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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보는 일본 가와사키 한인들의 치열한 투쟁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부문 김덕철 감독의 <백년가족> 상영
 
임순혜   기사입력  2021/05/04 [20:08]
▲ <백년가족>의 한 장면     © 전주국제영화제

 

▲ <백년가족>의 한 장면     © 전주국제영화제



김덕철 감독의 <백년가족>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부문에서 상영한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다.

 
<백년가족>은 김덕철 감독이 2006년에 제작한 <강을 건너는 사람들>(2006) 이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다듬어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일본 가와사키 한인들의 민족 교육 운동에서부터 헤이트 스피치 반대 투쟁까지, 일본 정부의 핍박을 극복해 온 한인들의 투쟁과 정신을 담았다.
 
김덕철 감독의 <백년가족>은 2011년 <100년 가족>이란 이름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고, 2015년 <백년의 가족>이란 제목으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그러나 그 두 번의 영화는 다른 버전의 편집본이었다. 올해 전주에서 소개하는 <백년가족>은 두 영화에서 선보인 이야기를 1부로 요약하고 2부를 추가한, ‘개정판’이다. 이 영화는 많은 재일동포가 살고 있는 가와사키를 배경으로 2000년부터 최근까지의 재일동포들의 투쟁을 다루고 있다.
 
1부는 가와사키 재일동포 인권운동의 역사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러 명의 인물을 소개하고 있으며, 2부에서는 2016년부터 가와사키에서 자행된 일본 극우파의 ‘헤이트 스피치’와 이에 대한 가와사키 재일동포들의 치열한 투쟁을 담았다.
 

 

▲ <백년가족>의 한 장면     © 전주국제영화제

 

 

<백년가족>은 1~3 세대의 재일 동포 주인공들, 그들과 일상의 삶을 함께하는 일본인, 미국인이 가와사키에서 함께 사는 사회를 추구하고 소망하며 구체적으로 활동들을 벌이고 있는 현장을 카메라는 꾸준히 따라간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은 분단된 재일 동포 사회에도 화해와 희망을 안겨 주었으나, 오랜 일본인들의 한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백년가족>은 2016년, 일본과 한반도의 긴장 관계가 깊어지는 가운데 동포들의 거주지인 사쿠라모토에 혐오 시위대 수백 명이 찾아와 벌이는 모습들과 이에 맞서는 재일동포들과 일본 시민들의 투쟁을 생생하게 보고 해 감동을 준다.

 

 

▲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백년가족> 상영 후, 김덕철 감독(오른쪽)과의 대화     © 임순혜

 

 

김덕철 감독은 영화 상영후 가진 ‘감독과의 대화’에서 “1부는 가와사키에 사는 재일 동포들의 삶을 다루었다. 가와사키는 강제 징용이 많았던 곳으로 일본 노동운동이 활발했던 곳이며, 교회와 민본, 재일동포학교, 조선학교 등이 있으며, 민족의식이 강하고 일본인과 연대가 강한 곳이다. 2011년 <100년 가족>이란 이름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했다. 2015년에는 2013년부터 일본에서 전국적으로 펼쳐진 헤이츠 스피치를 다루어 DMZ다큐멘터 영화제에서 <백년의 가족>으로 상영 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백년가족>에서는 지난 영화에서 다루었던 가와사키 재일동포들의 삶을 새로 넣고 압축해서 편집하고, 2016년 일본 재일동포 거주지인 ‘사쿠라모토’에 3차례에 걸쳐 온 헤이츠 스피치 시위대에 대항하여 투쟁하는 모습들과 2019년 가와사키시에 ‘헤이트 스피치 일본 형사처벌 조례’를 만들기까지의 투쟁과 성과를 다루었다”고 말했다.
 
또한 <백년가족>에서는 남북관계, 이념과 정치가 재일동포사회 생활 속에서 들어가 큰 영향을 주었고, 영향을 준 사람들을 다루었고, 일본과 국교가 정상화되지 않아 국적 없이 일본에서 살아가는 조선족의 삶도 담았다“며 ”외국인 거주 지역으로 가와사키는 도꾜에서 1시간 걸리고, 사쿠라모토는 1시간30분 걸리는 곳으로, 유일하게 영화를 찍을 수 있는 무대이어서 촬영지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김덕철 감독은 “가와사키는 1996년에 이미 ‘외국인시민대표자회의’를 만든 곳이다. 일본 내에서도 ‘외국인시민대표자회의’가 있는 곳은 열군데 이내다”라며 “헤이츠 스피치 관련 조례를 만들기 위해 우리나라 국회 역할을 하는 법무위원회에 가서 발언하고 법을 통과시키기까지 하는 가와사키 재일동포역사에 남을 사건들을,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를 많이 보고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가족과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무리 발언으로 감독과의 대화를 마쳤다.

 

 

▲ <백년가족> 상영 후 영화인들과 미얀마민주화운동 지지 표현을 하는 김덕철 감독(가운데)     © 임순혜

 

 

김덕철 감독은 가와사키에 살고 있는 재일교포의 각종 노동운동, 인권운동, 차별에 맞선 주민들의 힘겨운 투쟁, 국적없는 고난한 삶을 살고 있는 조선족, 헤이트 스피치에 맞써 싸워 일본인들과 함께 연대 해 기어코 권리를 쟁취해 내는 모든 과정을 카메라에 생생하게 담았다.


한가지 주제에 천착하여 재일교포의 삶을 20여년 동안 줄기차게 카메라에 담은 김덕철 감독에게 머리 숙여 존경을 표한다.

김덕철 (KIM Duk-chul) 감독은 재일교포로 니혼대학교 영화학과를 졸업했다. ‘키네마준보영화상’을 받은 <건너야 할 강>(1994)을 포함해 세 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강을 건너는 사람들>(2006)로 부산국제영화제 운파상을 받았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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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5/04 [20:0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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