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알몸보다 '누드'가 소젖보다 '우유'해야 고급인가
무분별한 외국말 외래 전문용어, 우리말로 바꿔쓰기 위한 토론회 열려
 
이대로   기사입력  2004/08/30 [11:48]
8월 26일 밤 7시부터 10시까지 세종문화회관 4층 토론실에서 한글문화연대(대표 김영명)가 주최한 "외래 전문용어, 우리의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여름토론회가 열렸다. 우리 학술 전문용어가 거의 모두 외국인이 만든, 외국에서 쓰는 외국말을 그대로 들여다 씀으로서 국민 국어생활을 불편하게 할 뿐만 아니라 학술 발전과 지식정보 전달에도 큰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그 문제점을 살펴보고 대안을 찾기 위한 뜻 깊은 토론회여서 밤늦게 까지 진지하고 뜨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바른 전문 용어는 우렁차게 나아가는 한글문화의 중요한 전략이며 힘이다.며 뜨거운 토론을 하고 있다.     ©이대로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한글문화연대 김영명 대표는 인사말에서 "오늘날 지나치게 영어 교육을 강조하고 중요시해서 영어조기 교육과 해외유학바람이 일어나 교육과 경제에 좋지 않은 현상을 일으켜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또 외국어를 무분별하게 남용함으로서 국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오늘 토론에 국회의원 두 분을 모셨는데 그 해결방안을 찾고 정책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뜻에서다."고 했고, 국회 문공위원장인 이미경(열린우리당)의원은 격려사에서 "우리말글은 우리 문화의 핵심이고 뿌리다. 오늘날 우리말글이 외국말에 밀려 죽어가고 외국어를 남용해서 큰 문제다. 지난해는 남북의 말글 차이에 대해 조사 연구했는데 남쪽의 외국어 남용이 남북 말글 차이를 더 심하고 만들고 있었다. 올해는 외국말로 된 전문용어를 우리말로 바꾸기 위한 일에 힘쓰겠다. 회사에 들어갈 때나 공무원이 될 때 국어시험을 보게 해야 한다."고 격려사를 하고 주제 발표가 끝날 때까지 귀담아 들었다.

주제 발표는 김진용(전 연변대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초빙연구원)님이 "한국 전문 용어의 현실과 그 문제점"이라는 제목으로 먼저하고, 이병혁(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가 "외래 전문용어에 대한 전 사회적 대응 방안 모색"이라는 제목으로 했다. 토론은 김하수(국립국어연구원 어문규범부장)교수, 김재윤(열린우리당, 국회문광위원)의원, 노회찬(민주노동당 국회 법사위원)의원, 우병현(조선일보 산업부)기자, 조광제(한글과컴퓨터 해외사업부)이사가 참여했고 토론 진행은 이기만(평론가)교수가 했다. 아래에 주제 발표와 토론 내용을 간추려 적는다.

주제 발표1 김진용 교수- 한국 전문 용어의 현실과 그 문제점  
 
먼저 내 개인 역사를 말하겠다. 경북에서 태어나 1944년에 부모님을 따라중국 연변으로 가서 중국인으로 살면서 1957년에 중국어문학부를 졸업하고 연변대학 국어국문학교수로 일하면서 중국 전문용어 기술위원회위원, 연길 전문용어 기술위원회 비서장으로 일했다. 2000년에 고국에 와서 귀화했다. 경희대학에서 1년 있다가 지금 과학기술원 초빙연구원으로서 일하고 있다. 해방 전에 고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국적 회복이 가능해 다시 한국인이 될 수 있었다.
 
