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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지 않은 민노당의 해산을 바라며
[김수민의 호모폴리티쿠스] 완벽히 패배했지만 세가지의 꿈 남아 있다
 
숨인씨   기사입력  2008/01/01 [17:58]
이번 대선의 최대 피해자는 노무현 대통령인가? 그렇지 않다. 나는 이번 선거가 정부 평가에 무게를 실은 ‘회고선거’라는 규정에 선뜻 동의하지 못한다.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심판하기보다는 정리하려고 했던 것 같고, 야권의 수장으로 정권에 대항해 왔던 박근혜보다는 (뒤틀린) 미래지향을 가진 이명박을 선호했다. 노무현은 전임자들처럼 경제환란이나 비리스캔들을 말년에 맞이하지도 않았고, 지지도는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상승했다. 대통령연임이 보장되는 체제에서 그가 재출마해 이명박과 맞붙었다면? 아마 정동영처럼 참패하지는 않았을 성 싶고, 잘하면 신승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5년동안의 대통령직 수행 경험을 허투루 볼 일이 아니거니와 이명박의 정치기술은 노무현을 잡기엔 족탈불급이다.
 
  이명박 당선자는 애초 약속했던 과세표준 1억원 이상 기업의 법인세 인하를 보류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가 권위주의와 금권정치를 청산했다며 찬사를 보냈고, 그러한 시각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의 기조에도 반영되고 있다. 대통령과 당선자의 청와대 회동에는 화기가 돌았다. 노무현으로서는 꽃놀이패를 쥔 셈이다.  신임 대통령은 전임자를 마냥 밟고 올라가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퇴임자는 묵묵히 한가한 노후를 보내면 그만이다. 나아가 후임자의 국정이 파탄나기라도 하면 그는 즉시 재조명될 것이다.
 
  정작 패배의 아픔은 노무현이 아닌...
 
  그럼 최고의 패자는 정동영이나 대통합민주신당의 당권파일까? 참여정부는 정동영 후보에게 양날의 칼이었지만, 정 후보는 ‘잘한 건 잇고, 못한 건 끊겠다’라는 상식적인 담론으로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지론을 펴봐야 지난 5년간 정동영의 행적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실정의 책임을 짊어지는 척하더니 얼마 안 지나 은근슬쩍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결과는 ‘잘한 건 끊고, 못한 건 잇는’ 이명박의 승리였다. 그럼에도 정동영 쪽에게는 기회가 남아 있고, 그것은 한국정치의 악화일로와도 엮여 있다. 이명박에 대항하는 대중정치인이 부상하지 않을 때, 그러니까 신야권이 계속해서 정동영, 손학규, 김한길 같은 사람의 수중에서 놀아날 때, 여야는 노회한 정치인들만을 대표자로 내세우거나 혹은 그들간의 협잡으로 내각제 개헌 같은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
 
  이명박 정권이 몰락해봤자 반사이득이 노무현 잔당이나 이회창 신당에게 돌아가리라는 불길한 예감은 최대 패자가 이번 대선을 맥없이 흘려보낼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라는 결론에 닿게 된다. 내가 당장 떠올린 사람은 회계사 윤종훈이다. 민주노동당을 떠나 천정배 캠프로 간 이후 그의 소식이 뜸하다. 범여권 경선을 모바일투표로 치르자고 주장하면서 잠깐 등장하기는 했다. 하기야 그렇게 경선을 진행했다면 대중성은 떨어지면서 오로지 내부 조직만 다져놓은 이를 범여권이 후보로 내지는 않게 됐을 터이고, 득표율도 조금은 더 높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윤 회계사 같은 사람이 거기서 얼마나 자신의 뜻을 이룰 수 있었을까. 그건 민주노동당에서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말이다.
 
  재작년 초여름, 유월항쟁 19주년을 맞아 그를 학교로 초청하였을 때, 윤종훈은 사회양극화를 방기한 민주화세력의 오만을 비판하며, 마치 샤워 한 번하듯 국가보안법폐지 등의 구호를 외치는 일에만 익숙해져 있다고 꼬집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이고 열린우리당이고 '헤쳐모여'를 한 후 사민주의를 지향하는 국회의원 20여명을 가진 정당이 10년동안 싸울 각오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뒤풀이 자리, 누군가의 입에서 “탈당하셨는데”라는 헛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부유세 입법안이 최고위원들의 반대로 꺾인 데 항의하여 당직을 사퇴했던 그는 그때도 "나 아직 당원이야!"였다. 그는 촉박하고 절실해 보였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굼떴다. 창조한국미래구상도 대통합민주신당도.
 
