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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과 정흥태, 경선으로 '정형근 대세론' 깨라
막연한 패배의식이 정형근을 살려주고 있다
 
권빈   기사입력  2004/02/19 [13:54]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노무현대통령이 인천 경기지역 언론사 합동회견에서 한 발언이 있읍디다. “이번 총선에서 개헌저지선이 무너지면 그 뒤에 어떤 일이 생길지는 나도 정말 말할 수 없다.” 개헌저지선이 국회 의석의 3분의 1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3분의 1에 해당하는 100석 이상을 얻어야 한다는 뜻인데요.

하지만 현실은 예측불가능입니다. 우리의 비합리적인 정치가 미래에 대한 합리적인 예측을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이 예측불가능성으로 인해 열린우리당의 예상의석수를 적게는 30석에서 많게는 110석 정도로 잡고 있읍디다. 총선이 두 달도 안 남은 지금 수많은 변수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이 국민들의 니즈(needs), 즉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깨끗한 새로운 정치를 하라는 요구를 가장 잘 읽어 지금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을 정책정당까지 밀어올리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단적인 예로 정치세력화 할 수 있는 시민세력들을 끌어들이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또한 이미지 정치에 안주하고 있습니다. '젊은' 당의장에 만족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도 변화하려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새로운 프로젝트에 의거, 당의 이미지를 확 뜯어고치는 순간 더 이상 ‘젊은 이미지’는 열린우리당의 전유물이 아니랍니다. 한나라당의 얼굴을 산뜻한 새 인물로 바꾸겠다는 거죠. 차떼기당과 수구의 이미지를 일거에 없애버리겠다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될 때 미래는 더욱 더 예측하기 힘들어 질 것입니다.

열린우리당 부산시지부는 왜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뭐 하는 조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일 매일 소설 쓰는 집단들인지, 붓 들고 수채화 그리는 예술가들인지. 아니면 굴착기 들고 지하철 3호선 공사하듯이 어제는 이 쪽 땅 헤집고 오늘은 저 쪽 땅 헤집고 다니는 막노동판 일꾼들인가요. 정개추 시절부터 지켜봤지만 뭐 하려는 건지 도대체 모르겠어요. ‘독선과 배제’로 이너서클에 들지 않으면 배제하기 일쑤고. 좋습니다. 그 정도는 봐주죠 뭐.

필자는 부산정개추와 이후 열린우리당 부산시지부를 보면서 NATO란 말밖에 떠오르지 않아요. 실천은 없고 말만 무성한 집단(Not Action Talk Only). 정치력은 쥐뿔도 없으면서 고공플레이만 일삼는 언론플레이 집단들.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만 혈안이 된 자기 이익챙기기 집단. 지역 시민들 및 주민들과 밀착해 지역밀착형 정책개발에는 아예 관심 없는 무정책집단(한 번 정도는 했습니까). 파벌정치, 계파정치를 타파하겠다고 나선 ‘뉴’파벌 집단. ‘부산 전체 경선’이라는 공약을 내걸었던 조성래 지부장은 당선되자 잉크도 마르기전에 공약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리는 무소신, 무원칙 집단.

현재 열린우리당 부산시지부의 현주소가 이렇습니다.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요. 자 그렇다면 필자가 그토록 집착을 갖고, 자료도 모으고, 분석해보고, 실천적으로 고민해 만든 북강서갑의 승리 공식을 알려드리죠. 이게 마지막입니다. 필자도 더 이상 왈가왈부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단언하건데 이 외의 승리 공식은 없습니다. 노혜경시인이 나서든, 이철 전의원이 나서든, 조성래 시지부장이 나서든.

오랜만에 온라인에 들렀더니 부산 북강서갑에 대해 논쟁이 한창입디다. 좋습니다. 토론을 한다는 일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현실을 떠나 구름 위에서 벌이는 논쟁은 무의미합니다. 먼저 과거의 일은 참고자료에 불과합니다. 정형근도 20세기의 정형근입니다.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 어떤가를 가지고 냉정하게 분석하고 실천적으로 고민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물론 이해는 합니다. 중앙에서 지역에 대한 민심과 정보를 알 길이 없을 테니까요.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는데, 많은 분들이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중앙당이 북강서갑에 대한 인식의 근저에는 패배주의가 똬리를 트고 있습니다. 질 것을 미리 상정하고 다른 지역구에 영향을 미치는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안됩니다. 그 정도로 부산이 한가하지 않다는 점을 명심하십시오. 부산에서 각종 악재가 겹쳐-이태일 총장 불출마, 한나라당의 대대적인 물갈이, 안상영시장 자살, 민경찬펀드에 따른 민심이반, 김정길 전장관의 낙천낙선대상 선정과 검찰수사, 열린우리당의 인물난 등-한나라당 표가 결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잘만 하면 건질 수 있는 지역구임에도 불구하고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일을 망치고 있습니다.