지식정보 사회에서는 많은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탄생하고 이 새 지식과 기술은 새로운 개념을 내포한 전문용어를 만든다. 새로운 전문용어가 새로운 지식의 표시, 습득과 전파에 유리한가 그렇지 못한가는 그 사회에 새 지식과 정보 전달에 큰 영향을 주고 나라 경쟁력 강화로 직결된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전문용어는 개념 표시 기능과 전달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 외국 전문용어를 그대로 들여다 쓰고 있어 일부 전문가가 아니고는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국제기구 제37기술 위원회에서도 "전문용어는 한 용어가 한 개념을 나타내는 게 바람직하며 한 개념에 여러 용어가 사용될 경우 투명성, 일관성, 적합성, 경제성, 파생력, 언어학 정확성, 모국어에 대한 선호도를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투명성은 "전문 용어가 사전을 찾지 않아도 그 개념을 짐작할 수 있어야 하고, 외국어를 그대로 빌려다 쓰지 말고 모국어로 바꿔 표현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는 영어 전문 용어를 그대로 쓰는 데 국제 기구가 권장하는 규정에도 거스르는 일이고 우리 일반국민에게 전문 지식을 알리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영어권의 영어 전문 용어 5000개 가운데 71%가 일상 영어로 되었는데 우리의 전문용어 가운데 한국어 기본어휘가 31%이니 영어권 국민들에 비해 전문지식 습득이 그만큼 힘들게 되었다.
 
중국은 개화기에 외국 전문용어를 그대로 쓰다가 민중의 저항에 많이 줄어서 지금은 외국 전문 용어가 1%밖에 안 된다. 중국은 이렇게 외국 것을 가져다가 자기 것으로 바꿔 선진 외국문화를 중화문화로 바꾸고 있어 경쟁력이 크다. 중국은 외국어 전문용어가 적으니 일반인들도 새 지식을 습득하기가 우리보다 빠르다. 중국은 노동자도 유능한 교수가 된다. 오늘날은 문화전쟁시대라고 한다. 지식이 습득이 쉽고 똑똑한 국민이 많아야 경쟁력이 높다.

우리 일본 전문용어를 우리말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들여다 쓴 결과 일본 학자 시오다 다케히로가 조사한 것을 보면 한일 전문용어가 70% 같다고한다. 거기다가 영문 용어가 자꾸 늘어나니 이를 개선하지 않고는 우리는 지식정보 강국이 되긴 힘들고 점점 더 국어규칙과 국어생활이 문란케 될 것이다. 전문지식을 국민에게 빨리 알리려면 전문 용어가 쉬워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하니 국민 지식수준이 떨어진다. 국민 4천만 명 가운데 1000만명이 영어를 유창하게 해서 영어 전문용어를 안다고 해도 3000만이 영어 몰라 전문지식을 잘 습득하지 못하면 국력이 떨어진다.
 
일본은 외국 전문용어를 220만개, 캐나다는 360만개를 자동 번역할 수 있는 데 우리는 26만개를 자동 번역할 수 있다. 우리의 전문용어 자동번역 능력이 캐나다와 일본의 10분지 1수준이다. 거기다가 각 부처가 쓰는 용어가 다르다. 한마디로 난장판이다. 중국 연번은 3년 전에 내가 7개 표준을 만들었고 그 자료를 한국정부에 주고 중국 연변도 이런 수준이니 우리도 빨리 서두르라고 부탁했는데 지금까지 아무 대답이 없다. 참으로 무책임하다. 이래가지고는 제2 임진왜란이 일어나면 나라를 지킬 수 있을까 걱정이다.
 
미국도 전문용어를 되도록 쉽게 쓰려고 노력한다. 미국은 1978년 "어려운 용어는 국력낭비이며, 어려운 법률 및 행정 전문용어로 국민을 혼란케 하는 것은 범죄다."라고 까지 하며 쉬운 영어(Plain English)법령을 공포했다고 한다.  빌 게이츠는 새 전문용어를 만들 때 먼저 노인들에게 물어서 알아보지 못하면 다시 쉬운 말로 바꾼다고 한다. 우리도 그런 정신과 태도를 본받고 힘써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노력은 그만두고라도 쉬운말 쓰는 걸 부끄럽게 생각하고 어문규정도 지키지 않고 각자 멋대로 용어를 만들어 쓰고 있다. 민주 법제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답답하다. 정부가 나서서 통일된 표준용어를 만들어야 한다. 각 부처가 따로 하지말고 국무총리나 대통령 직속으로 특별기구를 만들고 공공기관과 학자와 전문가가 먼저 사용해야 한다. 내가 고국에 와서 보니 경제는 왕창 상승했으나 자주의식이 없고 심리상태가 나약해 보였다.  미국이나 외국은 남이 모르는 말을 쓰는 건 자랑이 아니라 못된 일로 여기는 데 우린 아직도 어려운 말이나 외국어 쓰는 걸 자랑으로 여기는 거 같다. 정신 개조에 언론이 앞장서자.
 
