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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노무현, 우리들의 행복했던 시간
[추모] 민주주의 위기 앞에서 노무현이 세우고자 했던 가치 되새긴 시간
 
이유현
지난 5월 23일 고향 봉하마을 부엉이바위에 몸을 날려 비극적 생을 마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29일 경복궁 앞뜰과 서울광장에서 엄숙히 거행됐다. 이제 그는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왔다.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이후 지난 1주일, 봉하마을을 위시 전국적 추모열기는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 방송과 신문,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그의 생애를 재조명 하면서 인간 노무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고인에 대해 악의적이라 할 수 있는 유력 보수신문인 이른바 조중동도 국민의 추모열기를 옮기기에 바뻤으며, 방송은 하루종일 봉하마을과 대한문 분향소를 중계하기에 분주했다. 고인과 가장 친화적인 인터넷 또한 고인의 생애를 재조명하면서 그가 이루고자 했던 정치역정을 전방위적으로 전달하고 있었다.
 
언론은 이런 지난 1주일 간의 추모열기를 여러 가지 각도로 분석했다, 현 정권에 대한 실망과 분노, 서민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 '바보 대통령'으로 불릴만큼 원칙과 소신의 정치역정 등등. 인간 노무현 63년의 인생역정을 1주일에 다 풀어낼 수는 없었지만, 글과 영상으로 전달된 감동의 물결은 지난 대선 이후, 황폐해진 시민의 마음을 위로하기에는 충분했던 것이다.
 
신문과 방송, 그리고 인터넷은 세세한 것 까지 다 끄집어내면서 경쟁적으로 노 전 대통령을 재조명하기에 급급했다. 우리는 노무현을 그렇게 몰랐는가? 
 
1주일 간의 추모열기를 보면 지난 2002년 12월 17일 대선을 떠올리게 된다. 대선 막판 후보단일화에 몰리고 대선 직전 정몽준 후보의 지지철회 속 천신만고 끝에 대통령 당선된 이후 언론의 각광을 받았던 그때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한치도 다르지 않았다.
 
당시 언론은 앞다투어 노무현 당선자에 대한 조명에 급급했다.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인터넷 대통령의 등장이라며 외국에서도 한국의 대선결과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그러나 거기까지 였다.
 
대선에서 패배한 한나라당과 지역이기주의 기득권을 포기못한 구 민주당, 조중동을 위시한 기득권 세력은 탄핵이라는 '의회쿠데타'로 노무현을 무력화시켰다. 그 자신 대북송금 특검 수용, 영남중심 열린우리당 창당이라는 한계를 드러냈지만, 수구기득권층의 탄핵에 몰린 노무현을 구한 것은 탄핵논리의 부당성과 함께 시민들의 자발적 정치참여에 의한 것이었고, 그만큼 서민 대통령인 노무현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노무현은 기사회생했고, 탄핵세력은 총선에서 심판을 받았다. 노무현의 열린우리당은 총선에서 압승, 국회에서 다수당이 됐고, 의회 권력까지 차지했다. 그러나 노무현은 국민이 준 권력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노무현 5년에 대한 공과는 잠시 접어두자. 아무리 영남을 기반으로 한 한나라당의 집요한 물어뜯기와 조중동의 악의가 있었다 한들 그는 국민이 절대적 신임으로 안겨준 권력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면서 그의 원칙과 소신은 허물어져 갔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은 어쩌면 노무현식 개혁정치의 한계와 피로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지난 1주일, 마치 5년 전으로 되돌아간 추모기간에서 다시 생생히 드러난 것은 정치인 노무현 뿐 아니라 인간 노무현의 꿈과 이상, 그리고 대한민국 서민들의 희망이었다.
 
추모기간 내내 들려진 것은 원칙과 소신, 국민과의 소통, 그리고 낮게 다가설려고 했던 진솔한 한 남자의 모습이었다. 여기에는 명박산성을 쌓아 국민을 외면한 이명박 정부도, 용산참사 등 서민의 피눈물을 흘리게 한 한나라당도, 어떡하든지 간에 교묘한 편집을 통해 왜곡과 부정적으로 전달했던 조중동도 없었다. 모처럼 언론이 극히 기본적인 역할을 한 1주일 간, 우리는 지난 5년 간 잊어버린 가치들을 다시 보게 된 것이다.
 
그 가치는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 지역주의 타파 등 정치적 레토릭이 아니었다. 이명박 시대, 우리가 주인인 광장에서 쫒겨나고 우리가 알아야 사실은 은폐되고, 우리의 삶이 피폐해지는 상황에서 노무현이 전한 메시지는 간단했다.
 
"보통사람이 대우받고 잘사는,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자"인 것이다. 이명박 시대라 이 말은 더욱 깊고 넓은 울림이 되어 퍼져 나갔던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 한 이후 가장 많이 나온 말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였다. 노 전 대통령의 한계는 개인이 한계보다는 지지자들의 몫이기도 한 것이었다.
 
이제 인간 노무현은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왔다. 남아 있는 자들의 몫은 분명하다. 그나마 노 전 대통령이 지키고자 했던, 이루고자 했던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5년 만에 다시 살아난 노무현의 정신, 지난 1주일 추모기간은 패배의식 속에서 어쩌면 우리가 잊고 외면하려 했던 소중한 가치들을 일깨워주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우리들의 행복했던 시간은 지나가고 있다. 우리가 또 다른 눈물을 흘리지 않을려면 바로 이때부터 움직여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노무현 대통령의 명복을 빈다.    


기사입력: 2009/05/29 [15:01]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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