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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교회 압력에 굴복한 대한민국 정부
[시론] 종교인과세문제, 파렴치한 대형교회 목사들을 규탄하며
 
류상태   기사입력  2017/12/24 [14:06]

종교인과세 시행안이 12월 21일 차관회의를 통과했다. 26일 국무회의마저 통과하면 이제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2018년부터 정식으로 시행된다. 말 많고 탈 많았던 종교인과세법이 발효되게 되었으니 결국 정부정책에 종교인들이 모두 동의한 것처럼 되었다. 겉으로 볼 때는 말이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대형교회 목사들의 압력에 정부가 완전히 굴복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가톨릭과 불교, 원불교 등 개신교를 제외한 주요 종단 종교인들은 모두 종교인과세법안에 진작부터 찬성해왔다. 오직 개신교만 사사건건 이 정책 시행에 반대한 파렴치한 종교처럼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개신교인 중에 이 법안을 적극 거부했던 사람들은 거의 대형교회 목사들이었다는 점을 먼저 분명히 밝히고 싶다.

 

대부분의 개신교 목회자와 교인들은 이 법안에 별 관심이 없거나 반대하지 않았다. 종교인이건 비종교인이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납세의 의무를 져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전제에 이의를 다는 개신교인은 많지 않다. 게다가 개신교 목사들의 70%는 면세점 이하의 낮은 봉급으로 생활하고 있기에 반대할 이유 자체가 거의 없다.

 

그러면 대형교회 목사들은 왜 이렇게 이 법안에 극도로 저항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에 교인 수 일만 명이 넘는 대형교회 목사들은 대부분 억대 연봉을 받는다. 일부 목사는 상상을 초월하는 돈을 각종 명목으로 챙기기도 하는데, 일 년에 몇 억에 이르는 돈을 선교비라는 명목으로 영수증 없이 자기 혼자 마음대로 쓰는 담임목사도 있다. 그들은 이런 호사를 계속 누리고 싶어 하며, 그들의 행보가 세상에 밝혀지는 걸 결코 원치 않는다.

 

그러니까 대형교회 목사들이 정말로 두려워하는 것은 세금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신의 파렴치한 생활방식이 세상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연 5억을 받건 10억을 받건 교회 실무자에게 이렇게 한 마디만 하면 된다. “내가 받는 월급은, 본봉은 백만원으로 하고, 나머지는 전부 종교활동비로 책정해주시요.”

 

말도 안 되는 예를 든 것 같은가? 아니, 실제로 그렇게 될 수 있다. 시행법안에는, 종교활동비는 보고만 하고 과세는 할 수 없게 되어있다. 이마져도 시민단체를 비롯해 사회 일각에서 계속 이의를 제기하자 이낙연 총리가 나서서 재검토를 지시하여 기재부에서 그나마 보완한 것이다. 그러니까 그 이전에는 종교활동비는 아예 보고대상에서도 제외됐었다.

 

게다가 종교활동비의 내용에 관해서는 정부는 일체 개입하지 않고 있다. 세금 추징 대상인 본봉에 대비해서 그 비율이나 상한액조차 제한을 두지 않는다. 그러니까 실제로 목사가 받는 월급 중에 본봉과 종교활동비의 비율을 교회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게 되어 있고, 의심이 가더라도 시비를 걸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다.

 

대형교회 목사들이 목숨 걸고 정부를 압박하여 받아낸 결과가 이렇게 정리되었다. 그들의 위세가 얼마나 큰지, 우리나라 종교권력이, 특히 대형교회 담임목사들의 권력이 가히 어느 정도인지 세상에 입증한 사례다. 자, 그러면 이렇게 정부가 두 손 두 발 다 들었으니 어떻게 해야 될까?

 

정부가 하지 못한다면 이제는 시민들이 나서는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안에 살면서 국민으로서의 기본 의무마저 저버린 채 특혜만 받으려 하는 파렴치한 종교인들이 우리 사회에 발을 붙이고 살지 못하도록 추방운동을 하자.

 

상식과 양심에 따라 성실 납세하는 모든 시민들에게 부탁드린다. 세금 내기 싫어하는 대형교회 목사들은 세금문제 뿐 아니라 교회 세습 문제, 교회 건물 짓기 경쟁, 땅 투기 등으로 우리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해치는 적폐세력이 되었다.

 

시민들이여! 이들이 더 이상 우리 사회를 유린하지 못하도록 감시해 달라. 그들이 위법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또한 압력단체로 존재하지 못하도록, 우리 손으로 이들을 감시하고 단속하자. 하여 이들이 결국 우리 사회에서 견디지 못하고 퇴출되도록 정리해 내자.

 

양심적인 기독교인들에게 부탁드린다. 성서의 예수님은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바치라”고 말씀하셨다. 국가와 사회에 대한 의무도 다 하고, 하느님에 대한 도리도 다 하라는 말씀이다.

 

한국 교회 교우들이여! 세금 내기 싫어하는 목사들이 강단에 오르면 끌어내 달라. 그들을 교회 밖으로 추방해 달라. 그래야 예수님도 살고 교회도 산다. 그들이 진정으로 섬기는 것은 하나님도 예수님도 아니고 오직 돈이기 때문이다. 당신들이 그들을 몰아내지 못하면 기독교도 죽고 교회도 죽는다. 반드시 죽는다. 명심하라!

 

류상태 선생은 장로회신학대학원 졸업이후 20여 년을 목회자, 종교교사로 사역했지만, 2004년 ‘대광고 강의석군 사건’ 이후 교단에 목사직을 반납하였고, 현재는 종교작가로 활동하면서 ‘기독교의식개혁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교양으로 읽는 세계종교] [소설 콘스탄티누스] [신의 눈물] [한국교회는 예수를 배반했다] [당신들의 예수]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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