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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에서 '5만원'과 '경상도'가 갖는 의미는?
[변상욱의 기자수첩] 이명박 "정권을 넘겨받아 무엇을 할지 더 고민(?)"
 
변상욱   기사입력  2007/10/09 [11:39]
한나라당 사정이 이명박 후보가 호언한대로 경선 후에 잘 마무리되고 단합해 나아가는 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한나라당의 '5만원'과 '경상도'가 의미하는 것
 
8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지지자 모임인 '박사모' 회원들이 이명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명단 발표에 앞서 기습 시위를 벌였다. 시위의 발단은 신당의 유시민 의원이 한나라당 전북지역 경선에 참여했던 많은 당원들이 민주당이나 열린우리당 당원이었다고 주장한 것. 시위의 이유는 한나라당이 진상을 조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박사모 회원들은 진상을 조사하고 경선 승리는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영남지역주의는 언제까지 갈 것인가?     © 노컷뉴스
 
이들은 기자실에서 자장면을 시켜 먹으며 농성을 벌였는데, 기자실 소파에 피곤한 몸을 누이고 잠을 청하던 모 일간지 기자가 시끄럽다고 항의하자 박사모 회원들은 "자기들 이야기를 취재하는 것도 아니고 누워 자는 주제에 왜 행패냐"며 욕설을 퍼부었다. 결국 욕을 얻어먹은 해당 신문사 취재반장이 대변인 실에 강력히 항의했고 당직자들이 내려 와 말리다가 다시 박사모 회원들과 충돌.
 
박사모 회원들이 “우리도 당비 내는 당원”이라고 하자, 당직자들 왈, “나는 5만원 낸다. 너희 경상도 맞냐. 혹시 노사모 아니냐”며 양측이 옥신각신 말싸움으로 번졌다.
 
알쏭달쏭한 말들이 오고 가는 가며 치열하고도 해괴한 말싸움이 벌어지다가 5시간 만에 박사모 회원들은 경찰에 의해 당사 밖으로 끌려 나갔다.
 
한나라당에서 '5만원'과 '경상도'가 갖는 의미는 도대체 무엇일까.
 
△세상 구경거리 중 그 첫째가 싸움구경이라 ...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이 파행을 거듭하며 당 자체가 위기를 맞고 있는데 과연 이명박 후보는 이 광경을 지켜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이 나왔다.
 
이명박 후보 왈, “즐기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8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 포럼>에서 가진 특별강연 중 “한나라당 경선과정을 보며 국민들이 위태위태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훌륭히 마무리해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냐. 나는 요즘 범여권을 보며 즐기고 있는 중이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하긴 한나라당 누구라도 여권을 보면 즐겁고 또한 유쾌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는 “한나라당은 정권을 되찾아 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권을 넘겨 받아 무엇을 할지 더 고민을 하고 있다. 역대 정권들은 정권을 찾아 오는데 전력을 쏟아 막상 정권을 잡은 뒤에는 임기 중에 로드맵을 만들다가 세월을 보냈다. 정권을 잡은 뒤 바로 집행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미리 작성하려고 한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렇게 할 테니 대선에서 꼭 찍어 달라가 아니라 그 고민은 이미 끝났고 여당으로서 어떻게 잘 해야 할까 궁리하고 있다는 발언이다. 권투 타이틀 매치 앞두고 있는 선수가 승리 축하 리셉션, 기자회견 어찌 하나 궁리하는 듯한 느낌이다.
 
흥미로운 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이명박 후보의 평가.
 
“점수를 매길 수 없다. 말로만 했지 결과가 나와야 한다. 개성에 나가 있는 기업들 다수가 적자다. 이익이 나도록 북한이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야 통 큰 투자를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시장원리를 모른다. 이쪽 정상도 통 큰 투자를 어떻게 하는 지 모를 것이다. 남쪽도 북쪽도 모두 통 큰 투자가 뭔지를 모르는 사람이 만나 회의를 해 말만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머리가 좋기 때문에 빨리 알아들을 것”이라며 정치적 접근 보다는 경제적인 검토와 접근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서는 여전히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운하 발상은 21세기 발상인데 비판하는 사람들은 19세기 발상”이라며 일축.
 
기업하기 좋은 환경에 대해서는 자신이 적임자임을 내세운다.
 
“대한민국에서 기업할지 나도 고개가 갸우뚱거린다.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 창업을 기피하고 젊은이들은 죄다 공무원 하겠다고 한다. 우리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기를 살리는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고 물으셨는데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다. 이명박이 당선되면 기업하는 사람들 좋아할 것이다. 여기 모인 분들 벌써 결정을 한 것 같다.”
 
모인 사람들이 결정을 한 것 같은 게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벌써 된 것 같이 생각하는 것 같다고 느껴지는 것 같다(?) / CBS보도국 변상욱 기자 snip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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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0/09 [11:3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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