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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정형돈의 황당한 망언이 또 터지다
[하재근 칼럼] 연이은 중국인 비하 발언, 무한도전마저 무개념방송 되나
 
하재근   기사입력  2010/07/05 [15:54]
지난 회 <무한도전> ‘자리분양’ 특집에서 있었던 일이다. 유재석의 자리가 맨 끝으로 이동했다. 그러자 유재석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됐다. 유재석은 작은 마이크와 확성기를 준비했다. 

정준하가 ‘가이드 아냐 가이드’라고 하는 등 상황이 우스꽝스럽다는 식으로 멤버들은 반응했다. 그런 분위기에서 정형돈의 망언이 터져 나왔다. 

‘아니 우리가 무슨 중국인이에요?’ 

도대체 이 대목에서 중국인이 왜 나오나? 어처구니가 없었다. 확성기 들고 말하면 중국인인가? 한 국가의 국민 전체에 딱지를 붙이는, 국제화 시대에 있을 수 없는 망언이다. 

정형돈은 얼마 전 <단비>에서도 비슷한 망언을 했었다. 미인이 김현철을 따라간다는 상황극에서 미인을 보고 불쌍하다는 듯이 ‘중국인을 만나는구나’라고 했던 것이다. 거침없는 망언의 행진이다. 

정형돈이 왜 자꾸 중국인을 입에 담는지 모르겠다. 한국에 들어와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한둘이 아니다. 유명 예능프로그램에서 자꾸 이렇게 중국인을 걸고넘어지면, 결국 그것은 그들의 분노를 부추기게 되고, 혐한류를 조장할 수밖에 없게 된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일본의 예능프로그램에서 우스꽝스런 상황이 됐을 때 출연자가 ‘아니 우리가 무슨 한국인이냐’라고 하면 우리는 어떤 감정이 될까? 기분이 안 나쁘면 바보다. 중국인은 바보가 아니므로, 당연히 불쾌할 것이다. 

국가 간에 불쾌감, 혐오감을 조장하는 일을 방송인이 해선 안 된다. 대내적 차별 발언(여성, 소수자, 약자 등)과 함께 대외적 차별 발언(국가, 인종 등)은 절대적 금기인 것이다. 정형돈이 너무 쉽게 위험발언을 하고 있다. 

이렇다 할 교육 없이 어렸을 때부터 춤연습만 한 아이돌들이 방송활동하는 것을 보며 움직이는 시한폭탄 같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언제 말실수 사고가 터질지 모른다. 태연이나 한승연도 위험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아이돌의 예능 진출은 피할 수 없는 대세다. 그렇다면 전문 방송인들이 안전판 역할을 해줘야 한다. 해서는 안 될 발언이 안 나오도록 분위기를 잡아줘야 하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말이 많아지는 요즘 예능의 세태에서, 그럴수록 더욱 전문MC들의 책임이 막중해진다. 

정형돈은 전문MC임에도 불구하고 망언을 주도하는 형국이니 막막하기만 하다. 말을 재밌게 잘 하는 것만이 MC의 자질이 아니다. 해서는 안 될 말을 가려낼 수 있는 판단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한국의 방송프로그램이 동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시대엔 국제 감각이 필수적이다. 정형돈에게 보다 사려 깊을 것을 요청한다. 

- 무한도전마저 무개념방송 되나 -

프로그램도 문제다. 설령 출연자가 문제발언을 했다 해도 편집에서 걸러야 한다. 그런데 <무한도전>은 정형돈의 중국 발언을 자막까지 곁들여가며 방송했다. 이러면 안 된다. 

<무한도전>은 단순히 재밌는 오락 프로그램의 차원을 넘어 ‘존경받는’ 방송이다. 평소 <무한도전>이 여러 가지 사회적 배려, 인간존중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과거에 시청자들의 반발로 무산된 어린이날 청와대 특집에서도, 사실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당당함을 전해주려 했다는 기획의도가 뒤늦게 알려져 감동을 줬었다. 

그런 <무한도전>이 왜 중국 발언으로 옥의 티를 남기는지 모르겠다. 무개념 방송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이런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

최근에 <단비>도 김현철의 캐릭터를 희화화하며 ‘광동성 갑부’라는 표현을 내보낸 바 있다. 이 또한 망언이었다. <단비>는 위에 언급한 정형돈이 중국인 운운하는 상황에서 이어진 김용만의 ‘중국 갑부를 만나는구나 .... 아유 불쌍해라’라는 망언도 그대로 방송한 바 있다. 

