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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도 '사무총장', 안티조선 고무적
안희정은 '순수한 사람', 김민석은 기회 이전에 노력해야
 
김광선/심재석   기사입력  2003/07/25 [10:20]

[새천년민주당 서대문갑 우상호 지구당 위원장 인터뷰]

▲우상호 지구당 위원장     ©대자보
87년 6월 항쟁을 성공적으로 이끈 세대가 정계에 입문하면서 갖가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선 노무현 대통령 당선을 비롯해 386세대의 일부가 청와대로 들어가게 됐고, 정치권에서 핵심인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시대가 그만큼 바뀌고 있음을 시사해 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최근 안희정씨의 '사무총장' 발언과 '386세대의 음모론' 등은 이들이 더 이상 정치의 외곽에  머물고 있지 않음을 반증해 준다.

'6월항쟁세대'로 불리우는 이른바 '386세대'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 세계관과 그들이 바라보는 신당과 정치개혁에 대해 들어보고자 6월항쟁을 이끈 새천년민주당 서대문갑 우상호 위원장을 만나 보았다.

과연 그가 바라보는 정치와 격정의 시대를 살았던 6월항쟁세대가 꿈꾸는 정치에 대해서 살펴보자. '386세대'라는 용어가 적절하지는 않지만 본문에서는 편의상 '386세대'라 통칭한다. -편집자 주



▼ 최근 이른바 386세대들이 정치권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386세대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던 우 위원장은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최근 '386'세대라고 말하고 있는데, 사실은 '민주화운동세대' 또는 '6월항쟁세대'라고 언급하는 것이 더 정확한 것이 아닌가 싶다.
어찌됐건 최근 신당창당과 맞춰 내년 총선을 준비하면서 동시대 사람들을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6월항쟁'의 흐름을 이어가게 하기 위해 토대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상호 지구당 위원장     ©대자보
▼시인이 꿈이었는데 정치를 시작한 동기는 무엇인가?

대학을 국문과로 들어갔고, 초등학교 때부터 글쓰는 것을 좋아하고 상도 많이 받았다. 본래 대학을 졸업하면 전업 시인으로 활동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았던 시대적 상황이 학생운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또 그러한 상황에 접하다보니 자연히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정치를 시작하게 된 것은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다.

'386세대' 그들은 누구인가, 나의 꿈도 사무총장

▼재야 생활을 하던 때와 현실정치에 뛰어든 후의 차이점이 있다면?

청와대의 '386실세', 또는 '386 참모' 라는 말이 거론되면서, 잊혀져 갔던 세대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현재는 우리세대가 기성세대에 의해 비판을 받고 있지만, 현재 386의 행보는 어제오늘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학생활 뜨거웠던 여름을 보내고 졸업 후 나름대로 15년전부터  끊임없이 토론하고, 고민한 것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우리세대는 대학에서 총학생회장과 전대협의장을 하면서 한때 스타이기도 했지만, 차츰 개인의 영역이 아닌 국가적 도움이 되는 곳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고민을 했다. 그래서 15년 동안 재야 및 시민단체에서 몸담아 일을 했다. 그런 와중에  앞으로 한국사회의 정치의 화두는 '개혁'일 것이고, 우리세대는 개혁이라는 화두를 쫒아 능동적이고, 조직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386세대는 현정부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너무 미숙하고 변질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느 집단에 사람이 많아지면, 그 중에 순수하지 못한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이다. 그 집단이  어떤 행동을 했고, 어떤 헌신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386세대가 미숙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들은 이제 겨우 출발선상에 서 있기 때문에 미숙할 수밖에 없다.

선배 정치인들과 국민들은 지금까지 하나의 사안을 일사천리로 해결하고 그 과정에 익숙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우리 세대를 미숙하다고 말하는 것이 당연할 수밖에 없다.

반면 그들은 386세대들에게 과도한 기대를 하는 면도 있다. 386세대는 과거에 학생운동의 지도부에  있었고, 뭔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결국 한쪽으로는 비판을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기대를 하고 있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숙한 것은 보완해 가면 된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알고, 하나씩 바꿔 나가는 의지가 있느냐이다.
386세대는 변화의 기점에서 끊임없이 자신들을 개혁했고, 앞으로도 미숙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 김민석 의원의 탈당을 보며 "노을진 빈들에 나 홀로 선 심정"이라고 하고, "동지의 이름에서 그를 지우겠다"고 밝혔다. 최근 김민석 의원과는 연락을 하고 있는가?

