인찬 논설위원'이란 제목의 기사를 올린 뒤, 파이낸셜 뉴스 측이 '패러디'임을 공식적으로 밝히자, '미네르바 진술서 알고보니 패러디칼럼'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대치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 조선일보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 당초 곽 논설위원의 칼럼을 그대로 받아적었다가, 두번째로 게재한 기사다.     © 대자보

때문에 <조선>은 애초의 기사를 자사 홈페이지에서 삭제시켰을 뿐 아니라, 이미 포털에 전송된 기사 마저 모두 '정리'해야만 했다. 지난 20일 서화숙 칼럼에 '낚인데' 이어 미네르바와 관련한 패러디 기사로 두번째 '낚시질'을 당한 것이다.
 
앞서 <조선>은 지난 20일 "靑 '미네르바, 처벌 아닌 경제관료로 기용' 주장 진위 여부 주목"이란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가, 서 편집위원의 글이 패러디로 밝혀지자 기존 기사를 삭제시키는 과정을 겪기도 했다.
 
<조선>은 이날도 "파이낸셜뉴스 곽인찬 논설위원이 2일 인터넷 논객으로 유명한 '미네르바'가 자신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내보냈으나, 이는 미네르바를 패러디한 칼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칼럼은 이날 오후 4시47분쯤 파이낸셜뉴스 온라인 판과 네이버 등 각종 포털에 게재됐다"며 "그러나, 언론이 재차 파이낸셜뉴스측에 확인한 결과 곽 위원 본인이 미네르바를 패러디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조선>은 "일부 인터넷 매체가 '곽 위원이 미네르바가 맞다'는 온라인뉴스까지 내보내면서 미네르바 실체가 밝혀졌다고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고 밝혔으나, 자신들의 '실수'에 대해선 한 마디의 언급도 하지 않았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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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12/02 [19:3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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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89 2008/12/02 [21:32] 수정 | 삭제
  • 이 신문은 왜곡과 과장과 진실비틀기의 세계적인 권위가 있는데 자기들 실수를 사과하는 법이 없죠. 앞으로 조선일보를 신문으로 여기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있을 걸요. 참 쓰레기 찌라시 임을 입증한 큰 사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