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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의 우려스런 민주노동당 비판
[손석춘의 길] 분당이 진보정당 살릴 길이라는 확신이 있는가
 
손석춘   기사입력  2008/01/01 [17:21]
모름지기 세밑은 한 해를 갈무리할 때다. 치기어린 비판은 거둘 일이다. 솔직히 명징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고 싶다. 하지만 현실이 너무 생뚱맞다. 두루뭉수리로 넘길 수 없을 일이 곰비임비 불거진다.
 
보라.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무장 돌팔매질 당하고 있다. 선거에서 패배했기에 감수해야 할 비판도 있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한 차례도 민주노동당을 온새미로 소개하지 않던 신문과 방송이 앞 다퉈서 민주노동당의 내분을 즐긴다. 내분의 성격규정도 사뭇 고약하다. ‘종북주의 청산’을 놓고 갈등이란다. 졸지에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북을 추종하는 집단이 되었다.
 
졸지에 종북주의자로 몰린 민주노동당 지도부
 
정파 갈등은 이미 선거국면부터 당 밖으로 삐죽 나왔다. 마침내 진보적 지식인으로 알려진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과 진중권 중앙대 교수마저 시퍼렇게 날 선 비판에 가세했다.

“당권을 잡고 있는 주체파의 환골탈태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토론이 가능해야 기대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의 문화는 광신자 집단이나 사교(邪敎) 집단의 그것에 가깝다.”

홍세화가 공식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당원으로 당에 깊숙이 개입했으면서도 당 지도부를 겨눠 서슴지 않고 사교집단에 견준다. 이어 노회찬, 심상정, 단병호 의원을 거명하며 질타한다. 용기가 없단다. ‘종북적인 것’과 선을 긋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어 분당을 부추긴다. 홍세화의 용기가 부러운 까닭이다.

조금 더 격한 말은 진중권 중앙대 교수 몫이다.
 
“위를 가득 채운 기생충들에게 잠시 대장 쪽으로 내려가 있으라 하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민주노동당의 문제는 기생충의 수가 너무 많아 숙주의 생명을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을 쪼개란다. 새로운 진보정당을 창당하는 게 답이란다. 진중권의 넘치는 패기가 부럽다.
 
새삼 엄숙하게 누가 돌 던질 수 있는가를 묻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조금만 격정을 가라앉힐 일이다. 왜 지금 갑자기 ‘종북주의’인가.
 
선거기간은 물론, 선거 뒤에도 민주노동당의 국회의원을 지냈고 당 대표에도 출마했던 정치인의 행보가 참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오해 없기 바란다. 나는 오래전부터 민주노동당이 신자유주의와 분단체제를 넘어서는 데 실사구시로 다가설 것을 제안해왔다. 고통 받는 민중 가운데 혹 민주노동당의 목표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거나 소련-동구사회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오해를 씻는 데 더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해왔다.   
 
실현가능한 새로운 사회의 그림을 제시하고 구체적 정책을 마련해 나누는 게 진보세력의 시대적 임무라고 지금도 확신한다.
 
바로 그 연장선에서 진보세력의 대동단결을 주장해왔다. 그것은 자주파나 평등파의 정치인들을 위해서가 아니다. 진보적 지식을 글로 써서 살아가는 지식인을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지금 이 순간도 미국이 주도하고 남쪽의 수구-보수세력은 물론, 자유주의 개혁세력마저 추종하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로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민중을 위해서다. 지금 이 순간도 대북 강경책을 고집하고 있는 미국 네오콘의 군사제국주의로 흔들리고 있는 6·15남북공동선언의 실천을 위해서다.
 
분당이 진보정당 살릴 길이라는 확신이 있는가

그렇다. 자주파에게 저주를 퍼붓는 격정도 지식인의 자유이자 특권일 터다. 하지만 스무 살 안팎부터 중년이 된 오늘까지 우유배달을 해가며 민중 현장에서 지금 이 순간도 애면글면 일하고 있는 수많은 활동가들이 있다.
 
용기도 패기도 좋다. 하지만 ‘사교집단’이라거나 ‘기생충’이라는 말은 적어도 글로 먹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할 말이 아니다. 예의가 아니다.   
 
정중히 묻고 싶다. 과연 분당을 부르대는 그 용기와 패기가 참으로 진보정당을 살릴 길인지, 고통 받고 있는 민중을 살릴 수 있는 길인지, 얼마나 숙고했는가, 확신이 있는가.  
 
* 글쓴이는 언론개혁시민연대 창립공동대표, 한겨레신문 노조위원장, 논설위원 역임. 현재 <손석춘의 청년학교>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새사연(http://eplatform.or.kr/) 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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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1/01 [17:2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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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당원 2008/01/02 [22:03] 수정 | 삭제
  • 아닙니다.
    님의 의견이 민노당내부에선 일부 호응을 받을 수 있을 지 모르나 외부의 진보적 유권자들의 인식과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보시기 바랍니다.한가지 묻건데 이번 대선에서의 민노당의 몰락은 무엇으로 설명하시겠는지요?
    분노에 찬 진보적 유권자들이 님의 눈엔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우리의 관심은 결코 민주노동당이 아니라 신뢰할만한 진보정당입니다.
    용단을 내리지 못하고 의심쩍은 태도를 보이는 심상정,노회찬 의원도 이번 기회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분당은 님의 우려와는 달리 진보진영의 지리멸렬이 아니라 김일성교조주의와의 아름다운 결별인 것입니다.
    명색이 한 나라의 진보정당이 문국현이라는 6개월짜리 시장주의자에게 밀린다는게 사실 얼마나 쪽팔리는 일입니까?
    또한 대동단결을 부르짖는 엔엘을 추종하는 순진한 신앙심의 당원들은
    엔엘만이 민족모순에 대해 고민한다는 단순한 착각에서 깨어나시길 바랍니다. 진보의 탈을 쓴 주사파를 몰아낸다면 진보정당의 붕괴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과 결집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게 정치의 본질일 터.
  • 허허참 2008/01/02 [21:48] 수정 | 삭제
  • 두분 모두 다 상당히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손석춘님에게는 너무 큰 실망입니다. 도대체 손꼽히는 논객이 어떻게 이렇게 일순간 추락할 수 있는 건가요? 그간의 명성은 거품이었나요?
    어떻게 민노당의 사정을 그리도 모르나요?
    혹시 손석춘님도 주사파인가요?
    가슴이 아픕니다.
  • 부아뇌동 2008/01/02 [01:40] 수정 | 삭제
  • 부아뇌동은 손석춘 씨의 기가 막힌 삽질 글을 보고 화딱지가 나서 제가 일부러 작명한 겁니다.
    부아=노엽거나 분한 마음. 뇌동=腦動...즉 "부아가 치밀어 뇌가 흔들릴 지경이다."는 뜻 되겠습니다.