한국방송에선 중국이 동네북인가? 우리끼리만 보는 한국방송이 아니다. 설령 우리끼리 본다 해도 나와선 안 될 내용이, 동아시아 모두가 함께 보는 시대에 펑펑 터지니 섬뜩섬뜩하다. 동아시아인들이 한국을 향해 칼을 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남의 나라에서 한국에 대해 조금만 이상한 말이 나와도 온 네티즌이 떨쳐 일어나 분노하는, 딱 그 마음을 남의 입장에도 적용할 줄 알아야 한다.
* 필자는 문화평론가이며 <학벌없는사회> 사무처장을 역임했습니다. 블로그는 http://ooljiana.tistory.com, 저서에 [서울대학교 학생선발지침 - 자유화 파탄, 대학 평준화로 뒤집기]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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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7/05 [15:5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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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그네 2010/07/12 [13:40] 수정 | 삭제
  • 남을 존중할 생각이 잘 안들고 소인배같은 생각이 들어도, 우리 자신을 위해 자중해야 합니다. 불과 몇년 사이에 정말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 주변에 공존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 국민들 중에 해외에 나가 소수 약자(?)로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말로 천냥 빚도 갚지만, 준 거 없이 미움받게 하는 못난 말도 있습니다. 정정 당당하게 실력으로 앞서 가고, 좋은 말로 내 편으로 만들고, 그래서 정말 챙겨야 할 이익, 챙겨야 할 자존심이 있을 때 당당히 말하고 얻을 수 있어야 할 텐데 이게 뭡니까 진짜... 외국인들을 대할 때는 언론인,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외교관이라 생각하고, 실리적이면서도 지혜롭게 언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 2010/07/11 [01:09] 수정 | 삭제
  • 구한말 유교질서 - 일제하의 왜곡된 가치질서 - 근대적 정부를 세우고 법과 제도라는 외피는 현대적 민주주의를 완벽하게 모방했음에도

    알맹이는 이라는 상극적이고 전혀 조화할 수 없는 기이한 요소를 품고 조금도 깨지 못하고 오히려 심화시키고 있으니...

    우리의 norm이 과거에 어느 정도 부재했느냐 하면
    박정희 때 라는 자조적 표현이 유행했다. 시민사회 대다수가 자발적으로 수용하는 공통의 가치가 없으니 이런 결론이 나온 것이다.

    지금은?
    가 됐다. 숫자에 목숨 걸고 숫자 믿고 까부는 파시즘이 오히려 강화된 것이다. 한 놈이 목소리 큰 것은 (권력) 개인 용기라도 있지 (이를테면 박정희 식), 이건 비열한 다수가 옹기종기 모여 개인의 가치관은 존재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집단적 가치관의 우세를 숫자를 통해 사회 내에서 증명하고 개인에게 강요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속담에도 있듯이 . 진실과 사실 대신 거짓과 유언비어가 판치는 사회가 되지 않겠는가?

    박정희 때 (목소리 큰 놈 중요)보다 파시즘이 강화됐다는 것은 (숫자 많은 놈 중요) 내용적 민주주의의 후퇴다.

    최진실이 죽었을 때 미국 언론에서는 , 한국에서는 파시즘에 관해서는 리영희가 겨우 이명박 정부의 파시즘화를 우려했다. 이만큼 한국인은 . 숫자 믿고 남이나 까고 있으면 자신의 키가 터럭이나마 커지는 줄 알고......리영희도 남을 깐 것이다. 자신이 속한 국민을 까지 못하고 숫자 믿고 정부를 깠으니......

    내 장담하건대
    우리의 파시즘 수준이 박정희 때 (목소리 큰놈 중요)보다 강화된 것만 보아도
    지금 우리의 파시즘 수준은 북한 (목소리 큰놈 중요)을 앞서는데 아무도 이를 걱정하지 않는다.

    북한만 까고 북한과만 비교하다보니 우리는 사회의 발전이 없다. 북한보다만 나으면 만사 ok인 것 같기 때문이다.

    태극전사 - 그대들은 진정 애국자였습니다?? ㅎ
    차범근이에게 물어봐라. 애국을 위해 축구를 한 적이 단 하루라도 있었느냐고..
    그런 말을 하려면
    "타국에서 뛰고 있는 프로선수들까지 국가별로 모여 출전하게 해준 월드컵 위원회님, 정말 고맙습니다. 우리가 팔아먹을 애국자를 생기게 해 주셨으니까요.. 월드컵위원회 여러분은 진정한 애국자들이십니다" 해야 할 것이다.

    ..... 거짓말과 상업주의가 난무하는 토양이 파시즘이다.
  • 2010/07/10 [23:54] 수정 | 삭제
  • 위 댓글들도 문제가 많다.

