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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음악과 영화의 하모니 속 성대한 폐막
국제경쟁 부문 대상, 카탈린 괴드뢰스 감독의 〈엘씨의 노래, 야콥의 말〉
 
임순혜   기사입력  2025/09/10 [13:36]

아시아 유일의 국제 음악영화제인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가 9월 9일(화) 제천예술의전당에서 폐막식을 열고 엿새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배우 장현성과 옥상달빛의 김윤주 사회로 진행된 폐막식은 오프닝 공연으로 시작해 장항준 집행위원장의 경과보고, 제천영화음악아카데미 수료식, JIMFF 뮤직필름마켓 발굴 지원 시상, 경쟁 부문 시상, 그리고 2025 하이라이트 영상 상영으로 축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 국제경쟁 부문 ‘대상’ 〈엘씨의 노래, 야콥의 말〉의 편집자 이자벨 마이어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대상은 스위스·룩셈부르크 합작 영화 〈엘씨의 노래, 야콥의 말〉의 카탈린 괴드뢰스 감독이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단은 "클리셰 없는 서사와 깊은 은유,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와 이를 아우른 연출이 인간의 생존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냈다"며 만장일치로 선정 이유를 밝혔다.

 

<엘씨의 노래, 야콥의 말>의 편집자인 이자벨 마이어는 무대에서 "카탈린 괴드뢰스 감독이 못 오셔서 아쉽다"면서 "이 영화에 참여한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영광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 뮤직인사이트 ‘대상’ 김태성 음악감독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한국 장편 영화음악 경쟁 부문인 ‘뮤직인사이트’는 〈파묘〉(감독 장재현)의 김태성 음악감독이 대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단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음악적 결합이 작품의 격조를 높였으며, 사운드스케이프와 음악이 남긴 인상이 압도적이었다"고 평했다.

 

김태성 음악감독은 "제가 제천영화음악아카데미 2기 출신"이라며 "영화음악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영화음악 강의가 생긴다고 해서 무작정 신청을 해서 들은 게 20년 전의 일"이라고 감격해 하며, "이 상을 동력 삼아 더 좋은 영화음악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뮤직인사이트 ‘특별언급’ 이건호 음악감독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뮤직인사이트 특별 언급을 받은 이건호 음악감독은 "영화음악을 처음 공부하면서 여기 계신 선배 음악감독님들의 음악을 들으며 공부했다. 이 자리에 선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저와 같이 영화를 꿈꾸고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밑거름이 되고, 더 많은 영화음악가들을 키워낼 수 있는 또 하나의 창구가 되었으면 한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신인 영화음악가 경쟁 부문인 ‘뉴탤런트’ 대상은 〈시지프스의 공전주기〉(감독 김채현)의 염승호 음악감독이 수상했다. 심사위원단은 "화면과 음악의 호흡이 탁월했고, 코미디 음악의 새로운 해석이 신선했다"고 평가했다.

 

염승호 음악감독은 무대에서 "첫 영화제 초청이었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면서 "물 같은, 공기같은 영화음악을 만드는 염승호가 되겠다"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김창규 이사장과 장항준 집행위원장의 폐막 인사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특별 언급에는 〈Gravity of Living〉(감독 허정재·윤희섭)의 윤희섭 음악감독이 선정되어 무대에 올라 "처음 해 본 작업이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렇게 사랑을 받게 되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JIMFF 뮤직필름마켓 발굴 지원 부문에서는 홍윤희 감독의 〈돌아오다니, 선진아!〉와 조은 음악감독이 수상했고, 20주년을 맞은 제천영화음악아카데미에서는 우수 수료생에 대한 시상이 이루어지고, 폐막식은 장항준 집행위원장과 김창규 이사장이 관객과 시민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마무리되었다.

 

▲ 폐막작 〈라스트 송 포 유〉의 한 장면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이후 홍콩의 신예 감독 량례언의 장편 데뷔작인 폐막작 〈라스트 송 포 유〉가 상영되었다.

 

폐막작인 〈라스트 송 포 유〉는 음악과 시간을 초월하는 타임슬립을 결합한 독창적인 서사가 특징으로, 한때 촉망받던 뮤지션이었지만, 지금은 영감을 잃고 매너리즘에 빠진 주인공 '소성화'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어느 해 여름, 어린 하만훤과 어린 소성화는 음악을 통해 인연을 맺고, 이 사랑이 자신들을 어디까지 데려갈 수 있을지 궁금해했다. 수년 후, 매너리즘에 빠진 뮤지션이 된 성화는 병원에서 예상치 못하게 첫사랑 만훤을 다시 만난다. 

 

▲ 폐막작 〈라스트 송 포 유〉의 한 장면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그는 병원에서 우연히 첫사랑 '하만훤'을 다시 만나지만, 그녀가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삶의 마지막을 앞둔 '하만훤'은 '소성화'가 잊었던 열정을 되찾기를 바라며 작별 선물로 그를 여행에 보내기로 한다.

 

이후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소성화'와 '하만훤'의 아름다웠던 청춘 시절과 현재의 삶을 교차해서 보여 준다. 과거의 순수했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회상하며, '소성화'는 멈춰있던 자신의 시간을 다시 움직이게 된다.

 

<라스트 송 포 유>는 잊었던 청춘의 열정과 사랑을 되살리고, 삶의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감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시간 여행을 결합한 독특한 서사와 감성적인 연출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영화다.

 

▲ 폐막작 〈라스트 송 포 유〉를 연출한 홍콩의 신예 감독 량 례언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량례언 감독은 오랜 기간 홍콩 영화계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며 경력을 쌓은 베테랑 영화인으로 특히 액션 영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살파랑 2: 시가전>과 <엽문 3> 같은 작품들의 시나리오에 참여했다.

 

량례언 감독은 오랜 기간 액션 장르를 다루던 그가 섬세한 감성 로맨스 영화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는데, 그는 인터뷰에서 "로맨스 장르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이며, 최근 홍콩 영화계에서 이러한 장르가 부족하다고 느껴 연출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폐막작 〈라스트 송 포 유〉가 상영되며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음악과 영화의 감동적인 하모니 속에서 막을 내렸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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