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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민주주의의 불쏘시개로 승화할 것"
언론개혁시민연대, 10주년 기념행사 개최…언론·정치·시민단체 100여명 자리 빛내
 
취재부   기사입력  2008/09/25 [15:01]
▲ 언론개혁시민연대가 24일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언론연대 사무처 관계자들과 '공공미디어연구소' 활동가들이 10돌 소감을 말하며 향후 활동계획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     ©대자보
 
'언론발전의 대안 제시'를 기치로 지난 1998년 8월 출범한 언론개혁시민연대가 24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념식 및 출판기념회를 열고, 향후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에 맞선 강도높은 투쟁을 선언했다.
 
언론연대는 결의문을 통해 "지난 10년을 '민주주의의 발아기'라고 본다면, 2008년 이후는 '민주주의의 침잠기'라고 말할 수 있다"며 "현 정권은 법과 절차를 무시하는 '언론 쿠데타'를 자행하고 있다. 반민주 정권과의 끈질긴 싸움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정계 인사들과 언론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 전현직 언론인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대자보

나아가 "현 정권의 '언론 쿠데타'에 맞선 건강한 시민들의 저항이 패배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결코 순순히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같이 뜨거운 인내'로 남아 언론 공공성과 민주주의의 불쏘시개로 승화할 것 임을 스스로에게 약속한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언론연대는 정부를 향해 방송사유화 책동과 네티즌 탄압에 대한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아울러 조중동에 대해서도 "족벌신문의 약탈적 시장 파괴행위를 척결하라"며 정부와 보수신문들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 언론연대는 김주언 전 사무총장과 권영준 전 사무차장, 안상운 전 정보공개운동본부장 등 언론연대 초대 상근자들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대자보
 
▲  김주언 전 사무총장(좌)과 권영준 전 사무차장(우)은 언론연대 10년의 발자취에 대해 활동가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대자보

이날 행사에는 정세균 대표, 최문순, 이종걸 등 민주당 의원단과 김경호 한국기자협회장,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 장행훈 신문발전위 위원장 등 언론단체·기관 인사 100여명이 참석해 언론연대 10년의 발자취를 축하했다.
 
한편 언론개혁시민연대는 98년 8월 27일 48개 언론시민단체의 연대로 출범했으며, 왜곡된 언론을 바로잡는 동시, 한국언론의 발전을 위한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며 향후 실천적 시민행동을 통해 바람직한 언론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 이날 행사에 초청된 백기완 소장은 이명박 대통령을 강도높게 비판, "모든 정권의 전직 대통령들을 다 합쳐도 이명박 대통령의 독선과 오만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 대자보
 
▲ 한편 언론연대는 행사에 앞서 임시총회를 열고,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을 상임집행위원장으로 추인했다. 그는 특히 결의문 낭독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과 조중동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 대자보
 
<언론연대 창립 10주년에 즈음한 결의문> 
 
반민주 정권과의 끈질긴 싸움을 선언한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오늘, 우리는 축하와 기쁨의 인사를 잠시 물려두고자 한다. 이명박 정권은 입만 열면 지난 시기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 정권이 말하는 지난 10년은 ‘언론연대의 10년’이기도 하다. 언론의 자유와 공공성, 사회적 책임성을 확립하기 위해 싸웠던 시간이다. 그 세월이 역사의 시궁창에 처박힐 위기에 놓였다. 이제 우리에게는 사회적 안정과 생존을 위한 싸움이 남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상황이 엄혹하다.
 
지금의 위기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우리는 쓰라린 교훈을 새삼 깨닫는다. 역사에 비약은 없다는 교훈이다. ‘압축적 경제성장’의 폐해는 그 긍정성에 못지않게 지독히도 값비싸다는 사실을 우리는 절감해 왔다. 불행하게도, ‘압축적 민주화’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이 얼마나 취약한 것이었음을 현 정권 아래에서 생생하게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시대 구분을 다시 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 10년은 ‘민주주의의 발아기’라고, ‘선진화’ 깃발이 전국에 나부끼는 2008년 이후는 ‘민주주의의 침잠기’라고 말이다.
 
현 정권은 법과 절차를 무시하는 ‘언론 쿠데타’를 자행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저항은 경찰과 검찰, 국가정보원을 동원한 위협과 협박, 탄압으로 잠재우고 있다. 압도적 다수의 국회 의석수를 이용해 법과 제도를 개악해 인터넷을 통한 말길을 봉쇄하는 한편, 공영방송의 관영화를 획책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까지도 덩달아 지면에서 실종시키는 수구족벌신문들이 재벌과 손잡고 방송까지 장악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 반대하는 시민들을 향해서는 본보기로 가혹한 보복을 가한다. 시민에 대한 식칼테러가 자행되고 진보정당 사무실이 극우세력에게 습격당해도 수사와 실체는 오리무중이다.
 
수많은 민주시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하지만 두려움에 떨면서도 이명박 정권에게는 털끝만큼의 지적, 도덕적 지도력도 없음을 알고 있을 만큼 충분히 현명하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밥 먹듯이 거짓말하는 정권’이라고 놀림을 받는 게 현실이다. 언론 장악에 혈안이 돼 있는 모습 자체가 현 정권의 취약함에 대한 방증이다. 돈과 무력, 그리고 여론의 통제를 통해 유지되는 정권은 그 수명이 결코 길지 않다는 게 역사의 가르침이다. 그래서 우리는 낙관한다. 이 정권의 수명은 자신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짧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동시에 우리는 비관한다. 현 정권의 ‘언론 쿠데타’에 맞선 건강한 시민들의 저항이 패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딱 그만큼만 역사는 후퇴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결코 순순히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우리는 ‘불같이 뜨거운 인내’로 남아 언론 공공성과 민주주의의 불쏘시개로 승화할 것임을 스스로에게 약속한다. 그렇다. 민주화는 한 판의 승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 이명박 정권은 방송 사유화 책동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이명박 정권은 네티즌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이명박 정권은 족벌신문의 약탈적 시장 파괴행위를 척결하라.
 
2008년 9월24일
언론개혁시민연대 참여단체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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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9/25 [15:0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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