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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레바논 침공에 사용한 무기는 미국제
[한상진의 중동통신] 조승희가 미국에 이민안가고 한국에 살았더라면...
 
한상진   기사입력  2007/04/30 [11:22]
레바논에서 같이 활동하던 한 미국인 활동가 친구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무기거래에 관한 보고서를 펴냈습니다.
 
저 역시 비슷한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는 관계로 이 친구와 많은 정보를 주고받은 바 있습니다.
 
<우리가 지불하는 비용>이란 제목의 이 보고서는 "4반세기에 걸친 미국제 무기의 사용"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사용한 무기의 83%가 미국제 무기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탈이 단순히 PLO나 팔레스타인 난민들 때문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에 계획되어 꾸준히 진행되어 온 것이라는 것도 보여주는군요.
 
"우리는 공격을 위한 준비를 하여야 한다. 레바논, 요르단 그리고 시리아를 분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그리고 약한 고리는 이슬람 정권이 인위적이고 그 토대가 약한 레바논이다. 우리는 그곳에 기독교 정부를 수립하여야 하고, 그 다음에 아랍 전 지역을 분쇄하여 요르단을 제거하고, 그러면 시리아가 우리에게 무너질 것이다."
 
이스라엘 건국의 아버지이자 초대 수상이었던 David Ben Gruion이 1948년에 한 말입니다.
 
그리고 이 계획은 치밀하게 진행되어 일부는 이미 성공을 거둬서 요르단은 이미 이스라엘의 지방정권 쯤으로 취급받고 있는 듯 합니다. 레바논 전쟁 직후에 이스라엘군이 주둔하면서 레바논 행 비행기를 검색하는데 요르단의 공항을 이용했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역시 미제 무기를 사용한 이스라엘의 미국인에 대한 공격에 관해서도 잠깐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원조는 지난 30년간 24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원조가 하루에 15,139,178달러에 해당하고, 년 간 54억 7천만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미국의 원조 금액의 절반 이상을 무기구입 등 무장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원조에는 무상과 유상 원조가 섞여있지만,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16번째로 부유한 나라라는 언급도 있습니다. 미국의 해외 원조액 중 16번째로 부유한 나라에 가장 많은 금액이 돌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설사 유상원조라고 하더라도 미국은 이의 상환을 이스라엘에 요구한 적이 단 한번도 없고, 이스라엘 역시 이를 갚을 생각을 않고 있다는 언급도 보이는군요.
 
열화우라늄탄, 벙커버스터 등의 소형 핵무기와 화학무기 등을 사용한 증거들도 역시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적으로 그 사용이 금지되어 있거나 제한되어 있는 지뢰나 집속폭탄(클러스터 폭탄)등을 사용하여 민간인을 살상한 내용들이 들어가 있으면서 이들 무기들의 대부분이 미국제 무기라는 것을 발견된 파편들에서 발견된 일련번호 등을 추적하여 밝혀내고 있습니다.
 
무기 분야에 관련된 전문 보고서인지라 전문용어들이 많고 따분한 내용이긴 합니다만, 전문 연구자들은 한번쯤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구입을 원하시는 분은 제게 연락 주시거나 아니면 ngolebanon@aol.com으로 직접 주문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이 보고서는 레바논과 영국에서 1차로 출판되었고, 미국에서는 아직 출판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인이 치른 비용에 관한 보고서를 레바논과 영국에서 미국보다 먼저 접하는 현실이 약간은 아이러니인 것 같습니다.
 
버지니아 총기난사 사건 이후 한국사회의 반응 등을 다루는 여러 시각의 뉴스들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충격적인 사건이었다는 이야기겠지요.
 
미국의 진보적 인터넷 매체인 Alternet에서는 바로 다음날 이라크의 대학에서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내용가 머릿기사로 실렸고 서너번째 쯤에는 미국 총기제도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기사가 실렸더군요.
 
미국에서 30여명 죽어가는 데는 그야말로 별로상관도 없는(범인이 한국계라는 것 말고는...) 나라가 대사가 사죄하고 외교부가 부인하는 등의 촌극을 연출하면서 국가적으로 떠들썩 한데, 한국군이 아직도 2천여명 머물고 있는 이라크에서는 하루에 수백 명이 이유 없이 죽어가는 데는 무감감한 한국사회의 반응을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쟁의 피해 지역인 레바논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여러 반응들과는 조금 다른 엉뚱한 생각을 해 봤습니다. 만약 범인이 8살 때 미국으로 이민가지 않고 지금까지 한국에서 살고 있었다면 과연 그런 사건이 일어났을까?
 
미국보다는 훨씬 덜 폭력적인(여전히 폭력적인 사회이지만...) 한국사회의 영향을 받고 무기의 구입이 미국보다 훨씬 어려워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한국사회에서 그가 계속 살았다면....

레바논에서 한상진 드림
* 글쓴이는 현재 이라크 바그다드 평화교육센터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함께가는사람들(www.ihamsa.net)은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 이라크 평화교육센터, 팔레스타인 평화팀,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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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4/30 [11:2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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