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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윤금이씨 살해 15주년에 즈음하여
동두천 시민의 이름으로 고인의 삼가 명복을 비옵니다
 
동두천시민연대   기사입력  2007/10/28 [10:02]
2007년 10월 28일, 우리의 누이 윤금이씨가 주한미군 병사 케네스 마클에 의해 눈뜨고 볼 수 없는 참혹한 죽음을 당한지 15주년이 되는 날이다. 아직도 우리는 윤금이씨의 죽음을 생각하면 온몸에 소름이 끼치다 못해 공포감마저 든다.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한 인간의 생명을 그렇게 짓밟을 수 있단 말인가? 주한미군이 이 땅에 점령군으로 주둔하면서 순결한 이 산하를 붉은 군화발로 짓밟았던 것처럼 한 미군병사는 마치 미제국주의 표상을 보여 주듯이 우리의 누이 윤금이씨를 참혹하게 살인하고 그 주검마저 유린하였던 것이다.

어느새 우리의 누이 윤금이씨를 가슴에 묻은 지 15년이 흘렀다. 15년이라는 세월 속에 윤금이씨의 죽음도 우리 기억 속에서 희미하게 지어질 법도 한데 아직도 우리는 어제 일인 것처럼 눈앞에 윤금이씨의 죽음이 생생하기만 하다. 그것은 아마도 윤금이씨의 죽음 이후에도 미군에 의한 범죄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그 범죄는 계속해서 지금 이 순간까지도 우리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윤금이씨 살해사건 이후에도 미군에 의한 살인만행은 계속되었으며, 신차금씨, 이기순씨, 이정숙씨, 전동록씨, 박승주씨, 신효순양, 심미선양, 김명자씨가 역시 미군에 의해 끔찍하고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 그리고 여지없이 살인을 한 미군들은 미군이라는 이유하나로 처벌은 고사하고 면죄부를 받아왔다. 한마디로 이 대한민국 땅에서는 미군에게 살인면허를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2007년 10월, 미군범죄는 미군기지 인근지역 주민들만이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역에서 불특정 다수 국민을 상대로 벌어지고 있으며, 그 범죄유형도 반인륜적이고 엽기적인 범죄로 변화되고 있다. 그러나 미군범죄자에 대한 법의 심판은 한미소파협정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윤금이씨를 떠나보낸 지 15년이 지났지만 이맘때만 되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윤금이씨를 떠올리며 우리의 무뎌진 칼날 앞에서 우리 스스로를 자책하며 그 참혹한 죽음을 되새기며 승리의 심신을 다지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윤금이씨를 가슴에 두고 추모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1992년 11월, 윤금이씨 참혹한 죽음 앞에 수 천 명의 동두천 시민이 분노의 칼날을 금수 같은 미군에게 보여 준 것처럼 이제 우리는 현재 동두천에서 비밀스럽게 진행되는 주한미군의 음모에 맞서 동두천을 지키기 위한 투쟁의 원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주한미군재배치계획 결정에 따라 미 2사단의 전면 이전 및 기지 반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말하고 있지만 그 예상은 우리의 희망사항으로만 끝날 수도 있다는 음모가 가시화 되고 있다. 동두천시민연대는 지난 몇 달간 동두천 미 2사단에서 믿기지 않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비공식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그 계획은 충격적이고 동두천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끔직한 일인 것이다. 그 계획인 즉, 미 2사단 캠프 케이시와 포천의 영평 미군사격장을 연결하는 대형 군사 지하터널 공사계획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캠프 케이시에서 직선거리로 소요산과 종현산을 차례로 지하로 관통하여 연천군 오가리(포천 영평 미군사격장까지 차량으로 10여분 거리) 근처까지 미군 전용 군사지하터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동두천시민연대는 다각적으로 그 소문의 진위를 조사한바 일정부분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동두천 미군부대에 근무하거나 관계된 일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공공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만약 소문대로 미군 전용 군사 지하터널 계획이 사실이라면 동두천의 미군기지는 완전히 이전이나 반환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며, 우리의 예측대로 미군기지가 평택미군기지로 통폐합되어도 동두천지역 미군기지 중 전술상 핵심 미군기지(군사시설)는 남겨두고 미군의 군사훈련 대기 병참기지(연합훈련센터?)로써 계속해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동두천의 미군기지 고착화이며, 미군기지 없는 동두천, 희망이 넘치는 평화의 도시 건설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즉 우리 동두천은 지난 60여 년간 미군으로부터 받아 온 굴레와 억압 그리고 범죄로부터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고 윤금이씨 15주년을 맞이하는 동두천의 가을은 유난히 을씬년스럽기만하다. 고 윤금이씨의 죽음은 우리에게 주한미군이 어떤 존재라는 것을 각인시켜 주었고, 우리는 윤금이씨의 죽음을 가슴에 품고 지난 15년을 미군범죄 없는 평화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겹게 싸워왔지만 우리 앞을 가로막는 수많은 분단의 장애물로 인해 우리는 번번이 무너지고 쓰러져왔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윤금이씨의 죽음을 되새기며 다시 일어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보일지언정 언젠가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심신을 가지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우리는 믿고 있다. 그리고 확신한다. 우리의 누이 윤금이씨가 슬픈 기억과 추모의 대상으로 가슴에만 묻어 두는 것이라 우리 동두천 시민 모두의 가슴에 살아있는 평화의 상징 윤금이씨로 부활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이다. 우리는 그 날을 위해서 그 날을 반드시 이루어내기 위해서 엄중하게 다가오는 동두천의 미래를 건 미군과의 한 판 승부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15주년을 맞는 고 윤금이씨의 영정 앞에서 우리의 순결한 땅 동두천을 전쟁을 준비하기 위한 미군의 군사훈련장으로 넘겨 줄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맹세한다.
 
2007. 10. 28.
동두천시민연대  

원본 기사 보기:http://www.ddcngo.org/sub_read.html?uid=1017(ddcng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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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0/28 [10:0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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