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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세력들이 한글과 한글학회 짓밟다
[한글 살리고 빛내기48] 일본식 한자혼용하자고 태어난 국립국어연구원
 
리대로   기사입력  2022/02/19 [00:04]

1984년에 문교부 산하 학술원 부설로 국어연구소(소장 김형규)를 만든 일본식 한자혼용주의자들은 일본 식민지 때에 조선어학회가 만든 한글맞춤법과 표준말을 손대어 조선어학회(한글학회)에 흠집을 내어 그 맞춤법을 바탕으로 수십 년 동안 한글학회가 애써 만든 우리말큰사전을 쓸모없게 만들더니 1990년부터 조선어학회가 만든 한글날을 공휴일에 뺐다. 그리고 19911월에 새로 생긴 문화부 산하에 국립국어연구원(원장 안병희)을 설립하고 100억 원을 들여서 남북통일사전을 만들겠다고 나선다. 그리고 이들은 한글학회가 광복 뒤부터 일본이 못쓰게 한 우리 터박이말을 살려서 교과서에 담았던 것도 빼버리고 일본 한자말로 다시 바꾸어 올렸다. 그리고 조선어학회가 만든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뺐으며 한글전용으로 만들던 공문서와 교과서를 한자혼용으로 하려고 해서 나는 그걸 막으려고 나선다.

 

▲ 안병희 국어연구원장은 취임하자마자 훌륭한 일을 하는 것처럼 나라 돈 100억 원을 들여서 남북통일대사전을 만들겠다고 했으나 한글학회가 만든 국어사전을 짓밟으려는 꼼수였다.     © 리대로


나는 정부가 국립국어연구원을 설립한 때엔 우리말과 한글을 살릴 줄 생각하고 공병우박사를 모시고 개원식에도 참석했고 그 뒤 김정섭, 밝한샘, 숨결새벌님들과 함께 국어원을 방문해 안병희 원장을 만나 개원을 축하하고 우리말을 살려줄 것을 부탁했다. 그런데 그날 안병희 원장은 국어원의 한 해 예산이 2억 원인데 한글학회 사전 만들기에 해마다 나라 돈 2억 원이 들어갔다. 앞으로 한글학회에 가던 그 예산을 우리가 가져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국어원이 한글학회를 짓밟으려는 속셈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허웅 한글학회 회장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허웅 회장은 수십 년 동안 힘들게 만든 우리말큰사전이 쓸모가 없게 된 일에 충격을 받아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 한글학회는 일부 맞춤법을 바꾸어 새로 낸 우리말큰사전이 쓸모가 없게 된 것을 억울해하면서 그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신문광고까지 내지만 언론도 국민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 리대로

 

 

아니다 다를까 1990년대는 국어원이 앞장을 서서 신문과 학술원, 재벌들과 힘께 철저하게 한글과 한글학회를 짓밟아서 진짜 문자전쟁이라고 할 정도로 싸움이 치열했다. 일본 식민지 세대 정치인인 김영삼, 김종필, 김대중 세 김 씨가 중심이 된 정치세력,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중심이 된 친일 신문들, 일제 때 일본 식민지 앞잡이 양성소인 경성제대 출신인 서울대 국문과 이희승, 이숭녕 제자들이 중심이 된 학술원, 그리고 친일 경제인이 판치는 경제단체가 한 통이 되어 일본 한자말을 일본처럼 한자로 쓰게 하려고 나섰다. 교과서에 살려서 쓰던 쑥돌, 큰골같은 우리말을 화강암, 대뇌같은 일본 한자말로 바꾸며 한자조기교육을 주장했다.

 

▲ 조선일보는 한자혼용을 부채질하고, 정부는 교과서에서 어렵게 살린 우리말을 일본 한자말로 바꾸었다.     © 리대로


북한은 일찍부터 일본 한자말을 우리 터박이말로 바꾸어 쓰면서 한글전용을 하고 있는데 남한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었다. 더욱이 북한도 남한도 일본 강점기에 조선어학회가 만든 한글맞춤법을 그대로 쓰고 있는데 남쪽만 그 맞춤법을 손대서 북한과 소통이 어렵게 만들면서 될 수도 없는 남북통일대사전을 만든다고 했으나 그것은 한글학회(조선어학회) 업적을 짓밟으려는 수작이었다. 광복 뒤 미국 군정 때부터 대한민국 건국 초기까지 한글학회가 우리말 교육 정책을 세우고 시행하는 일을 맡아온 셈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우리 말글살이가 어지러워도 한글학회에 항의 전화를 하는 판이었다. 일본식 한자혼용주의자들이 그 한글학회 업적과 권위를 짓밟으려고 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그 음모를 모르고 있었다.

 

일본 강점기부터 한글학회가 한글날을 만든 뒤에 한글 맞춤법과 표준말을 정하고 우리말 말광을 만들어서 광복 뒤 우리 말글로 공문서도 쓰고 교육도 할 수 있게 한 것을 고마워하면서 더욱 우리 말글을 살리고 바르게 쓰도록 해야 할 것인데 그 반대로 우리말을 한글로 적자는 사람들을 북쪽을 따르는 빨갱이라고 비난하고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길든 일본 한자말을 한자로 쓰자고 했다. 한글이 태어나고 500년이 지나도록 중국 문화와 한문을 섬기는 자들 때문에 한글이 쓰이지 않다가 간신히 한글이 쓰이려는데 일본 식민지 교육 찌꺼기들이 이 나라를 지배하고 한글을 못살게 굴었다. 통일을 대비한다면서 남북 쓰는 맞춤법을 바꾸었다. 참으로 기가 막혔다. 그래서 그 꼴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국어원이 하는 잘못을 걱정하고 그러지 말라고 건의를 했으나 듣지 않았다.

 

▲ 그래서 나는 한말글사랑겨레모임 이름으로 안병희 국어연구원장에게 스스로 물라나라고 건의문을 보내고 전화도 했다. 안 원장은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과 서울대 국문과 동창이었다.     © 리대로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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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2/19 [00:0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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