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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보수정당엔 존경할 의원 없어 다행”
바른지역언론연대 특별강연 “민노당 방북, 조중동 발목잡는 보도 지나쳐”
 
김철관   기사입력  2006/11/11 [15:53]
"북한체제를 제재를 통해 풀려고 해서는 안 된다. 북미 직접대화로 북핵문제를 해결해야하는 것이 순리이다."

이날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는 평양을 방문하고 북경을 거쳐 김포공항으로 입국, 곧바로 대전 강연장에 내려와 '북핵, 통일론 그리고 언론말하기'란 주제로 2시간여 강연을 했다. 그는 먼저 민주노동당 간첩단사건에 맹공을 퍼붓고 있는 조중동의 무차별 보도가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간첩단 사건이 터진 후 평양을 가는 길을 결코 편치 않았다. 보수세력과 조중동의 무차별공세 때문이었다. 신경 쓰지 않겠다고 몇 번 다짐했지만 신경 쓰게 만드는 것이 본질을 호도한 보수세력 맹주격인 조중동의 보도 때문이었다. 방북활동부터 김포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꼬투리 잡은 보도였다."

▲ 4일 저녁 대전 유성구 홍인호텔 회의실에서 열린 바른지역언론연대 하반기 연수에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가 특별강연을 했다.     © 대자보

그는 지난해 이어 이번 두 번째 평양을 방문했다. 남북 정당과 정당간의 합의차원에서 교류를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수언론이 우리나라 정당 역사상 처음 있는 남북 정당간의 교류에 대한 의미보다 본말이 전도된 만경대 방문 등을 놓고 발목을 잡은 보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평양을 방문하기 전 공식적으로 통일부를 통해 방문해선 안 될 곳을 들었다. 금수산궁전, 혁명열사릉, 애국열사릉 등을 방문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김일성 주석 생가인 만경대는 얘기하지 않았다. 지난해도 많은 분들이 다녀왔지만 큰 문제가 안됐다."

권 대표는 보수 세력들의 주장처럼 금융, 경제제재 등 백기를 통한 대안은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긴장국면을 없애고 갈등해소와 한반도 전쟁을 막아야 한다. 그렇기에 평화조성을 해야 한다. 보수 세력의 판단은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올 것이다. 북한 체제를 제대로 알면 스스로 핵 페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북측이 스스로 핵을 폐기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 비핵화이다. 미국은 제재보다 직접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화를 통해 포괄적 일괄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지금처럼 압박 봉쇄 압살 등으로 제재를 확대하면 북한체제 강화를 위해 추가실험, 미사일 발사 등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6자 회담 복귀를 선언했지만 미국 마음대로 문제가 쉬게 풀리지 않을 것이다. 보수 세력이 주장한 것처럼 북한이 경제제재 때문에 복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철관

부시 정권이 북미합의(9·19 공동성명)를 지키지 않는 점도 북미갈등의 요인이었다고도 지적했다. "부시 정권 초기에 핵문제 해결, 북미갈등 해소 등 북미 합의를 해 놓고 합의 사항 이행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합의는 엄청난 변화였고 평화구축 단계였다. 하지만 이틀 뒤 위폐문제를 들고 나왔고,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했다. 그 이후 북한 인권문제를 들고 나왔다. 물론 북한 인권문제가 있음을 인정한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하고 대화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미국의 책임론을 주장했다. 또 악인의 나라와도 대화를 한다는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회피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서도 미국 CIA의 공작이었음이 들어 났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쿠바, 북한, 이라크 등을 악의 제국이라고 말한다.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침략이 아니라고 말했다. 사실 미 의회에서도 영국에서도 CIA의 공작임이 확인됐다.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다. 북한이 선제공격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북한은 선제공격을 할 생각이 없다. 북한체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부시대통령의 전략이다."

북미갈등으로 전쟁일어나면 민족의 파멸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족이 파멸하지 않기 위해서는 언론이 제대로 보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언론을 기대할 것 없다. 진보를 내세웠던 대부분 인터넷언론도 보수주의자의 알바를 통해 잠식당했다는 말이 있다. 대안언론이 여론형성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바른지역언론연대 소속 풀뿌리 지역신문들이 열악한 재정 상태에서도 불구하고 분투하고 있다. 바지연이 실질적으로 사이비언론을 청산하고 이 땅의 언론을 바로 세워, 한반도 평화에 기여했으면 한다."

한편, 권 대표는 이날 강연 중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깊은 사고를 하게 하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국회에서는 서로 의원들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존경하는 아무개 의원님이라고 부른다. 서로 잡아먹을 듯 다투다가도 발언에 있어 '존경하는 의원님'이라고 말한다. 나는 국회에 들어와 '존경하는' 이라는 말을 해야 하나 안해야 하나 한참 고민했다. 하지만 존경하는 의원이라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요즘 북한 핵문제를 놓고 보수정당의 모 의원들의 행태를 보니 하지 않는 것이 다행스럽다."

또 그는 4일 오후 평양을 방문하고 김포공항에 입국에 있어서의 뉴라이트 소동에 대한 일화도 소개했다.

"평양방문을 위해 인천공항을 출발할 때 많은 민주노동당원들이 환영해 줬다. 하지만 오늘 돌아오는 인천공항은 뉴라이트, 올드라이트가 총출동해 방북을 비난하는 굉장한 소동이 일어났다. 평생 전경들과 대치했는데 처음으로 전경들의 보호 속에서 공항을 빠져 나와 대전으로 왔다. 우리 진보진영의 투쟁기술들을 보수진영에서 너무 빨리 전수했다는 느낌이 든다.(웃음)"

권 대표는 오후 10시경 2시간 여의 인터뷰를 마치고 다음 일정을 위해 서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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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11/11 [15:5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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