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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플래닛' 고전원인은 타이밍 상실
[이승훈의 웹저널리즘] 미래 미디어기업의 화두는 '개인화'가 될 것이다
 
이승훈   기사입력  2004/12/19 [14:53]
개인 커뮤니티(?)서비스 '플래닛'을 출범시킨 다음(www.daum.net)이 저조한 실적으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한 달 전의 자료이지만 웹사이트 순위분석전문 회사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2004년 10월 5주차 현재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428만명인데 비해 8월말 오픈한 미디어다음의 '플래닛'은 오픈 초기 하루 평균 방문자 수 29만명에 10월 5주차 현재도 하루 평균 방문자 수 3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 다음이 카페개설자와 운영자들을 상대로 재미있고 의미있는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다음)카페리더모임'이라는 곳에서 "개인 커뮤니티, 어느것을 사용하는가"라는 설문조사를 2004년 11월 29일 부터 2004년 12월 6일까지 실시했는데…
 
669명이 참여해서 블로그만 쓴다 10% (68명), 미니홈피만 쓴다 25% (170명), 미니홈피·블로그 둘 다 쓴다 14% (96명), 아무것도 안쓴다 41% (276명), 기타 8% (59명)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설문 조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미니홈피·블로그 둘 다 쓴다'가 14%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저도 미니홈피와 블로그를 다 이용해봤지만 둘 다 동시에 관리하는 것은 벅찼습니다. 또, 종전에 써왔던 서비스가 아주 불편하지 않는 한 대체로 커뮤니티 기반의 서비스란 이용자들이 쉽게 바꿀 수 없는 것입니다.
 
커뮤니티 활동이 남달리 활발하다고 볼 수 있는 카페개설자와 운영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조차 두개 이상의 개인 커뮤니티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이용자들의 비율이 14%에 지나지 않는다는데 그렇다면 일반적인 이용자들의 경우는 더 낮을 수도 있겠습니다.
 
다음의 '플래닛' 부분은 여기서 위기의식을 가져야합니다. 다소 투박한 추론이기는 하지만 자신들이 뚫고 들어갈 수 있는 개인커뮤니티 서비스 시장의 크기를 분석하면 낙관적으로 봐도 전체 이용자의 14% 정도밖에 안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플래닛'서비스가 다른 경쟁사의 서비스에 못하지 않다는 전제를 한 것입니다. 서비스가 경쟁사보다 못하다면 그 14%를 뚫고 들어가기란 불가능할 것이고 더 낫다고 해도 상당히 어렵게 뚫고 들어가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플래닛 서비스 도입이 애초 기획보다 1년이나 늦었다
 
'플래닛'서비스는 왜 이렇게 고전하게 됐을까? 근본원인을 따져 봤을 때 저는 다음이 서비스 도입시기에 관한 전략적 판단에 큰 실수가 있었다고 봅니다.
 
다음도 블로그나 미니 홈피를 오래 전부터 염두에 뒀었습니다. 2003년 여름만 해도 블로그라는 것이 대중화되지 못한 시기고 국내의 블로그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블로그를 쉽게 정의내리지 못하는 시기였습니다.
 
그 당시 다음에서 커뮤니티를 담당하는 어떤 팀장이 "2003년 가을에 블로그나 미니홈피같은 개인화 서비스를 실시할 것"이라고 비공식적이지만 많은 이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아~! 역시 다음이 시장 변화와 소비자의 욕망을 잘 읽어내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2003년 9월 10월쯤에 다음이 블로그나 미니홈피같은 개인화 서비스를 실시했다면? 그랬다면 사정이 지금과는 많이 달라졌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서비스가 대체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회원가입정책에서 실명 내지 준실명이 필요한 개인화서비스가 기존의 다음의 회원가입정책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인지… 도입 시기가 원래 예정했던 시기보다 딱 1년이 늦었습니다.
 
다음이 도대체 무엇을 하느라 그토록 꾸물댔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 때 이후 미디어다음이 이벤트를 펼치는 것을 봤을 때 미디어다음은 블로그나 미니홈피 보다 메신저에 신경을 쓰는듯했습니다.
 
아무튼 플래닛을 1년 늦게 도입한 것은 다음의 전략기획부서에, 시장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소비자욕구를 판단하는 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훗 날 미디어산업에서 메가트렌드가 될 부분을 1년 늦게 받아들였다는 것은 전략적으로 '엄청난' 실수입니다. 네이버와 네이트가 블로그와 싸이홈피에서 벌어들이는 수익만큼의 기회비용 손실 그 이상의 손실을 가져오는 실수입니다.
 
사이트 안에서 방치되고 있는 플래닛
 
▲다음 메인화면에 소개된 플래닛 콘텐츠. 차별화가 없다.     © 다음 홈페이지
다음이 '플래닛' 부분을 부분을 포기하면 다음은 없다고 생각해야합니다. 대대적으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쳐야합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너무 약합니다. 문제인식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아무런 이벤트도 없습니다. '플래닛' 서비스 컨텐츠 (메뉴가 아니라)의 화면상의 배치도 오른쪽 아래 구석에 있습니다. 그저 로그인을 해야지 로그인 쪽에 자신의 '플래닛'이 보이도록 해놨는데 사용자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그렇게 해봐야 30여만명의 사용자에게만 의미가 있습니다. 수천만명의 비사용자에게는 의미없는 공간입니다.
 
 '플래닛'의 '오늘의 멤버' 같은 컨텐츠를 메인화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위치시키지 않고 있는 다음은 과연 '플래닛' 서비스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플래닛'은 일종의 개인화 서비스입니다. 개인화 서비스라는 것은 네트워크속의 개인화를 전제로 하고 개인과 네트워크가 상호작용을 하는데서 생깁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개인은 네트워크의 의존도가 높아져서 개인은 자기가 속했던 그 네트워크를 떠나기가 어려워집니다. 개인이 커뮤니티이고 커뮤니티가 개인입니다.
 
이런 이유로 다음은 '플래닛'부분에서 계속 어려움을 겪게됩니다. 그렇다고 다음이 '플래닛' 부분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화'는 앞으로도 죽 더 큰 거대한 조류를 형성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감히 말하는데 B2B가 아닌 이상 미디어업체는 '개인화'를 못하면 언론사닷컴이건 포털사이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덧글: 블로그 미니홈피 플래닛등을 '개인 커뮤니티 서비스'로 표현한 것은 어색한 부분이 있습니다만 '미디어다음'에서 그렇게 표현하고 있길래 편의상 이 글에서도 그렇게 표현했습니다.  / 편집위원
 
*이 기사는 쿠키뉴스와 미디어다음에도 제공되었습니다.
자유... 백수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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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12/19 [14:5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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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수광부 2004/12/20 [16:21] 수정 | 삭제
  • 플래닛 서비스에 관한 기술적인 이야기입니다. 서비스 이런 거 이렇게 하면 다음 돈 많이 번다. 이런 이야기죠.
  • 김정람 2004/12/20 [15:02] 수정 | 삭제
  • 미디어 다음 들어가봐라
    순 노빠뉴스, 열우당만세 뉴스 , 반미뉴스,
    계층간 위화감 조성뉴스 뿐이다..
    어떤 골빈놈이 다음가고 싶겠냐..
    이정권 끝나면 딴지일보 꼴 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