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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예수"
성 요한 크리소스토무스의 황금 설교
 
정연복   기사입력  2009/09/07 [15:09]
"바보 예수" - 성 요한 크리소스토무스의 황금 설교
 
오직 바보만이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 하나로
세상을 바꿔보려고 시도하겠지요.
그렇다면 예수야말로
바보였다고 결론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바보들만이 그를 추종하다가 그가 처형당한 뒤에,
그의 일을 계속할 수 있었을 거예요.
따라서 사도들 모두 바보였다고 하겠습니다.
 
그 바보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진지하게 듣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일 또한
같은 바보들만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실 우리 모두가 바보라는 그런 말이올시다.
 
이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유식한 학자가 아니라
겸손한 목수를 택하여 복음을 선포하게 하셨습니다.
또 어부와 세리를 사도들로 뽑으셨지요.
 
우리가 과연 그들보다 낫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요?
물론, 아닙니다.
우리 가운데 많은 교육을 받은 사람도,
복음의 가르침대로 사는 것과 학력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즉
우리 모두 바보임을 기꺼이 시인합시다.
그러면, 세상을 바꾸려는 시도에
마음놓고 몸을 던질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사도들도 때로는 겁에 질리고
비굴하게 처신하지 않았던가요?
우리 또한 그들처럼 두렵고 떨리지 않습니까?
그리스도의 십자가야말로 우리를 두려워 떨게 할만한 사건이지요.
그래도 그분의 부활은 우리에게 초인적인 용기를 제공합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무스·교부, 347-407년)
 
* 연세대학교 영문과와 감리교 신학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으로 있다. 민중신학적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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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9/07 [15:0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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