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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 총선, 전대협세대는 어떻게 싸웠나
'젊은피 수혈론' 성과와 한계 동시 노출, 17대 대규모 출전
 
최양현진

* 본지에서는 2004 총선에서 과거 '386' 또는 '학생운동권'이라 불리는 전대협세대의 출마와 활약을 통해 현실정치에서 이들의 목소리와 방향성을 살펴보는 연재를 기획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편집자 주.


2000년 총선 평가와 전대협 세대

2000년 총선의 최대 특징은 당시 인기가수인 이정현의 '바꿔'열풍과 함께 불어온 시민운동 진영의 낙선, 낙천 운동, 그리고 현실 정치권에 새롭게 등장한 전대협세대로 대표되는 '젊은피 수혈론'이었다.

▲2000년 총선당시 낙선후보들에게 보내는 메세지     ©인천오마이뉴스
시민운동 진영의 낙선, 낙천 운동은 당시 전국민적 공감을 얻으며 일정정도의 성과를 거뒀지만 실제 내부를 들여다 본다면 당시까지의 지역 정당 구도 속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의 유권자들에게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호남과 영남을 중심으로 한 낙선, 낙천 운동은 주요 대상자들이 지역구도로 인한 당선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것이 완전한 실패라기 보다는 지역구도를 이용한 보수적 정당의 승리로 해석할 수 있으며 아직까지 한국사회의 정당 구조가 정책정당이 아닌 근대적 정당구조의 형식을 띤 한계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당시 낙천, 낙선운동에 대한 언급은 가급적 피하기로 하겠다.

젊은피 수혈론과 전대협 세대의 등장.

2000년 총선에서 각 당의 최대 화두는 역시 젊은피 수혈론이였다. 이전 선거에서도 몇몇 신인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각 당의 이미지 쇄신에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2000년 총선만큼 새로운 세대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적도, 또 그렇게 많은 젊은 세대의 등장도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각종 토론회 및 뉴스의 최고 이슈는 어느 당에 어떤 사람이 공천되었는가 였으며, 이들의 선전이 국민들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대표적으로 한나라당은 서울 성북갑의 정태근, 양천갑의 원희룡, 양천을의 오경훈, 광진갑의 김영춘, 영등포갑의 고진화, 부천 오정구 박종운 등이 출마하여 당시 국민회의에서 새롭게 탄생한 새천년 민주당의 중진급 의원들과 박빙의 승부를 통해 당선했다.

이에 비해 당시 새천년 민주당의 행보는 좀더 적극적이어서 다른 어떤 당보다도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우선 전대협 4인방으로 불리던 이인영 전대협 1기 의장은 서울 구로갑에서 현역 의원이였던 정한용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받았으며, 우상호 87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서대문갑에서, 임종석 전대협 3기 의장은 성동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또한 오영식 전대협 2기 의장은 총선 당시 당내에서 청년위 위원장직을 수행하며 외곽에서 총선 필승을 위해 지원하면서 비례대표로 출마하였다. 이밖에도 허인회 후보가 동대문을에, 김윤태 후보는 마포갑에, 송영길 후보가 인천 계양구에 출사표를 던졌었다.
역시 이들도 당시 한나라당의 중진들과 맞대결에서 박빙 내지는 승리로 정치권에 안전하게 연착륙 하였다.

이밖에도 무소속의 함운경 후보가 군산에서 출마하였으며, 송갑석 후보가 광주 북구에, 민주노동당이 전국 각 지역에서 출마하여 진보정당의 위상을 알리며 선전하였다.

총선 결과와 이후 행보

먼저 한나라당의 경우, 광진갑의 김영춘 후보가 당시 국회의원으로 김상우 후보를 이기고 1996년 총선에서의 패배를 설욕하였다. 또한 양천갑의 원희룡 의원은 민주당 중진인 박범진 후보를 14.000여표 차이로 이기며 여유있게 국회에 입성하였다. 양천을의 오경훈 의원은 당시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민주당의 김영배 후보와 3.000여표의 박빙의 승부를 펼치며 선전하였고 이후 보궐선거에서 승리하여 국회에 입성하였다. 서울 성북갑에서 정태근 후보가 민주당의 중진인 유재건 후보와 2.000여표 차이의 박빙의 승부를 펼쳐 다음 총선에서의 돌풍을 예고하였으며, 영등포갑의 고진화 후보 역시 민주당의 김명섭 후보와 좋은 승부를 펼쳐 입지를 굳혔다. 부천 오정구의 박종운 후보는 87년 6월 항쟁을 촉발시킨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에서 박종철 열사가 끝까지 지켜주었던 선배로서 출마하였으나 민주당 최선영 후보에게 8.000여표의 큰 차이로 낙선하였다.

