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대선 구도는 민주노동당에게는 더없이 환상적인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잘만 하면 지난 총선에서 획득한 10%대의 지지율을 넘어 20%대 정도의 득표를 할 수도 있다. 물론 잘만 하면 말이다.
대통합 민주신당과 민주당에서 보이는 침체된 경선 분위기는 범여권이라고 불리는 곳의 현재 상황을 보여준다. 이에 비해 결선 투표를 통해 민주노동당은 제법 경선 흥행몰이까지를 한 상황이다. 물론 민주노동당의 내부의 경선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심각한 측면이 있지만, 적어도 상대적인 비교에서 보면, 이번 대선 참여 정당 가운데서 가장 나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범여권의 붕괴된 정당 구조는 이번 선거에서 정당의 건강성과 정상적인 구조가 하나의 선거 홍보의 결정적인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만일 지금이라도 민주노동당이 경선 과정에서 있은 비정상적인 선거 방식들에 확실한 징계를 취한다면, 민주노동당은 일단 보너스 5%는 먹고들어 갈 수 있다.
근데 현재의 상황을 보면, 당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위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일단 이 부분은 오늘은 넘어가자.
결선투표로 민주노동당이 시민사회에 부각된 이후 지금까지 민주노동당은, 결선투표의 효과를 다 까먹고 있다.
도대체 민주노동당의 후보 권영길은 어디에 있는가? 지금이 대선을 일년 정도나 남겨두고 있다고 권영길 후보는 생각하고 있는가? 추석 효과를 위해서 결선 투표의 무용성까지 주장하며 대선 시간표의 절박성을 주장하던 권영길 후보와 그 선본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좌파 정당으로서의 이슈와 전선을 만들어내지도 못하면서, 지금 권영길 후보가 보이는 모습은, 흡사 내일 모레 수권 정당이 될 것 같은 거대 보수 정당 후보의 모습이다. 보수 정당 대표들이 이맘때면 늘 보이는 군부대 방문과 현충원 참배와 같은 정치 세레머니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소수 정당으로서 민주노동당의 최대 문제 중의 하나는, 당명에 들어있는 노동자들조차 지지 세력으로 결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지지 그룹조차 조직하지 못한 소수당의 대표가, 택도 아니게 현충원이나 나들이 하고 군부대를 방문해 국군의 날 개정이나 말하고 있을 정도로 한가한가.
물론 위의 일들도 대선 후보가 할 수 있는 일이긴 하다. 그러나 자신의 확고한 지지 그룹조차 결집하고 있지 못한 좌파 소수 정당의 후보가 할 일은 아니다.
노동자 그룹에게 전문 경영인 문국현의 경영 업적보다, 정책적인 면에서 보여주고 있지 못한 것이 현재의 권영길 후보이다. 자신이 후보로 있는 정당의 본질적 그리고 잠재적인 지지그룹에게 던질 이슈는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이미 상식있는 보수 정치인들마저 한번씩은 말한 국군의 날이나 군복무 단축 문제 등이나 말하고 있다면 이는 대선 전략 자체가 부재한 것은 아닌가 의심된다. 불과 대선을 100일 정도도 안 남긴 상태에서 말이다.
권영길은 이명박을 이기기 전에, 문국현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권영길은 보수 세력들에게 인정을 받기 전에, 노동자와 농민, 도시 빈민-서민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비정규직과 노동 부문, 교육부문, 의료부문, 복지부문에서 권영길이 자신의 지지그룹에게 던진 이슈와 정책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들 지지그룹 사이에서 공감을 일으키는 정책적 화두는 무엇인가? 없지 않은가. 지리멸렬한 범여권의 상황은 그동안 비판적 지지에 대한 협박과 소수 정당의 설움을 넘어, 탄탄한 대권 도전 정당으로 자리잡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과 권영길 후보의 행보를 보면, <줘도 못 먹는> 한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발 정신 좀 차려라!!!
* 본문은 필자가 <진보누리>(
www.jinbonuri.com)에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