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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을 찾자
[신년사] 飛龍在天,大人造也의 해, 정동영 그리고 정의를 찾아서
 
강성종   기사입력  2015/01/01 [19:33]

正義(정의Justice)

 

한국사람은 정말로 책을 안 읽는 백성들이다. 신문도 제목만 보고 다 읽었다고 판단하는 사회다. 그런데 한국에서 150만권이 팔린 책이 있다. 소설도 아니고 色情文學 (Porno) 도 아니다. 소위 명문 하버드대학 교수가 강의교제로 썼다는 윤리학 책이다. 책의 제목도 거창한 正義(Justice)다. 정의가 땅에 떨어진 한국에 절실히 요구되는 제목이기 때문에 필자는 부랴사랴 그 책을 샀다. 그리고 꼼꼼히 읽었다. 한마디로 말하면 이건 색정문학도 아니고 윤리학 책도 아니다. 일화(逸話Anecdote)만 늘어놓은 269 패이지 개그맨의 두서 없는 말장난이다. 자기 나름대로 정의의 고전적 개념을 쉽게 설명하려고 한듯한데 오히려 잘못 해석하고 오도하는 느낌이다.

 

칸트의 定言令式(정언령식; KategorischerImperativ)이 좋은 예다. 칸트의 정언령식(定言令式)은 선험적 개념에서 출발한다. 인간의 조건은 생물학적이다. 우리의 유전인자에 貯藏(저장imbedded)있다. 우리는 그런 사실을 몰랐을 때 선험(先驗a priori)이라는 말을 써왔다. 인간의 조건이기 때문에 논쟁의 대상이 못 된다. 우리에게는 선험적으로 다시 말하면 우리의 유전인자에 의무(義務; δέον, deon)라는 게 있고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 서양사회에서 말하는 義務倫理學(Deontology)에 해당된다.

 

칸트는 이 문제의 초점이 되는 그의 저서 도덕형이상학기본원리(道德形而上學基本原理Fundamental Principles of Metaphysics of Morals)의 마지막 구절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우리는 도덕상 의무(道義上的義務)의 실질적이고 무조건적인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한편 理解不能(이해불능)이라고 이해한다. 이러한 노력만이人間理性(인간이성)의 한계까지 끌고가는 철학적 요구가 아니겠는가?

 

(And thus while we do not comprehend the practical unconditional necessity of the moral imperative, we yet comprehend its incomprehensibility, and this is all that can be fairly demanded of a philosophy which strives to carry its principles up to the very limit of human reason.)

 

그리고 칸트는 이 책을 마감한다. 동양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동양에서는 처음부터 義(의)는 先驗的(선험적a priori) 실천적 의무윤리학(Deontology)으로 보아왔다. 즉 仁義之性(인의지성), 性命之理(성명지리)! 칸트의 定言令式 (Categorical Imperative)를 人之性에서 찾았다. 그리고 실체적으로는 국가경영에서 답을 찾았다. 관자가 牧民(목민)편에서 말하는 正義(정의)를 들어보자.

 

[國有四維,一維絕則傾,二維絕則危,三維絕則覆,四維絕則滅。

[국유사유,일유절칙경,이유절칙위,삼유절칙복,사유절칙멸。

 

나라에는 그 나라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네 기둥이 있다. 하나가 없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둘이 없어지면 나라는 위태롭다. 셋이 없어지면 나라가 뒤집어지고 넷 다 없어지면 멸망한다.

 

傾可正也,危可安也,覆可起也,滅不可復錯也。

경가정야,위가안야,복가기야,멸불가복착야。

 

기울어진 것은 필수필수가 있고 위험한 것은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 뒤집어진 것은 일으킬 수 있다. 이 네 기둥이 다 없어지면 나라는 망한다.

 

이 네 기둥 중 하나가 正義(정의; justice)다. 정의는 스스로 앞서가는 것이 아니다. 혼자 밀어 부치지 않아야 백성들은 꾸밈과 속임이 없게 된다고 말한다.

