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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29일 총선 부정시위로 비상사태
[국제동향] 집권 인민혁명당 당사 불타, 민주당 지지자들 사흘째 도심시위
 
최방식   기사입력  2008/07/02 [15:28]
몽골이 29일 치러진 총선 부정시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AFP통신이 2일 몽골 국영텔레비전 뉴스를 인용 보도했다.

몽골의 엥크바야르 대통령은 부정선거 시위가 확산되자 현지시각으로 1일 오후 11시 30분부터 총 4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비상사태 기간 밤 10시 이후 통금을 실시하며, 이 시간 이후로는 허가증을 갖지 않고 통행하는 자는 누구든 체포한다고 밝혔다.

국영 텔레비전 방송은 이날 보도에서, 도심 어디서든 집회는 금지되며 언론활동 역시 국영텔레비전과 주 공영미디어를 제외하고 모두 금지된다고 언급했다.

▲시위로 일부가 불탄 것으로 알려진 울란바타르 도심 문화시설.     © 최방식
 
이번에 발효된 긴급사태는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수천명의 시위대가 부정선거를 외치며 도심 집회를 열자 발효됐다. 시위 진압을 위해 경찰은 고무총으로 무장한 상태라고 목격자는 전했다.
 
엥크바야르 대통령 ‘4일 계엄령’
 
울란바타르 도심에 청사가 있는 여당인 몽골인민혁명당 본부는 시위대의 공격으로 일부가 불탔으며 파손됐다고 통신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야당인 민주당을 지지하는 자들로 보이는 6천여명의 시위대는 인민혁명당이 29일 선거를 이기려고 갖은 술수를 다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

2일 밤 시위는 수도 울란바타르 외곽으로 확산됐다. 시위대는 이날 집회 중 경찰에 붙들린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몇 개 경찰서를 공격하기도 했다.

2일 현재까지 정황을 종합해보면, 국가 예술품이 보관돼 있고 영화관과 극장이 들어서 있는 문화궁전 일부가 불에 탔으며 시위 역시 지속되고 있다.

이번 시위로 30여명 이상의 경찰과 25명 이상의 시위자가 부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 입원중이라고 국영텔레비전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몽골은 사회주의 통치에서 다수당 체제로 이전한지 20년이 채 안된 나라. 260만명의 인구로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자리한 이 나라의 정치는 이제 막 깨어나고 있는 상태. 하지만 이번 같은 소요는 드문 경우다.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고 있는 엥크바야르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 바야르 총리를 포함해 모든 정당 대표가 참여하는 비상안보회담을 소집했다.
 
여야 공방, 선관위 결과발표 미뤄

 
안보회담에서 집권 인민혁명당 소속의 바야르 총리는 시위대와 그들의 배후격인 민주당을 비난하며 폭력시위 중단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항해 민주당의 엘벡도르즈 대표는 이번 시위와 여당 방화가 인민혁명당의 부정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몽골 역사에 시커먼 움직임”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인민혁명당은 76석의 의석을 결정짓는 이번 총선에서 45석을 확보, 승리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1석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선관위는 아직 공식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인민혁명당은 1921년 중국에서 독립한 몽골을 1996년까지 통치해왔다. 96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이겼기 때문이다. 2004년에는 양당이 비슷한 표를 얻어 연정이 불가피했다. 총리가 3번이나 갈리기도 했다.

이런 여야의 정치적 불안정은 경제개혁과 외국인투자를 얼어붙게 했다. 하지만 구리와 금 생산 호조로 몽골의 작년 경제성장률은 9.9%에 이르렀다.
*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인터넷저널> (www.injournal.net) 편집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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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7/02 [15:2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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