    손석춘 씨의 핀트가 어긋나도 한참을 어긋난 청맹과니 같은 글을 보고 "부아뇌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불구정당이란 표현이 장애인 비하 발언이라면 장애인 분들께 사과합니다. 그러나 자주파 꼴통들이 민노당을 장악하고 있는 한 그들은 비하받아도 싼 정당입니다.

    세상에 그런 꼴통 진보정당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됩니다.
  • 보존협회 2008/01/02 [00:17] 수정 | 삭제
  • 민노당 내부의 의사결정을 지난 3년간 한번만이라도 지켜보았다면 저렇게 말할 수는 없다. 평소에 관심없던 아이를 나중에 훈계라도 한 마디 툭 던지는 게 뭔 도움이 된다고 나서긴 나서나. 민노당에는 민주주의가 없다.
  • 연애편지 2008/01/02 [00:06] 수정 | 삭제
  • 내심 재창당으로 끝나기 바랬는데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드네요.
    분당하고 신당이 생겨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듭니다. 하다 못해 주사파라는 사람들이랑 한바탕 싸우고 책임을 묻고 떠나면 좋을텐데 그것도 여의치 못할것 같고...

    처음에는 어느정도 바라는 대로 나아가겠지만... 2004년처럼 그들이 다시 들어올수도 있고, 잘 모르겠네요. 상황이 이렇게 됬으니 분당은 해야겠지요. 어느것을 택하든 부디 잘되길 바랄뿐입니다.
  • 신따 2008/01/01 [23:28] 수정 | 삭제
  • 부화뇌동인듯 싶습니다만...어쨌든, 글에 동의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단지, 본문과는 상관없는 한 군데 표현을 고쳐 주시길 바랍니다. '불구 정당'이라고 한 부분이 그건데요, '불구'라는 말은 장애(인)을 비하하는 용어이기에 부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럼 건투!
  • 손식춘 2008/01/01 [21:34] 수정 | 삭제
  • 제발 정신 놓치마시길...
    개념 챙기시길 빕니다.
    님의 견해야말로 우려가 아닌 재앙입니다.
  • 노동자 2008/01/01 [20:06] 수정 | 삭제
  • 서울밑에 분당있다는데 안맞으면
    갈라서야 서로에게 유익할듯.
  • 부아뇌동 2008/01/01 [17:50] 수정 | 삭제
  • 정말 요즘 들어 손석춘의 정치 감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 지금처럼 다수파인 자주파의 사대착오적이고 패권적인 전횡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불구정당"인 민노당은 정상인가 아닌가, 이 정당은 과연 진보정당인가 아닌가?

    이 정당으로 단결만 외친다고 무엇을 할 수 있다고 믿는가?
    손석춘 당신의 '과거는 묻지마'식 단결론이야말로 진보정당을 살릴 길인지, 고통 받고 있는 민중을 살릴 수 있는 길인지, 얼마나 숙고했는가, 확신이 있는가?

    노선, 철학, 시대정신이 모두 다른 사람들을 억지로 한 울타리에 가둬놓고, 진보의 창의력을 고갈시키는 게 정녕 진보를 위한 길인가.

    실현가능한 새로운 사회의 그림을 제시하고 구체적 정책을 마련해 나누는 게 진보세력의 시대적 임무라고? 민노당이 이 걸 하지 못하도록 막아온 게 바로 자주파의 통일만능주의를 바탕으로 한 패권적 전횡이었다.

    손석춘 당신의 끔찍한 북한 옹호론은 잘 알겠으나 자주파의 종북주의와 통일지상주의가 지금의 시대정신인가?

    지금은 민노당을 두둔하고 감싼다고 될 상황이 아니라는 걸 알만한 사람이 왜 이러시나.

    수구꼴통이 별건가.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한 줌 기득권에 연연해 책임지지 않는 뻔뻔함. 국민들이 대대적으로 변화하라고 그토록 심판을 했음에도 꿈쩍도 않는 만용이야말로 시대착오적인 수구꼴통들 아닌가.

    지금의 민노당 자주파가 과거 동교동계하고 뭐가 다른가. 과거 후단협 난닝구 꼴똥들의 기득권 사수 행태와 뭐가 다른가. 아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자주파의 기득권을 옹호하려는가. 무엇을 위해 민노당의 끔찍한 현실을 덮어두려 하는가. 이게 진보를 외치는 지식인이 양심을 걸고 할 일인가.

    썩은 환부를 도려내지 않고, 당신 같은 과거불문식 대통합론이 범여권에게 대선 참패라는 재앙을 불러왔고, 이제 민노당까지 회생불능으로 만들 것이란 걸 정녕 모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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