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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타결, 북핵실험이 평화 가져다 줬을까?
[두개의 시각] "한반도 비핵화 기여" vs "결과론적 평가 불과"
 
정제혁
이번 6자회담의 극적인 타결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중대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었던 데는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가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불러온 요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먼저 미국 내 정치환경의 변화를 들 수 있다.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전의 여파로 중간 선거에서 패배함으로써 대북강경책을 고수할 수 있는 정치적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다.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는 기존의 대북강경책은 미국 내의 점증하는 반전 여론에 반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태도 변화를 불러온 또 다른 요인으론 북한의 핵실험이 꼽힌다. 북한의 핵실험이 미국 내에 북핵 문제의 심각성과 위기감을 새롭게 인식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한반도의 위기지수를 최고조로 끌어올림으로써 미국이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지 않을 수 없도록 강제했다는 것이다. 국내의 광범위한 반전 여론에 직면한 부시 행정부로선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평가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북한의 핵실험 성공이 미국의 태도변화를 불러온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했다. 결국 북한의 핵실험과 미 국내의 정치환경 변화가 맞물리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 변화를 끌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진단은 하나의 논쟁적인 질문을 함축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이 6자회담을 강제했다는 결과적 역설은 북한이 벌이고 있는 '핵정치'의 효용에 대해 숙고하게 만든다.

이런 흐름의 한 갈래로서 6자회담 타결 이후 국내 일각에선 '핵정치'의 효용에 대한 적극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국제정치의 냉엄한 현실에서 북한의 '핵정치'가 갖는 효용과 긍정성을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경순 한국진보운동연구소 상임연구원은 "북한의 핵실험이 없었다면 미국은 군사적 우위에 기초한 대북 선핵 포기 노선을 고수했을 것"이라며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향해 나갈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됐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추동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모험적인 시도를 정당화하는 결과론적 접근일 뿐이라는 비판이 있다. 백학순 선임연구원은 "핵실험 카드의 효용성을 말하는 건 사후적인 설명의 논리일 뿐"고 일축했다. 북한의 핵실험이 6자회담을 타결짓는 데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사태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는 것.

결과적 효용이 잘못된 수단을 정당화하진 않는다는 윤리적 비판도 나온다. 윤영상 '평화공감' 선임연구위원은 "결과가 좋다고 해서 수단이 정당화되는 건 아니다. 그건 진보적 태도가 아니다"고 했다.

앞으로 벌어질 협상 전반을 놓고 보면 북한의 핵실험은 마이너스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현실주의적 비판도 제기된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어겼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이 커졌다. 이게 앞으로 협상을 진전시켜 나가는 데 두고두고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양측의 입장 차이는 북한 핵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차를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경순 상임연구원은 "미국의 핵우산 정책, 북한에 대한 핵공격 가능성이 한반도 비핵화에 가장 큰 장애물"이라며 "한반도에 핵이 있느냐 없느냐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한반도에서의 핵전쟁 가능성 제거라는 지평 위에 북한과 미국은 핵 위협에 대해 상호주의적으로 접근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미국의 대북 핵공격 가능성이 상존하는 현실에서 북한의 핵보유는 불가피하다는 논리로 연장된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한반도 비핵화'의 논리와는 전제가 다른 셈이다.

반대편에 있는 논자들은 '한반도 비핵화' 논리의 연장선에서 북한의 핵무장이 수단으로건 목적으로건 옳지 않다는 인식을 전제로 하고 있다.


대자보 제휴사 = 열정과 진보 그리고 유혹의 미디어 <레디앙>

 
기사입력: 2007/02/16 [12:18]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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