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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해찬·권노갑, '보이지 않는 손' 3인방?
[분석] 공천 말아먹은 '친노·한명숙·486'‥총선 뒤 거센 책임론 후폭풍
 
취재부   기사입력  2012/03/23 [11:53]
 
사상 최악 '내사람 심기·무원칙·편파 공천'(내무편 공천)
 
박영선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지난 21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서 지목한 '보이지 않는 손'이 누구냐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그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21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민주통합당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고, 그 손에 의해서 한명숙 대표가 흔들리고 굉장히 힘들어 했다"며 "486그룹과 이대 동창회는 그냥 겉으로 드러난 결과물이고, 실제로는 정말로 (두 세력 이외에) 다른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 당내 인사도 있을 수 있고 당외 인사도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박 최고위원이 지목한 '보이지 않는 손'이란 이번 민주당 공천 과정에 개입해 '노이사'(친노·이대·486) 위주의 최악의 '내 사람 심기·무원칙·편파 공천'(내무편 공천)을 뒤에서 조종한 인물을 뜻한다. 이와 관련 <경향신문>은 21일자 기사에서 "박 최고위원 발언을 놓고 민주당 안팎에서는 부산을 중심으로 하는 친노와 당내 일부 원로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각종 언론 보도와 실제 공천 결과를 종합해 보면, '보이지 않는 손'의 주인공으로 문재인·이해찬 두 친노세력 좌장과 권노갑 전 의원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한명숙 대표 본인과 486그룹도 공천을 망친 주역으로 책임론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심사점수 9등' 이해영, 친노 비토·밥그릇 싸움에 탈락
 
'보이지 않는 손'으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첫 손가락으로 꼽히고 있는 데는 지난 20일 민주당 비례대표 명단이 발표되면서 급부상했다.
 
이번 민주당 비례대표 신청자는 각 분야의 쟁쟁한 전문가들이 대거 신청하면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였다. 특히 당선권인 20번 이내 배치를 놓고 최고위원회와 비례대표심사위 간에 계파 나눠먹기와 원칙을 놓고 전쟁 같은 격론을 벌이는가 하면, 각 계파별로 자기 식구를 한 명이라도 더 당선권에 진입시키기 위해 온갖 수단과 경로를 통해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정체성과 도덕성을 제1기준으로 삼겠다는 원칙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온통 '친노-한명숙(이대라인)-486' 간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돼버렸다. 당 핵심 관계자는 22일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심사 점수가 높았던 후보들이 최고위에서 하위 순위를 받고, 최고위가 요청한 후보가 심사위에서 제외되는 격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일례로 국내 최고의 FTA 전문가인 이해영 한신대 교수의 경우 면접·심사 점수가 전체 9등이었고, 한미FTA라는 상징성 때문에 최종 막판까지 비례대표심사위와 일부 최고위원들이 반드시 당선권에 배치해야 한다고 강력한 의견을 제시했지만, 결국 친노세력의 비토와 밥그릇 챙기기에 밀려 탈락하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발생했다.
 
그 때문에 이해영 한신대 교수·유종일 KDI 교수·박창근 관동대 교수 등 한미FTA·재벌개혁·4대강 반대의 상징적 인물이자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 전원 탈락하고, 한명숙 대표나 문재인 등 친노세력과 가까운 '쭉정이'급 인사들이 당선권에 대거 배치됐다.
 
문재인측 인사들, 비례대표 당선권 상당수 배치
 
특히 문재인 이사장 측이 밀어올린 인사들이 비례대표 당선권에 상당수 배치됐다.
 
그동안 언론에 전혀 거론되지 않다가 민주당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인 7번에 깜짝 배치된 '배재정' 부산여기자회 회장과 4대강 반대 운동의 선봉장이자 토목분야 권위자인 박창근 관동대 교수를 밀어내고 수질 전문가인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가 낙점된 데는 문재인 이사장 측의 적극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17번에 배치된 김현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아예 문 이사장의 측근이다.
 
6번에 배치된 김용익 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도 노무현 연구재단인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원장'으로 사실상 문재인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때문에 보편적 복지 운동의 선구자인 이상이 제주대 교수가 1차 면접 대상에도 들지 못하고 원천 배제된 데에는, 친노인 김용익 원장을 배려한 사전 정지작업 아니었느냐는 시선도 있다. 또 이상이 교수는 보편적 복지를 주창하면서 정동영 의원과 가까운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친노세력이 원천 배제시킨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당내 다른 대선주자에 비하면, 문재인 이사장의 자기 사람 심기는 해도 너무했다는 평가가 나올 법하다.
 
문 이사장은 비례대표뿐만 아니라 지역구 공천에도 적극 개입해, 한 대표에게 특정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의 공천을 요구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민주당 486 핵심관계자는 지난 9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문 고문이 8일 이해찬 전 총리, 문성근 최고위원 등과 회동을 가진 이후 한 대표를 만나 임 총장 사퇴와 함께 일부 지역구 후보의 공천을 요구했다"며 "문 고문이 공천을 요구한 곳은 이용선(서울 양천을), 권재철(서울 동대문갑), 이치범(고양 덕양을) 후보 등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당의 어른이 당 대표에게 특정 후보의 공천을 요구하는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말들이 많은데 공천이 아니라 사천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고문은 지난 7일에도 한 대표에 전화를 걸어 전날 동대문갑 지역이 권재철 후보와 서양호 후보의 경선지역에서 갑자기 전략공천지역으로 바뀐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왕' 이해찬, X맨 김진표 적극 옹호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손'은 한명숙 대표 위에서 섭정정치를 하며 '상왕' 노릇을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해찬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다. 이 상임고문은 당 안팎으로부터 X맨, 새누리당 도우미로 불리며 거센 퇴출 압박을 받고 있는 김진표 원내대표를 적극 두둔하면서 김 원내대표 공천에 기여하는가 하면, 한 대표에게 임종석 사무총장의 사퇴를 압박해 관철시키기도 했다.
 