  다음으로 생각나는 이는 정태인이다. 너무 빼어난 사람을 사랑하면 불행해진다며 <씨네21>에 마지막 칼럼을 남기고 참여정부에 합류한 정태인은 한미FTA광풍과 싸우다 허세욱 열사의 생전 권유를 받아들여 민주노동당에 들어갔다. 한미FTA 반대여론은 30~50퍼센트를 오갔으나, 민주노동당의 대선 득표율은 그 1할 수준이었다. 또 최장집의 경우는 어떠한가? 진보적 자유주의자에서 토착적 사민주의자로의 변화를 훌륭히 보여줬던 이 정치학자의 시선을 여권과 진보진영은 좀처럼 따라잡지 못했다.
 
  패자의 목록에는 고종석도 빠질 수 없다. 그는 참여정부 원년 때부터 노 정권의 억약부강을 비판하면서 자세를 조금도 굽히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탄핵과 남북정상회담 정도를 제하면 노 정권은 옛 지지자들에게 두둔하거나 옹호할 기회를 좀처럼 주지 않았으니까. 그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김종철 후보를 찍지 않은 자신을 책망”하며 대선에서는 민주노동당에 희망을 걸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통일근본주의와 세 번째 출마한 대통령 후보로 답변했다. 
 
  대통령선거 당일 밤, 고종석은 <한국일보> 인터넷판에 “민주노동당, 시간이 없다”는 글을 걸었다. 그런가 하면 민주노동당 당원인 홍세화는 종북세력과 결별해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할 것을 주문했다. 당의 이론가로 첫손가락에 꼽힐 만한 이재영도, 발랄한 반파쇼투사 진중권도, 그 둘을 한국사회의 희망이라고 일컬었던 우석훈도 분당을 촉구하고 있다. <연대투쟁가>의 한 소절을 흉내내자면 “너희에겐 요직과 당권이 있고 무뇌집단 조직과 종파있지만”, 이들은 정당정치적으로 거의 ‘Nothing to Lose'에 가깝다.
 
  아니, 가장 불쌍한 건 그들이 아니다. 한평생 빈곤과 위험사회에 지쳐 있다 원인이 보수정치에 있음을 알고 민주노동당에 지지와 연대의식을 보냈던 이들 중, 그 당의 주류가 북조선의 핵실험을 감싸고 민주노총 상층 활동가에 휘둘린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실망하지 않고 단결에 응할 분들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들이 “민주노동당 너마저!”를 외칠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그들이 그 다음에 선택할 대안과 정치세력의 여부인 것이다.
 
   나의 꿈은 새로운 정당과 '서민의 집' 짓기
 
  직업 정치인이나 활동가는 아니지만 시민으로서 나는 세가지 정치적 꿈을 갖고 있다. 첫 번째는 진정하고 진화된 진보정당이 건설되어 내가 죽은 뒤에라도 고놈이 스웨덴 사민당이나 프랑스 사회당 수준의 수권정당이 되는 것이다. 둘째는 그 당이 외곽에, 지역별 당원협의회의 주도로 (기존 ‘지구당’의 비효율성과 폐쇄성을 타개하고) 비정규노동자모임, 영세업자조합, 민생상담소, 교육·문화센터를 아우르는 ‘서민의 집’을 짓는 것이다. 셋째는 내가 일터에서 떨려나거나 나이가 들었을 때, 소년시절 들쳐봤던 월간지 <사회평론-길>을 복간하거나 고향(경북 구미)에서 진보적인 지역신문을 발행하는 것이다.
 
  벌써 1년이 지난 일이다. 나는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을 기원했던 한 사람으로서, 비록 무명논객이지만 2007년 대선에서 개혁을 배신한 노무현을 응징한 뒤 정치칼럼 쓰기를 마감하겠다고, 바로 이 매체에서 다짐하였다. 진보정당의 승리가 제일의 목표지만, 안 되면 한나라당이 승리하더라도 노무현을 응징하겠다는 속내였다. 그러나 역시 이 매체에서 내가 표현했던 바, 이명박은 노무현 곱빼기이고(박근혜나 이회창이 대통령이 됐다면, 차라리 절반의 복수라도 이뤘을 것을!), 따라서 나는 완벽하게 패배하였다.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을 찍었고 이후로는 민주노동당을 희망으로 삼았던, 그러니까 또 하나의 패배자인 이재현은 2006년 벽두에 이렇게 말했었다.

