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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대표는 이 영화를 꼭 보세요"
박정희 전속이발사에 비친 군부독재시대 그린 영화 '효자동 이발사'
 
손봉석   기사입력  2004/04/29 [00:58]

영화가 끝나고 난후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는 "옛날...생각이 났다"는 말로 만감이 교차하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은 "감독도 실제사건이 아닌 픽션이라고 했다"며 영화는 영화고 정치는 정치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치인과 배우들은 시사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브레이크뉴스

28일 저녁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있었던 영화 <효자동 이발사>의 특별시사회에 초청된 정치가들은 영화를 보기 전에 각자 소속당과 위치를 고려한 일상적인 멘트를 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는 당선자 워크샵을 끝내고 자켓차림으로 급히 참석해 "한국영화 파이팅" 구호를 외치며 밝게 웃은 후 "요즘 옛날 독재시대를 향수처럼 여기는 것은 경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모여서 대중문화를 연구하는 모임이 있는데 여기서 단체관람한 영화는 모두 흥행에 성공했었고 특히 제가 본 영화 <쉬리>등이 흥행에 크게 성공했기 때문에 이번 영화도 잘 될 것'이라고 덕담을 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는 "주연을 한 문소리씨가 인기1위라 맨 앞에 서야 하는데 송강호씨 옆에 서 있다"고 조크하고 "문소리양을 비롯해 이 자리에 참석한 박찬욱, 봉준호 감독이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렸고 흥행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왔는데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센스 있는 분은 알 것"이라며 "모두 우리 당원들"이라고 말했다. 
▲권영길 대표와 영화배우 문소리씨가 악수를 나누는 모습     ©브레이크뉴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된 후 도입부의 3.15 부정선거와 4.19까지는 희화된 상황과 대사로 폭소를 자아내던 객석은 60년대 후반 박정희 군사정권의 너무나 경직되어 오히려 우스꽝스런 모습들이 "각하는 국가다"라는 구호와 묘사되면서 점차 극장안은 점차 분노와 슬픔으로 채워졌다.
효자동 동네 이발사 성한모가 대통령 각하의 이발사로 특채(?)가  된 덕에  모처럼 가족이 청와대에 초청됐다가 영식과 자신의 아들 낙안이가 싸우자 아들을 두들겨 패며 '각하'에게 사죄하는 장면으로 시작된 소시민 가족의 독재시대 수난사는 갈수록 그 강도를 더해 간다.
주인공의 어린 아들과 동네 선배들이 간첩으로 몰려 전기고문을 당하는 상황에까지 이르자 객석에서는 탄식이 이어졌다.  
영화가 끝난 후 대부분이 7,80년대  민주화운동에 몸을 던진 경험이 있는 의원들은 독재시절을 살아간 소시민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그 시절 행해진 정권의 폭압에 대해 회상했다.    

자신이 직접 칠성판과 전기고문등 끔찍한 고통을 겪은 김근태 의원은 "그때는 민주화 운동을 하면 다 간첩이라고 몰았다"며 "낙안이와 아버지가 고통을 당하는 모습을 보며 눈물과 함께 아픈 기억이 가슴에 떠 올랐다"고 말했다.
▲김근태 원내대표가 영화를 본 소감을 말하는 모습     ©브레이크뉴스

김 의원은 "낙안이 처럼 억울하게 당한 사람도 정말 많았다"고 강조하고 "하지만 마지막에 낙안이 아버지가 새로운 독재자에게 한 '워딩'(말)은 그 차체로 희열을 느꼈다"며 "그런 국민들의 용기와 희생이 오늘의 민주화를 이뤄낸 것"이라며 영화에 만족을 표시했다.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송강호씨도 이런 김 의원의 반응에 "김근태 의원께서는 만감이 교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영길 민노당 대표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장면이 많았다"며 "흔히 소설 같은 삶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역사에 영화에 소재로 꽃필 이야기가 많음을 알았다"고 이 영화를 평가했다.
▲권영길대표와 문소리씨     ©브레이크뉴스

김덕룡 의원은 현재 소속당의 대표인 박근혜의원의 선친인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풍자로 영화내용이 채워져 있기 때문인지 영화기술과 양상표현, 배우의 연기력에 대한 칭찬을 주로  했다.
이날 의원들은 스크린쿼터에 대한 각 당의 입장도 알 수 있는 멘트를 했다.
김근태 의원은 여당으로써 국정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고 야당인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과 권 대표는 각각 "당분간은 쿼터제도가 있어야 한다", "선진국이라는 프랑스도 농산물과 영화는 지키고 있는 사안으로 우리는 당연히 계속 스크린쿼터를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정곡을 찌르는 멘트는 YH노조 여공출신으로 10월유신과 박정희 정권의 마지막 학정을 온 몸으로 경험한 민노당 최순영 당선자의 감상평이었다.
최 당선자는 "영화보니 그때 끔찍한 기억들이 막 되살아 나고 하는데 요즘 젊은이들이 저런 세상이 있었다는 것을 이해할지 좀 걱정이 된다"며 "이 영화는 박근혜 대표가 와서 꼭 봐야 할 영화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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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4/29 [00:5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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