우리나라에서 전문용어는 한자어 선호, 과도한 우리말 순화, 무분별한 외국어 도입, 세계 표준규격 미 인식 등으로 시련을 겪고 있다. 국가에서 전문용어 총괄기구를 만들고 더 많은 예산을 들여서 전문용어 정비와 표준화에 힘쓰고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주제 발표2, 이병혁 교수 - 외래전문용어에 대한 전 사회적 대응방안 모색
 
지금 우리는 정보화 세계화 소용돌이 속에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영어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다.  왜 영어가 어떻게 팽창했으며 살펴보고 영어가 판치는 세상이 되었는지에 큰 의미와 관심을 가져본다. 언어란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가 아니라 권력을 행사하고 지배하는 수단이다. 그런데 영어 제국주의가 한국사회에 침투해 영어 전문용어가 판쳐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문제를 '언어 전쟁'이라는 시각으로 살펴보겠다. 언어전쟁이라는 개념은 프랑스 롤랑 바르트로부터 빌렸다.
 
지금 세계는 영어 제국주의 시대다. 세력이 약한 언어가 영어에 밀려 소멸되거나 불평등을 당하게 된다. 세계 5-7000여종 언어 가운데 2500여 종은 사용자가 수 천 명에 지나지 않으며 당장 소멸될 위기에 처해있다. 영어는 지난 몇 십 년 동안 정치 경제는 말할 거 없고 학문에서도 국제어로서 기반을 굳건히 하고 있다. 이제 영어를 못하면 생존에 위협받을 지경이다. 영어 제국주의 확산은 세계 언어와 정신 다양성을 잃게 만들고 앵글로 색슨화 전체주의 모습이 되고 있다.
 
서울 거리는 온통 외국어 간판과 광고물이 가득 차고 대중매체에서도 영어 뿐 아니라 프랑스말과 이탈이아말까지 등장해 한국인을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 운동경기 중계방송은 외국어가 아니면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고 과학기술계통은 영어 전문용어가 더욱 판친다.
 
이러한 외국어 범람은 첫째 한국인 스스로 한국어를 우습게 보는 마음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미술작품에서 '알몸'보다는 '나체'가 '나체'보다는 '누드'란 말을 쓸 때 더 고급스럽고, '소젓'보다는 '우유'가 우유보다는 '밀크'라고 해야  더 고급인 것으로 여기는 심리가 깔려있다.

둘째, 한국에서는 모나지 않게 살고 남을 따라가는 게 좋은 것으로 여기는 풍조가 있다. 남이 '열쇠'란 말 대신 '키'라고 하니 자기도 그렇게 하는 게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 셋째, 한국어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한국어로는 새로운 뜻을 표현할 수 없다."는 편견이 뿌리 깊다는 것이다.  품위 있고 고상한 새로운 뜻은 외국어로 표현하려 든다. 말이 새로우면 생각도 새로워진다. 말은 인간 의식의 축소판이기 때문이다.  한국어가 풍요로워질 때 한국 정신도 풍요로워진다. 외국어에 항복할거냐 항전이냐 결정할 때다.

한국 전문 용어가 외국어 뒤범벅이 된 역사는 19세기말 한국 근대화 과정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서구 열강이 아시아로 뻗칠 때 일본은 중국이 망하는 것을 보고 유학생을 서양으로 보내 서양 문화를 배워오게 하고 번역에 힘썼다. 그래서 서구 문명을 일본화 했다.
 
그러나 한국은 국가가 주도해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고 번역화 한국화 한 것이 아니라 개인이 서양과 일본 문화와 전문 용어를 받아 들여 개인 이익과 출세 수단화했다. 그 풍조를 세계화 정보화 시대를 맞이해 정부도 따라서  영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여 체제 위기와 정체성 위기에 이르게 되었다. 이제 영어의 공격을 막는 길은 지식인, 작가, 전문가들이 번역을 통한 한국어 활성화만이 그 대응방안이다.
 