“좌파와 달리 좌빠의 좋은 점은, 세계의 칼에 베여도 결코 죽지 않는다는 거다. 세계는 나를 바꾸지도 못하고 심지어 세계는 나를 해석하지도 못한다. 내 쪽이야말로 흐르는 강이므로 세계는 같은 나를 두 번 건널 수 없다는 식이다. 이거야말로 환멸과 상처를 십 수년 이상 견디고서 얻은 나름의 지론이다.”

나도, 아직 세계의 칼에 베여 죽지 않았다. 내가 스스로에게 건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예전의 언약을 철회하더라도 그것은 매한가지일 것이다. 나는 흐르는 강이므로 내 자신을 두 번 건널 수 없다. 강은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
* 글쓴이는 경북 구미시 시의회 의원(무소속)입니다.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영남지역 최연소(27세) 기초의원에 당선돼 현재 시의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2002년 <대자보> 필진으로 참여한 이래 다년간 정치칼럼 등을 연재해 왔으며,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대자보> 독자들과 만납니다.
기초의원으로서 풀뿌리 정치 현장에서의 경험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블로그 : http://kimsoomi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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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1/01 [17:5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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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민 2008/01/18 [20:36] 수정 | 삭제
  • 걍 지나가세요. ^^
  • 민주의 촛불 2008/01/12 [20:13] 수정 | 삭제
  • 난 투표 '촐랑거리기 이해'한것도 아니고 잘난척하려고 한것 아닙니다.
    뭔가 대단히 오해하시네요 ^^
    나쁜건 뿌리뽑아야하지요. 위에 말했자나요 '물론 고치고 줄여나가는 행동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뿌리뽑아야하지요'
    고치고 줄여나가는 행동 해야하지요. 하지만 근본적으로 뿌리뽑아야한단건 맞습니다.
    역사와 현실을 더 치열하게 고민해보세요.
    정태인같은분 그래도 난 긍정적으로 바라봅니다.
    회의할줄아는 자세 물론 갖춰야하지요.
    그런데 새롭게 이룰 진보정당이라.. 괜히 보수에 있던이들중 개혁적인 이들 앞세우고 민주노동당의 노회찬,심상정을 끼워맞추고 여기에 주대환,진중권같은 문제있는 인사들 배치하는 오히려 후퇴된 그런 진보정당은 생길 필요 없습니다.

  • 김수민 2008/01/08 [18:02] 수정 | 삭제
  • 1. 노무현 당선 기원한 거 어리석은 거 맞습니다. 근데 그거 기원 안 했다고 안 어리석은 건 아니죠. 누가 투표는 나중에 촐랑거리기 위해서 하는 거 아닙니다. 자기가 찍은 쪽이 잘했다고 할지라도요.

    2. 나쁜 걸 송두리째 뿌리뽑겠다는 심보는 진보는커녕 보수도 못 이룹니다. 세상사가 그리 단순하지가 않지요. 이를 위해 동서양은 공동으로 친절하게 속담을 준비해놓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빈대 잡다 초가삼간 다 태울 수도 있다고들 하며, 서양에는 목욕 물 버리다가 애까지 버리리? 하는 말이 있습니다.

    3. 잘난척하려다 보면 하나마나한 말이 나오지요. 이명박은 노무현 후계자고, 박근혜 이회창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님의 가치관으로는 전부가 전부에게 후계자 정도가 될 듯 싶은데요. 절반의 복수란 수구세력이 정권을 잡더라도 노무현 물먹이겠다는 겁니다. 복수가 우습게 보이시나요? 세상사 편한 사람들이야 복수할 상대도 없긴 합니다만.

    4. 열린우리당 쪽에서 사민주의적 지향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전혀 없지는 않다고 봅니다. 단적으로 이미 탈당한 임종인 의원 같은 분도 있었구요. 윤종훈 씨 강연회 이전에 정태인 씨는 현 정부와 손을 끊었고 나중에는 진보정당으로 가게 됩니다. 핵심적인 건 반민주연합이라는 구태의연한 명분을 가진 열우당이나 운동권연합인 민주노동당이나 헤쳐모여해야 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당시의 열우당을 말하기보다는 새롭게 형성될 사민주의적 성향 또는 당적의 국회의원을 윤종훈 선생이 이야기한 것이지요.

