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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입, 청와대 입이 부동산정책 망쳤다
[김영호 칼럼] 말 다르고 하는 짓 다른 주택정책, 국민을 바보로 보나
 
김영호   기사입력  2006/11/18 [11:08]

집값이 미쳤다고들 말한다. 정말 단단히 미쳤나보다. 자고 나면 세상을 진동하는 '억', '억' 소리가 난다. 노무현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아파트 투기를 잡는다고 온갖 흰소리, 큰소리 다 쳐왔다. 느닷없는 몰아닥친 투기광풍에 그 숱한 말이 헛소리로 드러났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단다. 그 많은 입들이 앞다퉈 쏟아낸 말, 말, 말이 시장불신과 신뢰추락을 가져왔다. 누가 뭐라고 한들 믿지 않는다는 불신심리가 시장반란을 몰고 온 것이다.   

대통령의 잦은 말이 너무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다. 정책오류가 빚을 부작용-후유증을 생각하지 않으니 신뢰의 위기로 이어진다. 왜 청와대가 주택정책을 주도하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주택정책에 능통하지 않은 비전문가들이 말이다. 그들이 돌아다니며 세금벼락 맛 좀 보라는 식으로 말한다. 국민을 상대로 엄포도 극언도 서슴치 않는다. 보좌관, 비서관까지 끼어 떠벌린다.

재경부 장-차관들이 온갖 자리를 찾아다니며 부동산의 대가인 양 떠든다. 재경부는 조세-금융을 포함한 경제정책을 총괄한다. 힘을 믿는지 주택관련 조세-금융정책을 건설교통부와 협의조차 않는 모양이다.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가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와 재경부만 중구난방으로 떠드니 정책의 전문성에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정책책임자라면 국민을 상대로 정책의 효율성-타당성을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그런데 강남공격에나 몰두한다. 그곳에는 부자가 많을 테니 투기꾼도 많을 것이다. 세무조사를 통해 투기이득에 중과세하면 그만이다. 그곳에는 20, 30년 전에 아파트를 분양 받아 투기를 모르고 사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그들을 몰아서 '공공의 적'인 양 매도한다. 막상 알고 보니 청와대 근무 1급 이상 36명중에 47%가 강남 등 투기지역에 산단다.

지난해 이른바 8·31 부동산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부동산 세금을 잔뜩 올려 투기를 잡겠다는 내용이다. 이 대책을 주도한 김병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은 헌법보다 바꾸기 어려운 대책이라고 자랑했다. 경제상황이 경제정책을 결정한다. 불변의 정책이라면 어떻게 상황변화에 대처하겠는가? 더 이상 부동산 대책은 없다고까지 장담했다. 그가 부동산과 조세에 얼마나 전문적인 식견을 가졌는지 묻고 싶다. 

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역 매매가 10억원 이상 아파트는 10만 9166가구이다. 8·31 당시의 5만 845가구보다 2.1배나 늘었다. 이것은 8-31 대책의 실패를 의미한다. 그런데 그들은 지난 1월 성공을 자축하며 포상잔치를 벌렸다. 8개 부처 30명이 훈장, 포장, 표창을 받았다. 더러는 승진하거나 영전까지 했다. 가슴에 달린 훈장을 뽐낼 줄만 아는데 부끄럼을 아는지 모르겠다.  

판교 신도시는 강남투기의 맞불 작전으로 나왔다. 사실상 공영개발이나 중대형 분양가가 1,800만원이다. 인근 분당 시세의 90%선이다. 3년후 입주니 금융비용을 감안하면 쌀 게 없다. 아파트 값에 거품이 끼었다고 거품을 물더니 그 거품을 인정한 꼴이다. 신규분양이 이렇게 비싸니 관망세가 매수세로 돌변했다. 이대로 가면 그야말로 낭패보겠다는 광풍이 삽시간에 일어 전국을 강타한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다급했던지 기자실에 불쑥 나타났다. 그리곤 신도시를 두어 개 더 짓겠다고 내뱉었다. 개발예정지에 불을 지핀 꼴이다. 불을 끈다며 기름을 쏟았으니 투기광풍의 기세가 더 등등해졌다. 기자회견은 언론을 매개로 국민을 상대로 하는 설명회다. 재원조달, 토지수용, 수용인구, 유치시설, 기반시설 등등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개발예정지는 투기방지를 위한 장치를 마련한 다음 발표하는 게 기본이다. 그런데 회견격식도 갖추지 않고 즉흥적으로 말을 툭 던지니 누가 신뢰하겠는가? 여론에 밀려 그는 사임했다.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이 돌연 관영매체를 통해 지금 아파트를 사면 낭패를 본다고 당부 아닌 충고를 했다. 국민을 설득할 근거는 없고 정책실패에 대한 반성도 없다. 그냥 건설회사, 은행, 중개인, 언론을 싸잡아 비난했을 뿐이다.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그가 자리를 뜨는 모양이다. 투기가 극성을 부리는 사이 그는 강남에서 아파트 두 채를 사고 팔아 상당한 시세차익을 누렸다고 한다. 그 즈음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도 그곳에 아파트를 샀단다.

입마다 말 다르고 하는 짓 다르니 국민이 정책을 신뢰할 리 없다. 국민을 바보로 보지 말라.




언론광장 공동대표
<건달정치 개혁실패>, <경제민주화시대 대통령> 등의 저자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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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11/18 [11:0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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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용이 2006/11/25 [01:41] 수정 | 삭제
  • 노무현이 입을 뭔수로 막겠수??중머리에 삔을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