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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언론인 교류는 통일 지렛대, 큰 역할해야
[평양 방문기] 비행기, 철도 이어 언론인들의 교류 많아야 통일 빨라져
 
김철관   기사입력  2007/05/22 [15:33]
지난 5월 17일은 남북화해 조성에 있어 또 다른 역사적인 날로 기록됐다. 남북 탑승객을 태운 디젤기관차가 비슷한 시간에 경의선 남측 문산역과 통해선 북측 금강선역을 출발해 각각 북과 남으로 향한 일대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 분단 반세기 만의 일이다. 정확히 말해 경의선은 1951년 이후 56년만의 일이고 동해선은 50년이후 57년만의 일로 알려졌다.
 
최근 남북경협, 이산가족 상봉 등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지난해 북핵문제로 벌어진 남북 긴장 상태가 화해무드로 무르익어 가고 있다. 지난 6자 2.13합의에 힘입어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에 힘입어 6.15공동선언 남측언론본부 대표단의 일원으로서 지난 5월 5일부터 8일까지 평양을 다녀왔다. 방문기간 동안 6.15 남북공동선언 남측언론본부와 북측언론분과위원회가 언론교류 사업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첫 번째 공식회담에서 현안 해결이 다 이뤄졌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첫 술에 배 부르는 법이 없는 것.
 
굳이 이번 방문의 의미를 둔다면 6.15공동선언 남측언론본부 출범 이후 최초로 남측 대표단(9명)을 북측이 공식 초청했다는 점과 맑고 깨끗한 대동강 물을 손수 보았다는 점이다.
 
양각도호텔에서 북측과 두 차례 회담을 가졌다. 남측은 남북 기사교류, 공동취재, 언론인 상봉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남북 공동취재와 기사교류에 대해 시기상조임을 내비쳤다.
 
하지만 남북언론인 상봉은 빠른 시일 내 남측 언론인 100여명의 규모를 초청하겠다는 북측의 입장을 확인한 자리였다. 회담의 성과라면 바로 남북 언론인 상봉에 대한 북측의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는 점이다.
 
늦어도 올해 안에 언론인 상봉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국민 여론 환기와 여론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남북 언론인들. 이들의 상봉 교류모임은 통일을 위한 나름대로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임이 틀림없다.
 
어쨌든 평양 방문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다. 우선 앞서 얘기한 대표단 일원으로서 북측과 언론교류 사업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개진했다는 사실도 그렇고, 북측 언론사 고위인사를 만나 신문, 방송, 인터넷 등 북측 언론 전반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는 점도 그랬다.

▲지난 7일 저녁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6.15남측언론본부와 북측언론분과 대표자들이 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     ©기자협회보 제공
 
합의점을 찾으려는 회담과정에서 남측의 성급한 문제제기로 피치 못할 오해도 있었다. 하지만 서로 많은 대화의 시간 속에서 오해는 쉽게 풀렸다.
 
평양의 또 다른 의미는 투숙한 호텔 옆 대동강이었다. 여장을 푼 47층의 양각도호텔은 대동강변을 끼고 운치를 자랑했다. 일행들은 낮과 밤 두 차례에 걸쳐 대동강 변을 둘러봤다. 이 때 언뜻 떠오르는 기억은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던 봉이 김선달이었다.
 
낚시를 하는 강태공, 골프연습을 즐기는 사람 등이 요즘 대동강변의 풍경이다. 이 모습을 보면서 지금까지의 북측에 대한 고정관념들이 하나둘씩 깨져갔다.
 
우리 일행이 걸었던 양각도호텔 쪽 대동강변 건너편에 김책공대가 보였다. 김책공대 쪽을 향해 힘차게 골프를 치는 사람과 쪽배에 몸을 싣고 물에 뜬 골프공을 건지려고 다니는 해맑은 어린 소년들의 미소가 대동강변의 또다른 모습이다.
 
캄캄한 밤의 대동강 변은 고요하기 짝이 없다. 하늘을 쳐다보니 별빛이 장관을 이뤘다. 북극성과 북두칠성, 카시오페아 그리고 이름도 기억할 수 없고 헤아릴 수도 없는 수많은 청명한 별빛들. 어린 시절 시골 마당 멍석에 누워 별 헤던 기억들이 되살아나곤했다.
 
맑고 깨끗한 대동강을 보면서 오염된 서울 한강의 모습이 새삼 떠올랐다. 체제와 정치이념이 달라도 인간이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면 오염되지 않는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닐까. 바로 대동강을 보면서 민족통일과 자연 환경에 대한 깊은 인식을 하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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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5/22 [15:3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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