 

何謂四維? 一曰禮,二曰義,三曰廉,四曰恥。

하위사유?일왈례,이왈의,삼왈렴,사왈치。

 

네 기둥이란 무엇인가?첫째는 예[禮],둘째는 정의[義],셋째는 청렴[廉], 넷째는 수치[恥]를 말한다.

 

禮不逾節,義不自進,廉不蔽惡,恥不從枉。

례부유절,의부자진,렴부폐악,치부종왕。

 

예의는 절제를 넘어서게 하지않고,정의는 혼자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고, 정직함은 자기 잘못을 감추지 않는 것이고 부끄러움은 잘못된 것을 따르지 않는다.

 

故不逾節,則上位安;不自進,則民無巧詐;不蔽惡,則行自全;不從枉,則邪事不生。

고부유절,칙상위안;부자진,칙민무교사;부폐악 ,칙행자전;부종왕,칙사사부생。

 

그래서 절제를 넘어서지 않아야 나라가 안전하고; 제멋대로 밀고 나가지 않아야 백성이 꾸밈과 사기에서 자유롭다; 자기 잘못을 감추지 않아야 행함에 있어서 스스로 완전하다; 삐뚤어진 것을 따르지 않아야 사악한 일이 생기지않는다

 

법가의 韓非子(한비자)는 여러 형태의 義(의)중에서 구체적으로 公義(공의)를 말하고 사의에 대한 반대의 뜻으로 설명하지만 맥락은 관중과 동일하다.즉 동양에서는 정의를 실천적 행동철학으로 보아왔다.

 

私義行則亂,公義行則治,故公私有分。

사의행칙란,공의행칙치,고공사유분。

 

이 사의[私義]가 행해지면 나라는 혼란해질 것이며 공의[公義]가 행해지면 나라는 강대해진다. 그러므로 공사를 명확하게 구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만큼 正義(정의)는 국가의 존망과 직결되어있는 重大事(중대사)다. 우리나라에서 백오십만 부가 팔렸다는 산델(Michael Sandel)의 正義(justice; 정의)라는 책은 골프장이나 주유소의 정의를 말하고 있으니 책의 가치가 의심스러운 것이다.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정의도 국가의 존망과 관계를 말하고 있다 (너희가 네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그러면 모든 것이 네게 주어질 것이다:마태복음 6:33)

 

과연 산델의 正義(정의)나 라울스(John Rawls)의 正義論(Theory of Justice)이 풍전등화의 한국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지 의심스럽다.

 

指鹿爲馬(지록위마)

 

매년 해오는 관습의 하나로 년말이면 그 해를 대표하는 정치상황을 요약하게 표현하는 사자성어(四字成語)가 나온다. 금년(2014)의 사자성어에 교수들은 指鹿爲馬(지록위마)를 선택했다. 이 사자성어가 한국사회를 들썩거리게 했다. 사기(史記)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에 있는 말이다. 내용인즉 秦始皇(진시황)은 죽기 전에 북방을 지키고 있던 長子(장자)扶蘇(부소)를 불러 장례식을 치르게 하라는 詔書(조서)를 남겼다. 조서를 맡고있던 환관 趙高(조고)는 거짓 조서를 꾸며 扶蘇(부소)를 죽이고 후궁소생인 胡亥(호해)를 세워 2세황제로 삼았다. 胡亥(호해)는 사람이 좀모자라서 다루기 쉬웠다.

 

趙高(조고)는 胡亥(호해)를 허수아비로 만들고 경쟁자인 당시 재상이었던 이사(李斯)를 죽이고재상의 자리에 올랐다. 이에 만족하지 못한 趙高(조고)는 황제의 자리를 노렸다. 그러나 막상 擧事(거사)를 도모하려니 조정대신들이 얼마나 자기를 따라줄지 궁금했고 그것을 확인해야만 했다.

 

어느날 조고는 호해에게 사슴한마리를 바치면서 '폐하께 말을 바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호해는 웃으며 '재상은 농담이 심합니다. 사슴을 말이라고 하다니 [指鹿爲馬] 하면서 좌우의 신하들을 둘러보았다.