    일괄적으로 말하면,
    도덕선생 같은 훈계를 한다고 하는데
    하재근이 도덕선생이 아니라 이 말을 한 이가 도덕 (norm)이 없는 것이고
    한국이 21세기에도 장께, 로스께, 양키, 왜놈에게 돌아가며 뭇매를 맞으며 이것도 나라냐? 소리까지 듣는 것은
    사회에 norm (규범)이 없다는 것이 때문이다.

    성화봉송 때 중국인이 난동을 부린 것도 이 때문인데
    이런 문제가 이웃 나라를 깐다고 해결될 문제인가? 근시안적, 유아적, 우물 안 개구리적 땜질처방이지. lollipop 줄께 빨아들 먹고 잠자코나 있을래?

    인권 근본주의자? 이 본글은 인권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정형돈이나 이 댓글쟁이나 공히 비열한 쥐새끼다. 이 나라에는 우리가 숫자가 많으니까 여기서 이웃나라 욕 안하면 어디서 하겠느냐는 대책 없는 놈들이다.

    norm (도덕규범)은 숫자 많다고 생기는 게 아니며, 남의 나라 깐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에서 영원히 안 생기는 것이다.
  • 2010/07/10 [22:56] 수정 | 삭제
  • 이 오버가 아니다. 공영방송에서 당연히 편집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미국 사람이예요?" 국민 비하의 의미로 이런 말은 정형돈이 못했겠지?

    미국방송에서도 "아니 우리가 한국사람이예요?" 이런 공개적인 비하의 말은 내보내지 않는다.

    이 글에 관한 한, 하재근 위원의 지적은 너무나 당연하고 흠잡을 곳이 거의 없다.

    여기 대자보에 글 쓰는 사람도 갖가지다. 직접적 언명 대신 간접적 함축, 깊이 있는 분석 대신 피상적 나열 등 몸 사리는 방법이 갖가지인데....

    좌우간 이 글은 문제삼을 것이 전혀 없는 상식의 문제였고 중요한 점을 시사하는 글이었다.

    방송 비방송을 떠나
    그렇게 이웃 나라를 근거 없이 공개적으로 모함, 비하를 즐기다가는
    한 치 앞도 못 보는 꼴이지...ㅉ
    중국의 21 세기 잠재력은 우리보다 훨씬 크다.
  • 이성수 2010/07/09 [19:42] 수정 | 삭제
  • 말실수는 한 거지요. 망언이라니..ㅋㅋ 영향력이 그정도나 되나요? ㅋㅋ
  • 이런 2010/07/06 [19:08] 수정 | 삭제
  • 좀 통찰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냥 아주 간단한 정답의 도덕적 잣대로 방송텍스트의 표면만을 꼰대처럼 지적하고 있다. 이건 영상 매체비평이 아니라 그냥 복합적인 인생이나 삶에 대한 이해 없는 후진 도덕 선생 같은 글이라 본다. 말 꼬투리 잡아서 이런
  • 야, 너 2010/07/06 [15:39] 수정 | 삭제
  • 이 인간은 조혜련이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손가락질 해대던 인간이다. 이런 변태가 도대체 한국인들의 잘못 가지고 자꾸 차별입네 뭐네 지껄여 대는지 알 수 없다. 한국인들이 당하는 인권침해에 대해서는 입닥치고 가만히 있으니까 나도 당신들의 잘못에 대해 지적해 주는 것이다.나도 한국인들의 더 예의바른 사람들이 되었으면 한다. 한국인은 자기 외모도 비하하는 사람들이니 자신을 존중할 줄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이 인간은 자기 피해의식 가지고 사실을 부풀려서 제멋대로 해석을 해대는 경우가 많다.제발 이런 근본주의자들 설치지 말았으면 한다. 없던 차별도 생길 판이다.
  • 너 참 2010/07/06 [10:49] 수정 | 삭제
  • 무슨 훈계냐 인권침해는 누구도 각성하고 모르면 잘못지적 해주어야 하는 거다. ㅌㅌㅌ
  • 나참 2010/07/05 [16:21] 수정 | 삭제
  • 인권근본주의자들, 같잖은 자학성 훈계나 늘어놓고 참... 솔직히 한국인보다 더 골치 아픈 인간들은 이웃나라 애들이다. 거기 가서 목소리를 높이든가, 현지 언론에 기고를 하든가.. 한국내에서 한국인들만 들볶고 있으니..
  • 나참 2010/07/05 [16:19] 수정 | 삭제
  • 한국인들의 외국인에 대한 발언 이잡듯이 뒤지는 파파라치인가? 중국인들 성화봉송때 하던 꼴 좀 생각해 보시오. 그대들은 그 때 무슨 조치를 취했는가? 한국언론에 비판글아라도 썼나? 그래서 중국 당국이 들어먹던가? 겨우 한다는 소리가 쥐 터지고나서 "우리는 저러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