한국 사회가 문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어를 지키고 살리는 게 지름길이다. 정부가 아닌 지식인들이 선두에 서서 다국적군인 영어에 맞서 공세로 나가야 한다. 한국  말글 중심으로 운영되는 컴퓨터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외국 전문용어를 번역하여 국민에게 과학기술을 쉽게 접근 전파하고, 정보 불평들을 줄여서 지나친 영어 욕구와 영어 교육열에 의한 낭비를  줄여야 한다.
 
정부가 번역사업을 위해 재정지원을 하고 번역 용어를 교육과 언론을 통해 활발하게 보급 이용하게 하고 국가 수준으로 전문용어를 표준화해야 한다. 한국어가 영어에 먹히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어만으로 정보통신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컴퓨터를 개발하고 통신체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다음에 전문용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이다. 언어문제는 개인문제가 아니라 정부문제이지만 정부만 나설 일이 아니고 민간과 기업이 힘을 모아야 한다. 한국어정보화 사업은 세종대왕이 우리 문자를 만드는 것과 맞먹는 중대사업이다. 
 
세종대왕이 지금 살아있다면 다음과 같이 뜻을 밝혔을 것이다. " 우리 나라의 말이 영어와 달라서 영어를 바탕으로 하는 컴퓨터와 인터넷과는 서로 잘 통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어리석은 백성이 하려고 하는 일이 있어도 마침내 자기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 사정을 딱히 여겨, 새로 한국어를 알아듣는 컴퓨터를 만드니 누구나 쉽게 익혀서 날로 씀에 편안하게 하고자 함이니라."
 
우리 번역서는 짜집기요 엉터리다. 번역사업에 정부가 나서라. 번역서가 엉터리이니 원서를 읽기 위한 공부와 능력 키우기에 낭비와 희생이 크다. 이런 중대한 일에 돈을 쓰지 않는 정부에 세금을 내고 싶지 않다.
 
토론 1, 김하수 교수 - 외국 전문용어가 판치는 이유는 학문이 베끼기 학문
에 그치고 시민사회가 미성숙한데다가 학자와 정부가 전문용어를 우리말로 바꾸거나 새로 만드는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과 외국어로 상표를 달면 고급스럽게 보고 값을 더 받을 수 있고 외국어를 쓰면 상층 고급문화로 보이는 비뚤어진 사회성이 원인이다. 건국초기 외솔 선생이 주도해 일본 전문용어를 우리말로 바꿔 교과서에 올린 일이 있고 그 때 학생들은 어색해하지 않고 잘 받아들였다. 외국 전문용어는 개인이 아닌 정부가 제도와 법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의학 용어 바로잡기 작업을 해봤는데 간 분야별로 고집부리고 이기주의가 맞서서 힘들었다. 바꾼 전문용어는 시험과목에 넣으면 빨리 전파된다. 전문 지식도 일상 용어로 전파할 때 쉽게 전파되고 효과를 많이 본다. 동식물 이름이 우리말로 된 게 많고 토착화 한 것을 보면 가능한 일이다.
 
토론2, 김재윤의원 - 우리말의 소중함을 국민 모두 깨달아야 한다. 병원 처방전이 우리말이 아닌데 잘못이다. 국민들이 지식격차가 심하면 경제성장도 힘들다. 전문용어는 전문가나 일부사람만 알고 쓰는 사회는 큰 문제다. 많은 사람이 전문용어를 쉽게 잘 알 수 있을 때 나라 발전이 빠르다. 언어 사대주의, 식민근성을 빨리 씻어내기 위해 힘쓰자.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외교관이  외국에 가서 외교활동을 할 때 어설픈 외국어보다 우리말로 하는 게 옳고 좋다. 총리실에 '외국 전문용어 위원회'를 두고 우리말로 바꾸는 일을 해야 한다. 좋은 방안과 정보를 주면 정부 차원에서 이 일에 적극 힘쓰도록 국회활동을 하겠다.
 
