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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보고싶어 하는 영화 만들어야 한다”
[사람] 시네마디지털서울 2007 심사위원, 한국영화에 각별한 토니 레인즈
 
임순혜   기사입력  2007/07/23 [14:16]
올해 처음 열리는 디지털영화제인 ‘시네마디지털서울2007’의 경쟁부문 ‘비평가상’ 심사위원인 영국 출신의 토니 레인즈는 영화평론가이자 감독이며, 동아시아 영화 전문 비평가로, 한국과 아시아 영화를 해외에 소개해 왔다. 현재 런던국제영화제와 벤쿠버영화제 아시아영화 프로그래머를 맡고 있으며, 일본 이미지 포럼 한국독립영화제 프로그래머다.
 
한국영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 준 토니 레인즈를 7월22일 일요일 저녁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다. 
 
▲ 7월22일 오후, 토니 레인즈와 인터뷰     © 대자보 임순혜
 
Q - 부산국제영화제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여러번 뵙고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시네마디지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오셨기에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여쭙고자 한다. 벤쿠버 영화제 아시아영화부문 프로그래머로 아시아와 한국의 영화를 해외에 많이 소개해왔는데, 아시아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이유는?

- 70년대 영국에서 상영되는 많은 영화들을 접했다. 그중 일본의 구로자와 아끼라 감독의 작품과 인도의 클래식한 작품들을 많이 접했고, 좋아해 아시아 영화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Q - 평론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현재 기고하는 매체는?

- 주로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하고 있고, BBC와 라디오에도 출연하고 있다. 영국영화연구소(BFI)에서 발간하는 영화전문 월간지 <사이트 앤 사운드>와 <인디펜던트>, <가디언>에 기고하고 있고, 뉴욕의 <필름 코멘트>와 캐나다의 <시네마스코프>에 기고하고 있다. 한국에서 <씨네21>과 <필름2.0>에 기고하고 있다.
 
Q - 감독으로도 영화작업을 하고 계시는데?

- 기회 되면 영화를 찍기도 한다. 1988년 <신중국전영>을 만들었고, 최근 영화로는 2000년에 <장선우 변주곡>을 연출했다. <장선우 변주곡>을 30분짜리 DVD로 올해 만들었다.
 
Q - 로텔담영화제, 칸영화제, 베를린영화제등 올해 큰 국제영화제가 끝났다. 올해의 큰 국제영화제의 흐름이나 경향은?

- 큰 영화제에서 많은 영화를 상영하였다. 일반적으로 올 영화의 결론을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영화제에서는 세계 영화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고, 뚜렷한 영화의 흐름이나 경향을 정의 할 수는 없다. 
 
▲개막식에서 심사위원을 대표해 심사에 대해 말하는 토니 레인즈     © 대자보 임순혜

Q - 한미FTA 전제 조건으로 스크린쿼터가 반으로 축소되었다. 스크린쿼터 축소로 인해 한국영화가 어떻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 2006년에는 <왕의 남자> <괴물> 등 히트작이 있었다. 스크린쿼터 축소로 한국 영화계에 혼란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나, 개인적으로는 쿼터 시스템에 동의 안한다. 스크린쿼터축소 반대 모임에 참석하여 이야기한 적도 있으나, 헐리우드 영화가 경제적으로 상업적 힘을 가지고 있어 지배하는 것 동의 안한다.
 
<뉴 해리포터>를 모든 사람이 보아야 하는 것에 동감하지 않는다. 쿼터제가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국도 쿼터 시스템 있었으나 변변치 않은 영화로 극장을 채우게 하였다는 비판도 있었다.
 
Q - 그러나, 스크린쿼터 축소 이후 일주일에 개봉되는 영화 11-12편중 한국영화가 1-2편을 차지하고 있을 뿐인데?


- 직접 영향은 안 미친다고 생각한다. 극장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원하는 영화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김지운 감독의 새 영화 <좋은 놈, 나쁜놈, 이상한 놈>을 만드는데, 한국 사람들이 영화를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크린쿼터 때문이 아니라 관객이 원하지 않는 영화를 만들면 극장이 빌 것이다.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은 10년-15년 동안 감독들이 좋은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작년에는 좋은 영화가 없었으나 올해는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지운 감독에게 기대한다.
 
Q - 김지운 감독에게 특별하신 것 같은데?


- 똑똑하고 창의성 있다. 봉준호 감독과 장준환 감독도 창의성 있으나 아직 만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Q - 한국영화를 해외에 많이 소개하셨는데?

-영화들이 흥미로워 세상에 알리고 싶어서다. 널리 알렸다고 세우고 싶지는 않다. 1980년대 말 벤쿠버영화제 프로그래머 할 때 처음 한국영화를 포함시켰다. 지금은 한국영화에 대해 세계가 관심 많으나 그때는 관심 없었다. 88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새로운 감독을 찾아 장선우, 박광수 같은 영화인을 만났다. 장선우의 <성공시대>를 극장에서 처음 보았다.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에 한국영화를 소개하였는데, 90년대 중반 가서야 다른 세상에서도 한국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장선우, 박광수, 봉준호, 장준환, 허진호 같은 감독들이 벤쿠버를 통해 알려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편을 소개하였고, 장편도 소개하였다.

▲'시네마디지털서울2007' 개막식에서 심사위원을 소개하는 장면     © 대자보 임순혜
 
Q - 로텔담영화제에서 국제평론가협회상을 받은 황철민 감독의 <프락치>도 소개하셨는데?

- 황철민 감독의 <프락치>를 벤쿠버영화제에서 처음 소개하였다. 황철민 감독을 많이 좋아 한다. 10여년 동안 독립영화를 고집해온 감독으로 특별하다. 독일에서 공부를 하였는데, 장선우, 박광수 감독처럼 반정부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젊다. 바른 태도를 가지고 있으며 영화 만드는데 열정을 가지고 있다. 다른 독립영화 감독처럼 제작과 배급에 힘들어하고 있으나 기회를 찾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영화쿼터제는 찬성한다. 제시를 잘 한 것 같다. 대형극장들은 독립영화에 관심 없어 힘들어한다. 독립전용관에서 독립영화 볼 수 있도록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노력하고 있어 잘하는 것 같다.
 
Q - 이미지포럼개최 한국독립영화제가 동경에서 8월말에 열리는데, 상영되는 작품은?

- 장편으로 황철민 감독의 <우리 쫑내자!>와 김삼력 감독의 <아스라이>, 김명준 감독의 다큐멘터리<우리학교>가 상영되고, 단편 5편이 상영된다.
 
Q - 마지막으로, 이번 시네마디지털영화제 ‘비평가상’ 부문 심사를 맡았는데, 심사기준은?

- 심사기준을 언급한 적은 없고, 공식적 결정도 없다. 본능적으로 결정 할 예정이다. 공식적 기준보다 주로 본능에 따라 좋은 영화를 선정한다. 영화제측도 심사 기준이 없다고 알아서 하라고 했다. 주말에 심사테이블을 갖고 토론을 통해 선정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새롭고 디지털의 특징적인 면을 살린 영화, 디지털포맷을 잘 이용한 영화, 강한 반응을 주는 영화, 재미있어 웃음 짓게 만드는 영화, 감정 이입을 시키는 작품을 찾는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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