필자는 부산 북강서갑에서 승리하는 유일한 길은 경선을 통해서 ‘보수·개혁연합군’을 만드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보수·개혁연합군’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경선밖에 없습니다. 경선을 통하지 않고서는 정형근을 꺾을 수 있는 인재를 만들 수 없습니다. 그 인재를 중심으로 ‘보수·개혁연합군’을 만들 때 승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앙의 사고는 이른바 ‘꽃가마론’입니다. 이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중앙중심적 사고방식입니다. 누구든 꽃가마를 태워 보내면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먼저 꽃가마를 태워 보내 경선절차 없이 지역구에 꽂으면 ‘어서 옵쇼’라고 반길 것이라는 오만은 지극히 중앙중심적 사고입니다.

중앙당에서 꽃가마를 태워 내려 보낸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반가웠던 측은 정현근 쪽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쪽 사람들이 그 날 파티를 열었다는 말을 이 지역주민에게 들었습니다. 케이크를 자르고 샴페인을 터뜨리며 ‘선거는 끝났다’고 합디다. 열린우리당 중당당의 사고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극명한 예입니다.

경선을 통한 희생 없이는 정형근을 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번이 절호의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땅을 치고 후회할 지도 모릅니다. 필자가 ‘희생’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사즉생(死則生)의 희생, 바로 그 희생입니다. 노혜경시인도, 이철 전의원도, 정흥태부민병원장도, 여창호씨도, 조성래시지부도 희생물이 될 수 있습니다. ‘정형근을 꺽겠다’는 대의(大義)를 위해 자신이 희생할 수도 있다는 정신이 필요합니다. 경선과정에서 누가 이길지는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다들 현실적으로 주판알을 열심히 튕기는 모양입니다. 모든 분들이 다. 경선의 희생이 되지 않겠다고. 이런 맘을 먹고 있는데 어떻게 정형근을 깰 수 있겠습니까. 물론 제가 알기로는 정흥태병원장이 경선에 가장 유리하다고 합디다. 지역에 오랫동안 일을 해왔으니까요. 또 1만명 이상의 당원도 확보한 걸로. 그리고 무당층과 한나라당의 표를 다른 후보들보다 6%정도 흡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정형근과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는 정보도 입수했습니다.

하지만 경선에서 그가 이길 거라고는 누구도 장담 못합니다. 김성호의원의 경우처럼. 또 설혹 노혜경시인이나 이철 전의원, 혹은 조성래시지부장이 질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정형근을 꺽을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이 만들어 진다는 것입니다. 깨끗하게 승복하고 정형근을 꺽는 대의를 위해 백의종군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또 역으로 경선과정에서 노혜경시인이나 이철 전의원, 혹은 조성래시지부장이 이길 수도 있습니다. 경선 당일날 분위기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테니까요. 그럴 경우 당연히 정흥태병원장의 조직을 확보하는 셈이 될 것입니다. 경선 전에 합의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만 무조건 정형근을 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앙당에서 경선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후보를 꼽아버리면 가장 중요한 ‘보수·개혁연합군’을 만들 수 없습니다. 경선 과정을 거칠 때만 승자와 패자의 런닝메이트, 즉 ‘보수·개혁연합군’을 짤 수 있습니다. 누구도 혼자는 절대 깰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분은 말을 할 것입니다. 지금이라고 ‘보수·개혁연합군’을 짜면 될 것 아니냐고. 경선을 통하지 않고서는 명분이 없다는 것입니다. 건전한 보수세력이 개혁세력을 돕든, 개혁세력이 건전한 보수세력을 돕든, 승복할 수 있는 장과 명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중앙당에서 일방적으로 꽃가마를 태워 부산에 내려보내는 순간, 연합군을 짤 방법을 상실한다는 것입니다. 건전보수세력에게 함께 하자는 명분을 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뿔뿔이 흩어지게 될 것이고, 어떤 분들은 원래의 자리로 가버리게 될 것입니다. 이로써 선거는 끝입니다.