토론3, 노회찬의원 - 말글도 쓰면 쓸수록 빛나고 안 쓰면 낡아진다. 영어를 자꾸 쓰면 우리말도 죽는다. 현 정부가 이 문제에 힘쓸 줄 알았는데 로드맵, 테스크 포스티팀이나 만들고 있어 실망이다. 지난 며칠 동안 법사위 위원으로서 법무부 예산을 심의하는 데 법률한글화위원회를 만들고 예산까지 편성하고도 하나도 쓰지 않았고 법률한글화 위원에 한글학자가 둘 밖에 없는 것을 따진 일이 있다. 그리고 법률을 한글로 만드는 데 형법은 아직 손을 대지 않고 있으며 다른 법은 한자를 한글로 바꾸는 데 그치고 있었다. 형법은 그대로 두는 건 한글로 바꾸면 법률해석에 문제가 생길까 해서란다. 일본 한자 용어만 한글로 바꿀 게 아니라 쉬운 우리말투로 바꿔야 한다. 또 정부에서 오는 자료에 한자를 혼용하고 있는데 한글전용법을 위반한 것이었다. 정부와 공무원이 법을 잘 지키고 우리말을 살려 쓰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말과 한글을 쓰지 않고 어려운 영어와 한자를 더 즐겨 쓰는 사람들에게 잘못을 깨우쳐주는 일과 한글날 국경일 제정이 시급하다. 앞으로 독립운동 하는 자세로 한글운동에 앞장서겠다.
 
토론4, 우병헌기자 - 정보통신팀장을 맡고 있는데 정보통신 용어가 영어투성이라 신문기자들도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마치 우주인 암호코드로 보일 때도 있다. 영어를 한문으로 바꾸어도 이해가 잘 안 된다. 기자도 그러니 일반국민은 더 할 것이다. 정보통신 분야는 기술이 거의 모두 외국에서 도입한 것이고, 기술변화가 빠른데다가 우리말로 바꾸려는 노력이 부족했으며 전문집단마디 멋대로 표기해서 더 혼란했다.  정보통신전문가와 학계가 함께 새로운 용어가 나오면 우리말로 신속하게 바꾸고 괄호안에 원문을 표기하는 등 외국 전문용어 사용 규칙과 제한선을 정하고 언론이 협조해야 한다. 한 생물 선생님이 쓴 "현상금을 찾아서"란 번역 책을 읽었는데 일반인이 알아볼 수 있는 쉬운 말로 쓴 글이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전문가들과 기자들도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토론5, 조광제 이사 - 한글문서편집기는 한글 창제에 버금가는 한국의 자랑이다. 세계에서 미국 문서편집기에 먹히지 않은 나라는 우리뿐이다. 나는 외국 생활을 많이 하고 여러 나라 외국어를 알기에 회사에서 그런 업무를 보고 있다. 그리고 외국에서 살다가 귀국해 회사 일을 하다보니 외국어보다 한국어가 서툴러 한글을 배웠는데 한달 안에 다 끝냈다. 우리 국민이 한글이 너무 배우기 쉬우니 그 훌륭함을 잊고 외국말만 소중하게 여기는 거로 보였다. 프랑스는 전산용어를 자기 나라말로 바꾸어 쓴다. 컴퓨터 마우스를 프랑스말로 '쥐'라는 뜻을 가진 '수리'라는 말을 어색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쓴다. 우리 국민도 그런 태도와 의식을 가져야 한다. 우리 한글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을 가지고 지키고 빛내기 위해 힘쓰자.
 
마무리 종합 토론 - 방청객들도 할 말이 많고 발언 신청이 많았으나 밤이 늦어 네 분이 말했는 데 한 사람만 영어 찬양이었고 모두 전문용어를 빨리 쉬운말로 바꾸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하루빨리 국무총리 직속 '외국 전문용어 번역위원회'를 만들고 표준화 사업에 나서야 한다고 합의하고 결론지었다.
 
우리는 온누리에서 가장 배우기 쉽고 쓰기 쉬운 글자, 한글을 가지고 있으나 그 값어치가 외국 전문용어와 그 남용에 짓밟히고 묻히고 있다. 세계에서 문맹률은 가장 낮으나 전문용어와 학술용어가 일본이 만든 말과 서양 외국말을 그대로 빌어다 쓰기 때문에 국민이 전문용어를 알아보기 힘들어 지식수준이 높아질 수 없다. 이는 국어생활을 불편하게 하고 국가 발전에 큰 걸림돌이다. 정부가 앞장서고 전문가와 학자, 언론과 국민이 힘을 모아 전문 용어와 학술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게 해야 한다. 똑 같은 상품에도 외국말 이름을 달면 더 고급스럽게 생각하고 잘 팔리는 풍조를 씻어내는 일은 그 무엇보다도 빨리 해야 할 일이고 중대한 일이다.
 