 

조고는 정색을 하고 나섰다 “이건 분명히 말입니다. 믿지 못하시겠으면 여기있는 대신들에게 물어보십시오.” 호해의 물음에 조고를 두려워 하는 대신들은 말이 맞다고 했고 몇몇은 고개를 숙이고 입을 다물었다. 분명하게 사슴이라고 대답하는 용기있는 신하도 더러 있었다.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한사람에게 죄를 씌워 모두 죽였다. 그러자 조정에는 조고의 뜻에 거스르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게된다. 그렇다고 해서 나라가 조용해진 것은 아니다.

 

진(秦)나라 타도의 반란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그중 항우와 유방(劉邦)의 군사가 도읍 함양(咸陽)을 향해 진격(進擊)해 오자 조고는 호해를 죽이고 부소의 아들 자영(子孀)을 세워 3세황제(皇帝)로 삼았다. 그러나 子孀(자영)은 趙高(조고)를 죽인다.

 

이렇게 터무니 없는 얘기가 한국사회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다. 지금 한국이 秦(진)나라가 멸망하는시기(時期)에 해당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에도 사슴을 사슴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언론이 이명박정권 이후 계속 작업을 해온 결과다. 한국사회에서 누가 사슴을 사슴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정동영의 실천적 행동정치

 

정동영은 아픔이 있는 곳이라면 어데고 언제고 찾아간다.그래서 그는 거리의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소시민의 아픔이란 무엇일까? 맹자는 일찍이 盡心下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民爲貴,社稷次之,君爲輕。」

「민위귀,사직차지,군위경。」

 

제일 귀한 것은 국민이고, 다음은 사직[社稷] 즉 땅과 오곡이고, 왕은 제일 중요하지 않다。

 

한국정치는 백성의 아픔을 모른다. 새누리당은民爲賤(민위천) 즉 백성을 업신여기는 정치를 하고 있다. 반면 정동영의 정치사상은 한마디로 말하면 민귀군경(民貴君輕)사상, 즉 民爲貴君爲輕의 사상이다. 이러한 정치윤리적 행동정책이 없는 나라는 존속할 수 없다. 사람들은 종종 정동영의 색갈을 논한다. 정동영은 진보도 보수도 아니다. 그는 초이념적이고 구태여 정의를 내린다면 관자의 必先富民主義者(필선부민주의자)다. 관자의 治國(치국)편에 나오는 정동영의 정치철학은 이렇다:

 

일반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길은 우선 백성을 부유하게 만드는 것이다. 백성이 부유해야 정치가 쉽다. 백성이 가난하면 나라를 다스리기 어렵다.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백성이 부유하면 마을이 안락하고 가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마을이 안락하고 가정을 중요하게 여기면 백성은 그들의 지도자를 존경하고 죄 짓는 것을 두려워한다. 지도자를 존경하고 죄를 두려워하면 나라를 다스리기가 쉽다. 반대로 백성이 가난해서 마을이 위태롭고 가정의 중요성을 가볍게 여기면 지도자를 짓밟게 되며 법을 어기게 된다. 지도자를 짓밟고 법을 어기면 나라를 다스리기가 어려워진다.그 래서 나라를 잘 다스리면 부유하게되고 어지럽게 다스리면 나라는 가난하다. 그런 이유로 나라를 잘 다스리는 사람은 우선 백성을 부유하게 만들고 그후에 나머지 정치를 한다.

 

[管子 治國: 凡治國之道,必先富民;民富則易治也,民貧則難治也;奚以知其然也?民富則安鄉重家,安鄉重家,則敬上畏罪;敬上畏罪,則易治也;民貧則危鄉輕家;危鄉輕家,則敢陵上犯禁;陵上犯禁,則難治也。故治國常富,而亂國常貧;是以善為國者,必先富民,然後治之。]

 

이것이 정동영의 정치행동철학이다.그래서 그는 대륙경로라는 사단법인을 만들었고 북방정책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참조하기 바란다.

 

[참고기사] 2014년과 정동영의 북방정책(Nordpolitik)

  

지금 불행하게도 지록위마(指鹿爲馬)가 한국사회를 표현하는 적절한 사자성어로 채택 되였다는 것은 한국도 진 나라처럼 시궁창에 빠져 망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국가위기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 국가는 정치지도자가 필요하다. 한국에서는 지금 그런 지도자는 정동영 밖에 없다.