열린우리당 중앙당과 부산시지부, 그리고 지역구 예비후보들에게 촉구합니다. 경선 없는 승리는 없습니다. 자기 희생 없는 승리는 없습니다. ‘정형근을 꺾는다’는 대의(大義)에 복무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정형근을 꺾는 일은 포기하고 이 지역구에 출마해서 정형근과 싸웠다’는 명분에 복무하시겠습니까?

그건 그렇고 냉정하게 부산 북강서갑 지역구를 분석해 봅시다. 최근 동아일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른바 PK지역의 당 지지도는 한나라당 29.8% vs 열린우리당 23.5%로 나타났습니다. 부산 북강서갑 지역구도 당 지지도는 이와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문제는 20대의 지지율이 한나라당이 높다는 점입니다. 많은 분들의 주관적인 판단이나 예상과는 달리 부산의 여타 지역구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20대가 열린우리당을 더 많이 지지할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십시오. 열린우리당 부산시지부는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막연히 20대는 ‘내 편’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들을 연구하시길.

부산이나 북강서갑 지역구에서 열린우리당을 떠받치고 있는 힘은 30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30대에서 한나라당보다 6~7%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30대 투표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지난 총선에서 30대의 투표율은 50.6%였죠.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승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줄 때 가능할 텐데요. 정형근 대세론을 깨지 못하면 최악의 투표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40대는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2%정도 앞서 있는데요. 많은 분들의 분석처럼, 지난 총선에서 72.4%의 투표율을 기록한 40대의 전투에서 승부가 결판이 납니다. 실제 투표율을 대입해 보면 가장 많은 연령대가 40대인데, 40대는 경제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40대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에 귀를 기울입니다. 북구 지역의 낙후된 실정을 감안한다면 피부에 와 닿는 지역개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고문기술자 vs 사형수’ 구도로 짜야한다고 생각하던데, 완전히 헛물켜는 논리입니다. 20세기의 논리인데 알 만한 사람들 다 아는 구도로 한바탕 붙어볼 생각은 아예 마세요. 그리고 그 논리는 시민단체가 알아서 떠들어줄 텐데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하세요. 필자의 예상으로 노무현대통령이 이 지역구에서 받았던 33.6% 정도는 받을 겁니다. 그리곤 ‘선전했다’고 우쭐되면서 ‘제2의 노무현’이 탄생했다고 떠들 텐데요. 그 정도에 만족하시겠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그리고 50대 이상은 모든 분들이 예상하는 것과 같습니다. 20%정도의 차이로 일방적으로 한나라당에 몰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성별로 보면 이 지역구에 남성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비슷하지만, 여성은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7%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거주지별로 보면 모든 지역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보면, 구포2동과 덕천3동이 열린우리당이 5%정도 앞선 것으로 나왔고, 덕천3동과 만덕1동은 한나라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지역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완전히 열린우리당의 열세 지역이다.

그리고 총선 투표성향별로 보면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충성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30.2%가 ‘꼭 투표’를 하겠다고 밝힌 반면에,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은 26.8%가 ‘꼭 투표’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열린우리당에 대한 결집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무엇보다도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은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데 실패했습니다.

부산 북강서갑이 갖는 상징성은 모든 분들이 아실 것입니다. 열린우리당의 창당이념인 국민참여경선의 취지가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후퇴했습니다. 물론 저도 30%의 공천권 행사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강서갑만은 공천권 행사로 승리할 수 없다는 점을 아셔야 합니다. 첫째, 보수정서가 강한 지역이라 한나라당의 표심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둘째,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인재를 만들어야 합니다.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지역주민을 참여시켜 경선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 때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 희생할 각오가 필요합니다. 어떤 분이든 패자의 희생이 필요합니다. 희생 없이는 승리는 요원합니다.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부산에서 이길 수 있는 곳은 이기는 게임으로 가야합니다. 질 것이 뻔하다는 ‘어차피 패배주의’에서 벗어나십시오. 건질 수 있는 지역구는 먼저 건지고 보십시오. 단언하건데 경선을 통하면 반드시 승리합니다!! 경선을 치르면 정형근을 꺾을 수 있습니다.

* <주장과 논쟁>란은 네티즌들이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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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2/19 [13:5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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