주제 발표를 한 중국 동포 김진용 교수의 간절한 호소가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빨리 외국 전문용어를 우리말로 바꾸지 않으면 중국 일본에 밀리고 다시 먹힐 수 있다. 민주 사회가 법과 규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망한다. 제 나라 말을 우습게 여기고 남의 말만 떠받드는 정신으로 나라가 잘 될 수 없다."  / 본지 고문
 
* 필자는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입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4/08/30 [11:48]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

  • 김성란 2005/03/31 [17:55] 수정 | 삭제
  • 외국어의 무분별한 사용은 아주 심각한 지경에 이르럿다
    이대로 가면 우리말의 거의 전부가 외국어로 도배될 것이고 한글은 이두 정도로 전락 할 지도 모른다,

    우러할 점은 정부기관 명칭도 우리말 명ㅇ칭을 기피하고 왹국어로 표기 한다는 거다,
    이러한 실정이니 다른 분야는 이를것도 없다,

    심지어 지명까지도 외국어로 변경하는 지경이다,
    2호선 전철역에 구로공단 역이라는 지명이 있었다,
    이를 최근에 -되지털 역- 이라고 변경하였다, 익숙하든 장소의 명칭을 변경하는 그 자체도 혼란을 가져오는 그리 바람직한 방향이 아닌데 한술 더 떠 외국어로 바꾸어 버린거다,

    노선뻐스의 g,r 표시에 이르면 하품나올 지경이다,
    영문자교육용도 아니고 완전한 개 지랄이다

    이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행하는 그 공무원의 의식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
    서민상대의 은행인 국민은행은 어디로 가버리고 코리어 뱅크가 되어 버렸다,k/b 아무리 둘러 보아도 국민은행이라는 간판은 보이지 아니한다,

    대충 그렇다 말하기도 싫을 지경이다,
  • 한글문제 2004/08/31 [12:17] 수정 | 삭제
  • 맞춤법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 사람의 99.9999%가 맞춤법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다고 확신할 수 있다. 국어 연구원에서 하는 얘기로는 맞춤법 정하는 원로 학자들이 '너무 쉬워지면 품위가 떨어진다.'고 하더라던데....

    품위고 뭐고 실 사용자 중심으로 간단한 규칙을 통해 맞춤법부터 재구성해야 한다. 법칙이 수백 가지에, 하나 하나마다 예외 조항 너댓 개씩 딸려 있고, 조어법에도 문제가 많다.

    굳이 대표 단어 하나만 표준어로 정하고 나머진 틀린 것으로 처리하지 말고 여러 가지 방언도 준표준어로 사용하게 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
  • 배운사람 2004/08/30 [16:45] 수정 | 삭제
  • 요즘 KBS 보세요 "부장"이 없어지고 "팀장"제도가 생겼답니다. 대부분에 사람들이 짜장면 하고 잇는데 순화시킨다고 강제로 자장면 이라고 강제로 알리기나 하면서, 정착 중요한 큰흐름은 한자에서 영어로 자연스럽게 모든 말이 옮겨가고 있습니다. 아마 스스로 인식도 못할껍니다. 우리나라 배운사람들 역시 대단합니다. 아자아자 힘!
  • 우리말사랑 2004/08/30 [15:06] 수정 | 삭제
  • 어느 쪽도 지나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름말(제목)이야 줄여서 써야 하니까 그런가 아닌가요?
    일의 모양새를 잘 가려서 말합시다~~
  • 국수주의는 좀 2004/08/30 [14:53] 수정 | 삭제
  • 무분별한 외국말 외래 전문용어, 우리말로 바꿔쓰기 위한 토론회 열려

    => 너무 지나친 다른나라말, 다른나라에서 온 말, 전문(이건 도저히 못 바꾸겠다)말, 우리말로 바꿔쓰기 위한 말나누기모임 열려

    국수주의가 지나치면 꼴이 아주 우습게 된다.
    우유가 외국어냐? 영어, 프랑스어는 다 고유어로만 되어 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