연락은 하고 있다. 지금도 김민석 전의원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김 전의원은 우리세대에서 쉽게 나오기 어려운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서울시장 낙선이후에 국민통합 21로 간 것은 우리세대가 가지고 있었던 진정성 부분과 동떨어진 행보였기 때문에 공적인 관계에서 그와 결별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언젠가는 김 전의원에게 정치적 기회를 줄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기회 이전에 그의 노력이 전제돼야 할 것으로 본다.

▼안희정씨는 '사무총장' 발언으로 최근 언론에 뭇매를 맞고 있다. 개인적으로 안희정씨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주 순수하고 사심 없는 사람이다. 또 그의 정치적 식견과 능력은 탁월하다. 그러나 안희정 이라는 사람은 탁월한 능력을 소유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지난날 아무 지지기반이 없는 노무현을 선택해 그의 참모역할을 했다. 어찌됐건 그 당시 그의 순수성이야말로 높이 평가하고 싶다. 다만 그가 오랫동안 참모로서 일하면서, 자신의 행보에 대해 준비하지 못했던 것은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이번 안희정씨가 '신당 사무총장' 이야기로 언론에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은, 예전에 김민석 전 의원이 "유엔 사무총장이 되고 싶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안씨의 '사무총장' 발언은 그가 정치적 기득권에서 뭔가를 하겠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당에서 살림을 챙기고 그런 과정에서 보람을 찾고 싶어하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작금의 정치적 상황에서 그를 비틀어지게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직접 안희정씨와 전화해서 "나중에 사무총장은 내가 하려고 했는데, 왜 네가 하려고 하느냐"라고 물었더니 그는 웃으면서 "그러면, 나중에 경쟁합시다"하고 웃어넘겼다.

최근에 386세대가 나이에 비해 과도하게 관심을 받으면서 생기는 일종의 견제현상 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우상호 지구당 위원장     ©대자보
▼안희정씨의 꿈이 '집권당 사무총장'이라고 한다면, 우상호 위원장의 꿈은 무엇인가?

나도 집권당 사무총장이다. 그러나 386세대에가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되는가 보다 어떤 정치인이 되느냐'라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초재선 의원들이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초재선 의원들은 특정분야에서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특화 돼야 한다고 본다. 결국 직업정치인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교적인 정치인 보다 더욱 공부하고, 고민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동아일보 실명보도 사건이 '386 음모론'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점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치권에서 386은 어떤 음모를 꾸며서 확대 시킬수 있는 역량이 되지 못한다. 또 그럴정도로 교활하지도 않는다. 언론에서 '386 음모론' 자체는 신당을 추진하는 세력, 청와대를 이간질 시키기 위한 역음모가 아닌가 생각한다.

'상향식 공천제도' 절대 물러날 수 없다.

▼최근 민주당의 신당추진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서 결국 노무현 대통령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형국이라고 볼 수 있다. 우위원장은 민주당의 신당추진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신당논의가 나올 때 '개혁신당' 이라는 것과 '통합신당'이라는 대립구도를 만드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개혁과 통합은 결코 대립된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개혁도 통합이 없으면 실패하게 마련이다.

개혁과 통합은 칼의 양면과도 같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양분되게 비춰지게 만든 것 자체가 우선 민주당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민주당의 신당은 반드시 민주당을 모체로 하고 당의 외각에서 자율적으로 꾸려진 신당세력과 결합해 신당을 만드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통합신당과 신당연대, '통합연대'가 결합해야 한다는 소리인가?

나는 합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만드는 신당에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입지에서 결합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영남 패권주의라고 말하고 있다 이 점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넌센스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호남을 버린다는 것은 상당수 의석을 버린다는 말인데, 어떤 현실정치인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결국 '영남패권주의'가 나온 것은 호남에 지역구를 기반으로 둔 의원들의 일부가 자신의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찬조 선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과거 대자보가 주최한 대담에서 '인적청산'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 민주당에도 인적창산이 필요하도고 보는가? 필요하다면 어떤 방법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 인적청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단지 1인 보스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 만드는 신당은 중앙당에 과도하게 집중됐던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함이다. 그런데 신당이 아무리 정당하다고 해도 특정인과 특정세력이 반대파를 제거하려 한다면 과거의 안좋은 정치적 인습을 답습하는 것 밖에 될 수 없다.

다만 상향식 공천제도로 당원과 국민들에게 검증을 받아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만약 구주류측에서 '상향식 공천제도' 조차 거부를 한다면 나는 단호하게 갈라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련기사]
장신기, 386과 297의 만남-새천년 민주당 우상호 부대변인 (대자보 2002.3.18)

노무현 대통령 신당에 영향력을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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