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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확인 동인문학상, 조선일보는 침묵?
동인문학상 수상작 ‘꽃게무덤’ 작가 표절 시인, 조선일보 입장표명 없어
 
도형래   기사입력  2005/11/04 [12:05]
지난 2000년 소설가 황석영씨로부터 "무슨 경품 뽑기 대회도 아니고 불량품 가려내기도 아닐진대, 편 가르기와 줄 세우기 식의 사이비 권력놀음을 당장 걷어 치워라"라는 비판을 받았던 조선일보 주관 동인문학상이 또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올해 2005년 동인문학상 수상작이 표절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동인문학상 선정위원회는 소설가 권지예씨의 단편집 <꽃게무덤>을 수상작으로 발표하고, 31일 동인문학상 수여식을 열었다.

그러나 수상소식이 알려지면서 수상작인 권지예씨의 단편집 <꽃게무덤>에 수록된 <봉인>이라는 작품이 경북 안동에서 신세계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박경철씨의 수필집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중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어라>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네티즌으로부터 제기된 것이다.

권지예씨는 지난 3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선생(박경철)의 글을 받아서 이런 글을 썼다는 것을 그 다음 책 찍을 때는 명시하겠다고 얘기했다"라고 밝히며 박씨의 수필집에서 소재를 얻었음을 시인했다.

원저자인 박경철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책장을 덮으면서"라는 글을 통해 심경을 밝혔다.

박경철씨는 "지난주부터 며칠 간 작가님과 저 사이에는 노블리스 오블리쥬에 대한 미묘한 견해차이가(회피와 인정, 혹은 인정과 사과의 차이) 존재했었다"고 밝히며, '표절이냐', '문학계의 관행이냐'를 두고 작가와 입장차이가 있었음을 밝혔다.

박경철씨는 "작가께서는 일단 '표절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4판부터는 작품후기에 출처를 표시하겠다'는 말씀을 하셨고, 저는 '표절이라고 생각되므로 그것에 대해서는 작가로서의 양식에 입각해서, 적당히 처리하면서 회피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곳에 작은 사과를 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있다"고 권씨와의 입장차를 설명했다.

논란이 된 동인문학상은 김동인을 추념한다는 뜻에서 1955년 사상계가 제정한 상으로 지난 87년부터 조선일보가 주관하고 있다가 2000년부터 5천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상금과 함께 종신 심사위원제를 도입, 문단으로부터 줄세우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분위기 탓에 지난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소설가 황석영씨와 공선옥씨가 후보 거부 의사를 밝혔고, 2003년에는 소설가 고종석씨가 후보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표명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국일보의 논설위원이기도 한 고종석씨는 칼럼을 통해 자신이 후보를 거부한 이유가 "심사위원단의 종신화와 상금의 파격적 인상, 그리고 상시적 독회 평가의 기사화를 뼈대로 한 세 해 전의 체제 개편이래 한국문단에 대한 조선일보의 아귀힘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표절논란과 함께 수상자가 '표절'을 시인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조선일보와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는 수상작의 표절논란에 대해 특별한 입장 발표가 없지만, 창작품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뽑는 문학상의 권위와 특성을 볼 때 조선일보로서는 어떤 형태든지 간에 입장표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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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11/04 [12:0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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