이들은 총선 이후 당내에서 미래연대라는 젊은 개혁그룹을 만들어 한나라당의 개혁과 변화를 주도하려 하였으나 총선 이후 이회창 당시 총재의 사당화를 막지 못하였고, 또한 대선 당시 각종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당에 개혁이라고 분칠한 꼭두각시로 전락하였다. 이후 김영춘 의원은 한나라당을 탈당하여 열린우리당에 입당. 한나라당의 한계를 넘고자 분주히 활동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는 한나라당에 비해서 젊은 개혁적 후보들의 행보가 일관된 경향을 가지고 있다. 먼저 송영길 의원과 임종석 의원의 경우 이라크 파병 문제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으며, 한총련 합법화에 대한 입장에서도 일관되게 이적규정의 문제점을 들어 합법화를 주장하고 있다. 또 분단 현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남북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하여 현대 아산 살리기와 남북 경협 등 활동을 통하여 개혁에 대한 자신들의 소신을 관철하고 있다.

또한 오영식 전 의원의 경우 비례대표 24번의 순위로 지난 이라크 1차 파병안 국회 동의 논의로 한참 시끄러운 시기에 국회에 입성하였다. 국회의원 선언에서 일반적인 등원 인사말을 대신해 논리적으로 이라크 파병 반대에 대한 소신을 피력하여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로부터 비난 아닌 비난을 받으며 국회로 입성하였다. 그러나 이후 민주당의 분당 과정에서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하여 의원직을 박탈당하고 현재 열린우리당 청년위위원장으로 활동중이며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을 탈당하여 이회창 후보에게로 간 김원길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지고 강북갑에서 준비중이다.

이인영 후보의 경우 2000년 총선 당시 다른 후보에 비하여 늦게 지역구를 확정하였으나 당시 한나라당 중진인 김기배 전의원에게 1.000여표의 박빙의 승부를 벌이며 확실하게 지역주민들에게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또한 총선 이후에도 각종 사회문제에 있어서 확실한 자신의 주장을 하며 전대협 세대의 맏형으로의 역할을 수행하며 원내외의 개혁 세력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우상호 후보의 경우 다른 전대협 세대와는 달리 서대문에서 같은 학교 선배이자 같은 연배인 이성헌 후보와의 경합에서 1.000여표 차이로 낙선하였다. 선거 당시 선관위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공정 선거를 이끌어내면서 변화된 선거문화 정착에 노력하였다. 또한 전대협 세대의 최고 학번으로(군제대 이후 총학생회장 당선. 81학번) 후배들의 어려움을 잘 다독거리며 특유의 친화력으로 남북 교류 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허인회 후보의 경우 한나라당 중진인 김영구 후보를 끝까지 괴롭히는 최대 박빙의 승부를 펴치며 보궐 선거까지 하였으나 또 다시 고배를 들고 와신상담 준비중에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김윤태 후보의 경우 다른 전대협세대가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기며 새로운 정치 변화를 준비하는 것과는 달리 민주당에 남아 자신의 지역구인 마포갑이 아닌 군산에서 준비중이다.

2000년 총선 젊은피 수혈 이후 정치권은 개혁되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NO'이다.

2000년 총선 당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정계로 진출한 이들은 주변의 기대와는 다르게 눈에 띄는 큰 활약은 보여 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나라당의 경우 대북 송금 문제와 비리 의원에 대한 방탄국회 처리 당시 자신들의 입장을 나타내기 보다는 당리당략에 따른 당의 입장을 대변하여 빈축을 사고 분명한 개혁적 입장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경우는 한나라당의 동세대 의원들에 비하면 나름대로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으나 역시 아직까지 한국 정당이 가지고 있는 지역적, 권위주의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언론에서 최근의 노무현 대통령 주변의 측근 젊은 보좌진들의 각종 비리등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그리고 학생운동 당시의 주장과 정치권 등원 이후의 주장이 밖에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많이 괴리되어 있다는 점들이 기대에 못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을 그들도 잘 알고 있다. 이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 지금까지 한국 사회의 정치권이 가지고 있는 지역주의와 일인 정당화의 구조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논리가 어쩌면 이들이 처한 현실에서 그들이 냉정할 수 없었던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의 폐단인 패거리 정치 문화로 인해 이들에게 소신에 따른 정치적 선택보다는 강요에 의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측면도 있을 것이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2000년 총선 당시 국민들이 가졌던 개혁의 기대가 4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에 각성해야 될 것이다.

개혁은 새롭게 떠오르는 진보정당과 당시 총선보다 더 많은 수의 개혁적 전대협 세대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후 한국 정치에서 풀어야 될 가장 큰 숙제로 던져질 것이다.

* 필자는 <민족21> 기획1팀장.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네트워크 총무를 맡고 있습니다.


기사입력: 2004/01/24 [14:01]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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