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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옹졸한 처신, 한나라당 또 망친다”
김홍신의원, 징계에 강력반발, 한나라당으로 출마안해
 
심재석   기사입력  2003/09/16 [10:51]

한나라당은 15일 당기위원회(위원장 이재환 의원)를 열고 김두관 행자부장관 해임건의안에 표결에 당론을 따르지 않은 김홍신 의원의 당원권을 8개월간 정지시키기로 결정했다.

▲김홍신 의원     ©인터넷이미지
이에 따라 김의원은 한나라당 당직을 맡는 것이 불가능해졌고, 당내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정지됐다. 또한 다음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을 수 없고, 의원총회 등 한나라당 의사결정과정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사실 이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김의원은 이라크 파병반대, 직장 및 지역 건강보험 조합 재정 통합 찬성, 김두관 행자부장관 해임건의 반대 등 당론과 반대되는 길을 계속 걸어왔고, 지난 4.24 보궐선거 당시 유시민 개혁당 후보의 후원회 찬조 연설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한나라당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혀있었다. 이 때문에 당 지도부로부터 “당을 떠나달라”라는 공개탈당요구를 받기도 했고 소위 한나라당내 개혁파로 불리는 쇄신연대에도 가입하지 못하는 등 당으로부터 철저하게 ‘왕따’당하고 있었다.

당원권 정지가 결정되자 김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www.hongshin.net)에 “헌법을 징계하고, 국민을 징계하려는가?”라는 글을 올리고 “양심과 소신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국회의원을 징계하는 것은, 헌법을 징계하는 것이고 국민을 징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홍신 의원이 자신의홈페이지에 올린글     ©김홍신의원홈페이지

그는 “김두관 장관 해임건의안은 명분이 빈약했고 시기도 걸맞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징계사유가 헐거웠고 국민공감대조차 형성되지 않은 무리수였음이 드러났다”며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금을 걷어내면 벌레가 꼬이고 썩기 마련”이라며 “거대정당의 지도부가 옹졸한 처신으로 우리당을 다시한번 망치게 하고 있다”고 당지도부를 공격했다.

이 같은 한나라당과 김의원의 불화로 지난 7월 이부영 의원 등과 함께 함께 탈당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 바 있으나 전국구의원이라는 한계 때문에 탈당은 실행하지 못했다. 비례대표의원은 스스로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의원직에 연연해 소신과 다른 정당에 몸담고 있다고 네티즌으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관련기사] 심재석, '의원자리 연연하지 않겠다' '탈당 왜 안하나', 대자보 (2003/07/08)

김홍신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정기국회가 끝나면 탈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차피 (김의원이) 내년 총선에 한나라당으로 출마할 생각이 없었다”며 당원권 정지에 연연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또한 민주당 신주류가 추진하는 “신당에 참여할 계획도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의원은 최근 <인간시장2>의 집필계획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져 정계를 은퇴하고 소설에 전념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낳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김의원 관계자는 “아예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것까지도 생각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밝혀 실제로 정계은퇴의 가능성도 있음을 드러냈다.

최근 김의원은 신당문제 등 일체의 정치적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통합연대 김부겸 의원은 지난 7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김홍신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하지 않는 이유로)정기국회까지 활동하고 싶다는 뜻을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김광선/심재석, 도로민주당과는 절대 같이 못간다, 대자보 (2003/08/02)

지금까지 의정활동 만큼은 누구보다 충실히 해온 김홍신 의원이 16대 마지막 정기국회 활동에 더욱 매진하는 것이 혹시 국회의원으로서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아래는 김홍신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의 전문이다.


[당원권정지8개월징계결정에대하여]
헌법을 징계하고, 국민을 징계하려는가?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헌법 제46조 2항) 또한 국회의원은 첫 등원 때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국회법 제24조)고 한다.
양심과 소신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국회의원을 징계하는 것은, 헌법을 징계하는 것이고 국민을 징계하는 것이다.

김두관 장관 해임건의안은 명분이 빈약했고 시기도 걸맞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징계사유가 헐거웠고 국민공감대조차 형성되지 않은 무리수였음이 드러났다. 이미 각종 여론조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소금을 걷어내면 벌레가 꼬이고 썩기 마련이다. 거대정당의 지도부가 옹졸한 처신으로 우리당을 다시한번 망치게 하고 있다. 지난 대선의 실패가 거대정당의 오만함에서 비롯됐음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이런 오만함과 옹졸함이 곧 개혁대상이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협심증에 국민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희생을 통해 한나라당이 다시 한 번 국민의 뜻을 깊이 생각하는 정당이 되기를 기원한다.

정부여당이 실정을 거듭하고 있는데도 한나라당은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
지금 정치권은 민생을 살피고 경제살리기에 전심전력하며 북핵문제와 노사갈등 해결 등 산적한 현안해결에 주력할 때이다. 더구나 태풍피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시기이다. 한나라당도 국가적 현안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2003년 9월 15일 김홍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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