 

왜 꼭 정동영이라야 하는가?한국은 새누리당에 진절머리가 났다.새누리꾼만 아니면 누구라도 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국정에는 국가철학이 있어야 하고 도덕적이라야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이명박/박근혜 집권 7년! 국정원의 선거개입으로 총체적인 부정선거의 무효를 부르짖는 여론은 좀처럼 갈아 안지 않는다.7년이 지난 이 추운 겨울에도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이명박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잇따라 지성인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정가는 안정을 찾지 못하고 국민이 기대했던 야당도 이게 야당인지 여당의 이 중대 인지 의심을 하고 있다.이명박과 박근혜가 저질러 놓은 범죄는 너무 많다.하루속히 옳은 길을 택해야 한다.

 

▲ 2014년은 악몽의 한 해였다. 세월호 침몰, 통진당 해체, 이명박의 상상을 초월한 범죄가 표면으로 올라 오는가 하면 서민들은 빈부의 극심한 차이로 허덕인다.     © 대자보

 

민주당에 몸담고 있던 정동영은 당이 외부의 침략에 의해서 민통당으로 이름이 바뀌고다시 새민년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동안 潛龍(잠룡)으로 표면에 나타나지 않았다.때가 안되었다고 생각하고 기다렸다:

 

潛龍勿用,陽在下也

잠룡물용,양재하야

 

룡이 물밑에서 숨을 죽이고있으니 아직 나타날 때가 아니다.강력한 힘이 아래에 있다는 것을 말한다.

 

飛龍在天,大人造也

비룡재천,대인조야

 

[이제]룡이 하늘을 나르니 위대한 사람이 일어나 大業(대업)을 만들어 成就(성취)할 수 있게된다.(易經象傳)

  

정동영은 야당인 민주당의 진로를 직접 국민으로부터 듣고자 전국적인 경청투어에 나섰다. 그는 가는 곳곳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지금의 민주당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정동영을 두고 한 말이다.정동영은 긴 침묵을 깨고 경청투어에 나섰다.즉 飛龍在天이 시작된 것이다.     © 정동영 홈페이지

 

추악한 사람들이 망쳐놓은 민주당을 없애버리고 새로 만드느냐 아니면 망가진 민주당을 옛 민주당으로 환생시키느냐는 정동영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국민의 의지에 달렸다.

 

국민이 오래 기다려왔던 富民政策부민정책(管子),즉 民爲貴君爲輕민위귀군위경(孟子) 公義行則治공의행칙치(韓非子)를 정동영을 통해서 실천에 옮겨보자. 이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2015년 국민은 뭔가를 기다리고 있다. 변화를 갈망한다.그만큼 정동영의 어깨도 무겁다. 飛龍在天이니大人造也라!

 

2015년 새해 나라는 어지럽겠지만 매 가정마다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지난해의 사자성어가 指鹿爲馬 이었다면 2015년 사자성어는 大人造也로 되기를 바란다.

필자 강성종 박사는 1969~70년 두 차례에 걸쳐 세계적 과학잡지 <네이처>에 논문을 게재한 세계적인 뇌과학자입니다.
현재 뉴욕에서 Biodyne Research Center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우울증과 치매를 치료하는 새로운 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선 보기 드문 진보·좌파 성향의 과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 주요 약력
한국인 최초 세계적 과학잡지 <네이처>에 논문 게재(제1저자-1969,1970년)
전 미국 뉴욕시립대학 마운트 사이나이 의대 교수(1968-94)
전 독일 막스프랑크연구소 교수(1975~78)
전 서울대 AID교수(78-79)
전 중국 천진대학 자문교수(86-94)
전 한효과학기술원 원장(89~95년)
현 뉴욕 Biodyne Research Center 연구소장(치매/우울증)

* 저서
<한국 과학기술 백년대계를 말한다>(라이프사이언스 펴냄)
<당신의 두뇌 안녕하십니까?>(라이프사이언스 펴냄)

* 강성종 박사 블로그 : http://quovadi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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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1/01 [19:3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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