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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는 제2의 박종철 군 사망사건"
민주 '특검 도입' 거듭 촉구, 한나라 "검찰 모욕"…2월 임시국회 '전쟁' 예고
 
이석주   기사입력  2009/01/28 [11:01]
▲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한 사퇴요구가 거듭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용산참사의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놓고 여야가 2월 임시국회에서 뜨거운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 CBS노컷뉴스
 
사고 발발 1주일을 넘긴 '용산 철거민 참사'가 다음달 2일부터 시작되는 2월 임시국회를 닷새 앞두고,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현 정부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공권력의 살인'으로 규정,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한 즉각 파면, 나아가 2월 임시국회에서의 특검 도입과 국정조사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청장의 거취가 '유임'쪽으로 가는 듯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건이 축소·은폐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특검을 통해 공정 수사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2월 임시국회에서의 'MB악법' 처리와 맞물리면서, 용산 참사의 원인과 이에 따른 김 청장의 사퇴 문제를 놓고 여야간 치열한 공방을 예상케 하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특검도입과 국정조사와 같은 민주당 측 요구를 일축하는 동시, 김석기 청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사실상 '경질'에 반대입장을 분명히했다.
 
■ 민주, 국정조사-특검 도입 거듭 강조…"검찰수사 편파적, 국민 신뢰 못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만약 지금처럼 검찰 수사가 편파적이고, 공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계속된다면 특검을 추진할 수 밖에 없다"고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력한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유임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다면 용산 참사를 둘러싼 증거가 조작될 가능성이 충분하고, 결국 철거민과 희생자들을 '피의자'로 만드는 상황으로 종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정 대표는 '용산 참사'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 "검찰 수사가 공정하지 않다고 보는 국민이 압도적"이라며 "대통령의 눈치를 보며 김 서울청장을 소환하지 않는 검찰로는 제대로 진상을 규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8일 용산참사와 관련한 특검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 CBS노컷뉴스

이와 함께 "과거 박종철 사건 당시 은폐 조작하다 문제가 되었다. 그런 부분 다시 되풀이된다면 절대 안 된다" 며 "검찰 특검 도입 없이 국민 신뢰하는 결과 나오게 제대로 하라"고 검찰의 공정수사를 촉구했다.
 
■ 박주선, 개인명의 보도자료 통해 "용산참사는 제2의 박종철 군 사건"
 
박주선 최고위원도 28일 오전 '설날 연휴 이후, 현 시국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 "'용산 참사'가 1987년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발표한 박종철 군 사건처리와 무엇이 다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다.
 
박 최고위원은 "참사 1주일이 지났는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있다. 책임자를 문책하기는 커녕 피해자만 구속시키고 말았다"며 "시민들은 무고한 시민이 희생돼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정부에 절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명박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으로 인해 정국은 살얼음판의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책임자의 파면·구속, 내각 전면 교체와 비상거국내각 구성, MB악법의 국회 재상정 포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 한나라당, 민주 주장 일축…"국정조사 요구는 검찰제도에 대한 모욕"
 
하지만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국정 조사는 수사기관보다 앞서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의 주장은 검찰이 중립적이지 않다는 이야기이자, 검찰제도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대입장을 분명히했다.
 
▲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그러나 민주당의 특검 요구와 김 청장에 대한 사퇴 촉구를 사실상 일축했다.     © CBS노컷뉴스

박 대표는 이어 "국정조사는 정책이나 법안 등 정치적인 사건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견해를 모으는 것이다. 일반 범죄사건의 조사 방법으로써는 적합하지 못하다"며 "현재 열심히 조사하고 있는 검찰이 (용산 참사의) 책임소재를 가려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박 대표는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거취문제와 관련, "(설 민심은) 역시 경제살리기였다. 용산 참사는 큰 화제가 되지 못했다"며 사실상 경질설을 일축했다.
 
■ 홍준표, 김석기 경칠 재차 강조…"조직의 수장이라면 관리책임 져야"
 
홍준표 원내대표도 서울방송 라디오 <김민전의 SBS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당당하게 수사해서 야당의 특검 요구나 국정조사 요구가 없도록 해 줬으면 한다"며 "(특검과 국정조사는) 수사결과가 나오고 난 뒤에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홍 원내대표는 김석기 청장에 대해선 "한 조직의 수장이고 리더라면 발생한 결과에 대한 관리책임을 져야 한다"며 박희태 대표와의 입장차를 확연히 드러냈다.
 
안경률 사무총장도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민경욱입니다>에 출연, "아직까지 확실한 참사의 원인이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며 김 청장 거취 문제에 한발 물러선 듯한 입장을 내보였다.
 
그는 민주당 측 주장에 대해선 "특검과 국정조사 요구는 정치적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국회가 (용산 참사 진실규명에) 올인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사실상의 반대입장을 밝혔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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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1/28 [11:0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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