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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단일화 불씨' 살아나나, "제2방안 대환영"
강기갑-노회찬, '민노총 조합원 여론조사 반영' 찬성…'협상난항'엔 대립각
 
취재부   기사입력  2009/04/20 [11:24]
거듭된 난항 속에 '실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4.29 재보선' 울산 북구의 후보단일화 문제와 관련,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와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20일 단일화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의 최종 승부수를 던졌다.
 
특히 지난 주말 노회찬 대표가 제안한 '제2의 후보 단일화 방안'에 대해 강기갑 대표가 '찬성' 입장을 밝힘에 따라, 꺼져가던 '후보단일화' 가능성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여부에 진보진영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노회찬 대표 "민주노총 조합원 여론조사 반영"에 강기갑 "대환영" 
 
강 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민주노총 조합원의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자'는 노 대표의 제안과 관련, "조합원 총투표 만큼, 효과나 노동자 중심성을 발휘할 순 없겠지만 차선책으로서는 대환영"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당관계자가 구체적 방법들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며 "문제는 이렇게 합의하더라도, 상황과 유불리에 따라서 안 지켜지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결국 이번에는 '마지막이다'라는 각오와 결의를 가져야 한다"고 단일화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노 대표는 17일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가 '조합원 총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히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 조합원 50%와 비정규직 근로자 25%, 지역주민 25%의 비율로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는 '제2의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노 대표 역시 이날 같은 방송에 출연, 강 대표가 찬성 입장을 밝힌데 대해 "그렇다면 저는 대환영"이라고 동의를 표시했다. 또 "이 실천은 여론조사 기관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당이 합의만 한다면 실행되는 데는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전망했다.
 
노 대표는 "어느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를 할 것인가는 합의가 되었기 때문에 거기다 의뢰를 하면 실행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협상 실패 놓고선 갈등의 골 확인...강기갑 "회의감 든다"
 
선거 운동 이전 부터 '이명박 정부 심판론'을 내세운 양당이 이처럼 후보단일화에 대한 의지 만큼은 이견이 없었으나, 그간 협상을 놓고 난항이 거듭됐던 상황에 대해선 서로에게 책임이 있다고 밝히는 등 미묘한 대립각이 형성되기도 했다.
 
강 대표는 "단일화에 대해 양당대표가 합의를 했는데, 이것이 두 차례나 지켜지질 않았다"며 "물론 '내 탓 네 탓'을 할 수 있지만 결국 민주노총 총투표가 무산된데 대해서 저희들은 상당히 황당스럽고 분개까지 하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특히 강 대표는 '민주노총 내에서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총투표 무산을 야기했다'는 민주노동당 일각의 의혹 제기에 대해 사실상 기정사실화하는 주장을 펼쳤다.
 
강 대표는 "저희들이 들은바, 제가 들은 바로는 '그런 단체가 거의 강하게 반대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회의감을 많이 가지고 또 많은 상처를 입은 것도 사실"이라고 진보신당을 향해 우회적 비판을 가했다.
 
강 대표는 "단일화 문제는 단순하게 '울산 북구에서 한 사람의 진보진영 국회의원을 당선시켜서 국회로 진출시키느냐'는 것 이전에 더 큰 의미와 가치가 있다"며 "이 실정으로 MB정권을 심판하라는 국민적 염원과 요구가 담겨져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일화가 노동자들의 적극성을 끌어내는 방식을 취해야 된다라고 했지만, 이것이 결국은 무산됐기 때문에 그 정신을 살려서 최선이 아니면 차선책이라도 꼭 단일화를 해야 된다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회찬 "망치 찾는데 시간 보내다가, 못 못박는 상황 맞을 수도"
 
노회찬 대표는 그러나 '합의해도 자꾸 깨진다'는 강 대표 발언에 대해 "그건 저희들이야 말로 유감스럽다"고 역공의 자세를 취한 뒤, "사실은 이른바 민주노총 총투표에서 90% 이상을 점하고 있는 게 현대자동차"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 현대자동차에서 14일 날 투표하자, 그리고 15일까지 후보단일화가 안 되면 자기들은 총투표를 안하겠다고 공문까지 보내고 선언을 했다"며 "당사자들이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제동을 걸고 민주노동당도 그에 대해서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일주일 연기하자고 한 것"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그는 '진보신당 지지자 무산' 의혹과 관련, "그 부분은 잘못 알려진 부분"이라며 "15일 후보등록 마감일 전까지 총투표를 하자고 당사자들이 제안을 했는데도, 당사자가 아닌 울산본부가 반대하고 민주노동당도 소극적으로 임하면서 현대자동차가 15일 이후는 총투표가 없다는 방침을 일관되게 견지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현대자동차 노조가 진보신당과 가까운 상황은 아니다"라며 "제가 볼 땐 시간을 좀 늘려가지고 여론조사의 지지도를 만회하려는 그런 유불리에 대한 계산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자충수를 둔 셈이 돼 버렸다"고 잘라 말했다.
 
노 대표는 "어찌 보면 망치 찾다가 시간을 다 보내고 못을 못 박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며 "각 당의 유불리를 따질 수 밖에 없긴 하지만, 소탐대실의 상황을 맞을 수 있는 우려가 상당히 크다"고 조속한 후보단일화를 촉구했다.
 
조승수 후보도 제3기구 구성 제안, 민노당 입장 표명에 이목 집중
 
한편 조승수 후보는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단일화를 위한 제3기구 구성을 제안, "진보진영 후보단일화를 염원하는 시민사회 진영 중 양당이 추천하는 인사 각 1명과 양당이 동의하는 중립적 인사 1명 등 총 3명으로 구성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단일화 시기 및 방법과 관련 양당이 합의를 위해 노력했음에도 계속 이견이 생겨 합의가 여의치 않을 경우 이 기구를 통해 모든 안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이날 울산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후보단일화 문제 등을 논의, 이날 중으로 김창현 후보 측이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도 이날 방송에서 "최선의 단일화 방안이 무산됐다고 해서 포기할 것인가 차선의 방안을 찾아서라도 해야 된다 하고 지금 논의를 하고 있다"며 "오늘 10시 반에 저희들의 입장이 선대본에서 나갈 예정으로 돼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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