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코로나19로 원룸에 갇혔다가 우울증까지, 주거권 보장해야"
무주택자공동행동, 종로 보신각 3차 촛불집회
 
김철관   기사입력  2021/10/31 [12:04]

반지하 거주청년, 무주택 시민, 월세 세입자 등이 나서 폭등한 집값, 전월세 난, 부동사투기 공화국 조성 등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69개 시민사회노동단체로 구성된 무주택자공동행동은 지난 29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임대사업자 특혜 폐지, 공공임대주택 공급 강화, 재벌부동산 소유제한 등을 촉구했다.
 
이날 무주택자공동행동은 ‘퇴진 촛불 5년, 무주택자 다시 촛불을 들다’란 주제로 제3차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현장 발언에 나선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한 시간 넘게 집 없는 여러분의 절절한 발언을 들었다”며 “몇 달 뒤 출산을 앞둔 아빠가 절규하는 목소리와 방 말고 집을 달라는 목소리를 정치인들이 모두 함께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무주택자들이 모두 함께 촛불을 들어야 정치인들이 목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엄미경 한국진보연대 자주통일위원장의 사회로 전종덕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발언을 했다.
 
전 사무총장은 “촛불정부를 자임했던 문재인 정권에서 집값은 두 배로 폭등했고, 부자의 부동산세는 깎아주고, 임대사업자 슈퍼특혜를 주고, 영끌 빚투로 온 나라가 부동산투기공화국이 됐다”며 “한국사회 불평등의 핵심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발언에 나선 은평구 무주택자인 김예원 녹색당 공동대표는 “대장동에서 보듯이 대규모 택지개발을 통한 분양주택 신규 공급은 기득권들의 투기장이 될 뿐”이라며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을 고려해야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 무주택공동행동, 보신각 제3차 촛불집회 모습이다.     © 무주택공동행동

서울시민 이상현 씨는 “세계인권 기준을 보면 집이 부동산, 재산이 아니라 인권에 해당한다”며 “모든 사람들의 인권으로서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주거정책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진구 반지하 거주 청년인 김민경 씨는 “고시원, 반지하, 원룸을 전전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좁은 원룸에 갇혀 지내다 우울증까지 생겼다”며 “행복주택인데 방음이 안 되는 고작 5평짜리 원룸이지만 그마저도 당첨되기가 로또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정말 꿈이 돼버린 내 집 마련은 바라지도 않는다”며 “그냥 2년 후 이사 가는 집은 지상에 있는, 집다운 집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무주택자인 최미숙 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전세대출 확대 방침이 민을 위한 정책인 것처럼 위장을 했지만, 사실은 갭 투기만 조장하는 정책”이라며 “정부가 전세대출을 해줄 테니 그 돈을 빌려 폭등한 전세금을 내라는 정책”이라고 부당성을 지적했다.
 
무주택자 신혼부부인 전찬영 씨는 “서울 상경 후 4년이 흐르고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처음 둥지를 틀었던 반 지하에서 벗어나는 것만큼은 도저히 불가능했다”며 “제게 가정이 생기고 가족이 늘어나는 일은 정말 기쁜 일이지만, 저는 이제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입덧으로 고생하는 제 아내, 앞으로 태어날 아이가 앞으로도 이런 환경에서, 또는 이와 비슷한 환경에서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이제 너무 아프게 와 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열심히 일하고, 돈을 모아 집을 산다는 게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알았다”며 “주식이든 코인이든, 영끌해 갭투자를 하든, 뭔가 다른 방법을 시도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사실을 청년 세대가 다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민인 정태훈 씨는 “글 침대와 빨래건조대 만으로 공간이 꽉 차는 원룸에서, 그것도 법적으로는 주거목적으로 지어진 건물도 아닌 상업시설 오피스텔에서 월세로 6년째를 거주하고 있다”며 “제 통장에 잔고는 차곡차곡 쌓이지만 잔고가 쌓이는 속도보다 집값이 올라가는 속도가 백배, 천배는 빠른 것 같다”고 집값 폭등을 지적했다.
 
30대 여성 청년노동자인 이서영 씨는 “40대에도 제 집을 가질 거라는 기대는 없을 것 같다”며 “우리가 다함께 싸워서 누구나 안정적으로 살 곳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자, 유주택자가 돼 무주택자 집회를 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폭등 집값 원상회복 ▲집값 폭등, 전세값 폭등 무주택자 분노한다 등의 손팻말을 들었다.
 
무주택자공동행동은 ▲임대사업자 특혜 폐지 ▲부동산 보유세의 실질적 강화 ▲공공임대주택 공급확대 ▲전월세 인하 등 세입자 권한 강화 ▲비농업인의 농지소유 금지 ▲재벌의 부동산 소유 제한 등 6대 요구안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 무주택공동행동 제3차 촛불집회     © 무주택공동행동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1/10/31 [12:04]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