    5. 새로운 보수, 실용주의가 이겼다는 건 택도 없는 소리란 걸 제가 더 잘 알 것 같군요. 이건 수구도 아니고 거의 '반정치'가 되겠습니다. 시간 있으면 미국의 '마이클 블룸버그' 사례도 보시기 바랍니다. 이자가 잘될지 안될지는 알 수 없지만, 미국 수준의 정당정치마저 붕괴하는지의 여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한나라당과 범여권 사이엔 샛강이 흐르지만 이제는 민주노동당과 범여권 사이에도 샛강이 흐르는 것 같습니다. 샛강이 아니라 대운하가 흘러도 소용 없지요. 이제는 그러한 단순한 비유로는 유권자는 물론이고 자기편도 설득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모든 걸 회의할 줄 아는 그런 자세를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살맛나는 세상이 오기 전에 그런 자세부터 갖춰야겠지요. 대한민국 3%의 자부심 갖고 설쳐대는 건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부유층이나 자칭 진보세력이나.
  • 민주의 촛불 2008/01/07 [11:21] 수정 | 삭제
  • 물론 고치고 줄여나가는 활동도 해야하지만 근본적으로 뿌리뽑아야하지요.
    그리고 노무현당선 기원했나요? 왜이리 어리석었나요? 난 노무현정권의 실체와 앞으로의 행보를 2002년대선하기도 전에 이미 다 말해놨는데. 인터넷에서 한빠는 물론 노빠와 논쟁하며 다음아고라게시판을 발칵 뒤집어놓은 장본인이에요.
    노무현당선기원해놓고 한나라당집권해서 노무현응징하길 바랬다라 대체 왜 이럽니까? 한심합니다.
    박근혜,이회창이 되었어도 별다를것 없어요 절반의 복수? 푸하하하 ㅋㅋ
    매한가지입니다. 다만 이명박만 아니면 대운하는 안하겠죠.
    그리고 참고로 말하지요.
    어떤 이들은 새로운 보수,실용주의가 이겼다고 말하는데 겉으로 이미지공세와 쇼는 그럴것이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번 선거 대선 훨씬이전에 이미 다 끝났어요. 박근혜가 나오거나 이회창이 은퇴선언만 안했으면 다시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나와도 압승 다 예견되어있었어요.
    길게보면 1987년 6.29(6월 항쟁과 구분지어야 함)때 예견되어있었죠.
    보수우익이면서 때로 기만적으로 위장하던 범여권이 운명을 다하고 약발이 다 떨어지고 동력없을때, 벼르고있던 '수구총궐기'가 핵심입니다.
    윗글에 윤종훈이 민주노동당이고 열린우리당이고 해쳐모여한 후 사민주의지향 의원들이 모여야한다고했는데 어리석어요. 민주노동당과 보수우익인 열린우리당은 근본과 실체가 다른데.. 대체 왜 같이 나열하는지. 열린우리당이 사민주의도 아니고요.
    2002년 대선때 민주노동당후보 권영길은 한나라당과 범여권사이엔 샛강이 흐르지만 이들과 민주노동당사이엔 한강이 흐른다고 말했지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살맛나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
  • 김수민 2008/01/03 [16:22] 수정 | 삭제
  • 감사합니다.

    지난 번 제 글에 다신 글로 학생위원회에서의 제 태도를 문제삼으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것에 대한 판단은 서로 다르겠지만, 저도 더이상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새해에는 좀 포지티브하게 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신진보정당의 건설을 주장합니다.

    물론 신당이 세워지더라도 또 논쟁거리는 남아 있고, 핏대 올리며 속 썩는 일이 있겠지만요. 진보란 나쁜 걸 뿌리뽑는 게 아니라 고치고 줄여나가는 거겠지요.