이 전 총리의 '김진표 감싸기' 발언을 접한 선대인 세금혁명당 대표는 지난 2월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민주당을 뒤에서 움직이는 실세 이해찬,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며 강력 반발했다. 그는 "이해찬 전 총리가 김진표가 민주당의 개혁과 함께 갈 수 있는 분이라고 감싸는 것 보면 노무현 정부가 왜 민생경제에서 실패했는지 짐작이 될 것"이라며 "이대로 가면 또다시 정권교체는 성공해도 경제권력 교체는 못할 것 같은 우려가 든다"고 개탄했다.
 
그는 3월 2일에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의 말을 빌어 한명숙 대표가 김진표 원내대표를 정리하려 했으나 '상왕' 이해찬 전 총리가 막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이 김진표를 정리하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고 그 자리에서 한명숙 대표도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는데, 나중에 시간 지나니 흐지부지됐고 그 과정에서 어떤 세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며 "지금 이해찬이 친노 부활 밑그림을 그리고 있고, 그 위에 한명숙이 있는데 한명숙은 친노로부터 어른 대접을 받지 못하므로 친노 486을 주변으로 끌어와 양면 전략을 펴고 있는 것 같다"며 문제의 '상왕'이 이해찬 전 총리임을 분명히 했다.
 
권노갑, 대북송금 수사 악연 '유재만' 반대
 
세번째 '보이지 않는 손'으로는 구 민주계의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권 상임고문의 경우는 문재인·이해찬 상임고문의 경우와 달리 공천 전반에 개입했다기 보다는 자신과 '특별한 악연'(2003년 대북 송금사건 특검과 대검 중수2과장 시절 현대비자금 수사 때 권 상임고문을 기소한 검사)이 있는 유재만 변호사의 영입과 공천에 반발한 것이다. 권 고문은 2월 15일 유 변호사의 영입 장면을 TV로 보다가 "저게 뭐냐"며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권 고문은 유 변호사 영입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영선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기까지 했다.
 
그러나 문재인·이해찬·권노갑의 '보이지 않는 손 3인방'에게만 이번 민주당 '내무편 공천'의 주역이라고 비판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원칙과 기준에 따른 공천이 되도록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당 대표가 배후세력의 입김에 이리저리 휘둘려 죽도 밥도 아닌 상황으로 끌려다닌 한명숙 대표의 무능과 자기 사람 챙기기 노욕, 그리고 이런 한 대표를 뒷받침하고 있는 임종석 사무총장,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 백원우 공천심사위원회 간사 등 이른바 '기득권화된 486' 또한 사상 최악의 공천 결과를 만들어낸 주범들이 아닐 수 없다.
 
새누리당 "필요할 때마다 자충수 적시타, 한명숙 고마워"
 
<한겨레신문>은 23일자 톱으로 "필요할 때마다 야권이 적시타…한명숙 고마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한명숙 지도부의 공천 실패를 강력 비판했다. 특히 기사의 다음 대목은 한명숙 지도부의 공천 난맥상을 겨냥한 조롱에 가까웠다.
 
『새누리당은 최근 야권의 잇따른 ‘사고’들이 정권 심판론의 위력을 떨어뜨릴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야권은 최근의 자충수 때문에 정권 심판론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안에서는 야권 난맥상을 두고 “어쩌면 우리가 꼭 필요할 때마다 야권이 적시타를 쳐주는지… 정말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고마울 따름”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때 200석에 가까운 총선 압승을 내다보며 잘나가던 당을 불과 두 달 만에 처참한 지경으로 말아먹다시피 한 한명숙·친노 체제는 이번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총선 후 당 안팎으로부터 거센 책임론과 후폭풍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총선 전망이 계속 어두워질 경우엔 선거 도중에라도 한명숙 지도부는 대국민 사과와 비례대표 및 최고위원 사퇴 등 중대한 선택을 해야 할 처지로 내몰릴 수도 있다. 총선 결과마저 실패로 규정될 경우엔 야권의 대선지형까지 뒤흔들 중대 변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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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3/23 [11:5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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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13 [23:44] 수정 | 삭제
  •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줏대없이 이리저리 흔들린 한명숙과 상왕놀이를 하신 이해찬,문재인,권노갑...정말 실망스럽네요.문재인고문은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큽니다. 찍어드린 제 손이 부끄럽네요.
  • 와이라 2012/03/25 [15:09] 수정 | 삭제
  • 진짜 열받는다...역사의 죄인이 될것이다.
    정권교체와 민주주의와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이렇게 자신의 세력과 이익을 위해서...개인적인 원한으로...뒤집어서 엉터리공천으로 만들어 다 망쳤다면...
    아주 대역죄인이다.
  • 고니 2012/03/24 [23:16] 수정 | 삭제
  • 현제이루워진 일들은아쉽다못해,개탄스럽다그래도국민은민주당을 믿었다,박의원보이지않는손이 끔직하다,역사에죄지은걸알아야한다, 나쁜사람들,민주당을떠나고싶다,유시민만없다면진짜민주당을접고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