    저를 지켜보시며 아예 뿌리뽑지 않으셔서 감사합니다. 꼭 새로운 벌판에서 다시 만납시다.
  • 과객 2008/01/02 [21:39] 수정 | 삭제
  • 생각납니다. 정태춘이 노래한 환멸의 시대는 그 농도를 점점 더 해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길이 없지는 않겠지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님의 소망도 조금씩 조금씩 익어가길 기원합니다.
    복 받는 새해가 되길...
  • 뭐냐고 2008/01/02 [20:28] 수정 | 삭제
  • 강남의 부자 유권자들은 꼬박꼬박 투표한다. 그들에게는 한치의 오차도 없는 계급정치의식이 있고, 그것을 철저하게 실현하는 부지런함이 있다. 그들은 사시사철 내내 마타도어를 퍼뜨리고 자기네들끼리 교회 같은 곳에 모여 작전을 짠다.

    부유한 이들에게 세금을 거두는 방안에 대해서 대다수의 유권자는 찬성하고 있다. 물론 종합적으로는 아직 조세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이것은 조세와 복지재정 확충이 사실상의 '자산보장'이라는 것을 설득하고 증명하면서 풀어야 할 문제인데, 놈현 정부는 5년동안 손놓고 방치하였다.

    법인세를 깎는 게 아니라 부동산투기를 잡아야 중소기업에 도움이 된다. 한국 1000대기업의 사내유보가 364조인데 고작 1조 깎아준다고 무슨 투자가 진작이 되겠는가. 투자하지 않고 쌓아둔 돈에 대해서도 세금을 물려야 한다. 명목법인세는 더 올려야 한다. 명목법인세를 올려야 실질법인세에서 탄력성을 적용할 수 있다. 세금의 일부는 저장해두었다가 민주적 참여경영을 하는 기업, 운이 나빠 불황에 몰린 기업에게 되돌려줄 수는 있을 것이다.

    일하고 싶어도 많은 시간 일을 못하고 비정규노동도 아예 줄어들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세금'이 중요한 것이다. 사회기금을 모아놓는 습관을 가지지 않으면 '노동의 종말'은 소득의 종말, 재산의 종말, 생존권의 종말이 될 것이다.

    어쩌자고라는 사람이 쓴 글이야말로 "박정희는 CEO"라는 같잖은 사고방식에 줄을 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저런 식으로 매번 핵심을 비켜가면 진보세력은 승부를 할 수가 없다. 특히나 조세 문제는 4, 5년단위의 중기적 담론싸움이 필요한 문제다.
  • 어짜자고 2008/01/02 [13:45] 수정 | 삭제
  • 2007 대선에 외제차를 몰고 투표장에 나타난 강남의 유권자는 "세금, 노무현, 경제"를 말하며 이명박을 찍었다.

    과거에는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던 이들 진짜 부자들이 투표장에 나온 이유는 세금 때문이었다.

    2005년 12월부터 2007년 6월까지 국세청은 1730명에게 8,856억원, 개인당 5억 1,200만원을 세금을 물리고 110명은 조세범으로 처벌하자 2007년 종합소득세 신고자가 100만명이 늘고 소득금액 8,000만원 실제 소득 1억 2,000만원이 넘는 부자들이 30%가 늘었다. 축소, 허위 신고하던 부자들이 다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소득 신고를 한 덕분이었다.

    게다가 종부세와 재산세가 크게 늘어 나니 이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윤종훈 회계사가 부유세 입법안이 최고위원들의 반대로 꺾인 데 항의하여 당직을 사퇴했다고 하는데 노무현정권은 이미 실제적인 부유세를 걷고 있고 세금때문에 정권을 빼았겼다.

    지금 거리에 나가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물어봐라. "노무현정권에서 사업할 주민세가 얼마나 올랐는지, 사업용 은행 계좌에 대한 불만이 어는 정도이지", 수도권 집 가진 중산층에도 물어봐라, "재산세가 얼마나 올랐느지",
    마지막으로 노무현정권이 깍아 준 법인세가 실제적으로 깍아 준 것인지를 물어봐라. 중산층이 또한 이명박을 찍은 이유다.

    남의 허물에만 관심을 가지고 먹고 사는데에 대한 대안이 없는 진보가 헤매고 갈팡질팡하는 결과는 이미 예견된 일다.

    이제 진보가 할 일은 백낙청교수가 쓴 "박정희는 CEO"라는 같쟎은 "아~ 옛날여"가 아니라 맑스와 공자처럼 신자유주의, 정보화 시대에 맞는 먹고 사는 문제를 정확히 바라볼 수 있는 역사를 다시 쓰고 대중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