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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탄핵주도한 민주당은 사과해야"
한민공조는 민주당 정체성 상실, 조대표 사퇴 주장, 민주당 살리기 나서
 
손봉석   기사입력  2004/03/26 [15:46]

[제2신] 추미애 "탄핵주도 민주당 반성 사과해야"

민주당 내분 와중에 말을 아꼈던 추미애 의원이 자신의 입장을 정리했다.

▲26일 금요일 민주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추미애 의원     ©브레이크뉴스
추 의원은  26일 저녁 7시 30분 경 당사 기자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민주당 지지율 하락은 "한민공조로 인한 정체성 상실에 있다"고 지적하고, "한민공조를 주도한 지도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핵에 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도 탄핵으로 인해 직무정지"가 되었고, "탄핵을 주도해온 민주당은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며 조대표도 헌재의 결론이 나올 때까지 스스로 직무를 정지해야 하며 사퇴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추 의원은 "아직 민주당에 희망이 남아 있습니다. 저는 꿈에도 탈당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민주당을 살리는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입니다"라며 민주당에서 중심적 역할을 할 것임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은 책임질 것은 지고 지금이라도 바른 길로 가야 합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추의원의 이 같은 방침은 더 이상 조대표 등 당권파와 대화나 타협없이 수도권과 호남의 초재선 의원등과 함께 움직이겠다는 것을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자회견 말미에 민주당 살리기에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은 역으로 향후 민주당에서 적극적 역할을 결심한 것이나 다름없다.

추 의원의 초강경 발언에 대해 조대표와 당권파는 아직 반응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민주당 무게중심은 추 위원 쪽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27일까지 조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추의원은 “탄핵안은 법리상의 가부를 떠나 한민공조의 수단을 취한 것이 지지자들에 실망과 상처가 됐고 평화민주, 개혁세력이라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당이 정체성을 상실하게 됐다”고 강조하며 탄핵에 대한 사과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문에 있는 ‘사죄’의 정확한 의미가 탄핵 자체에 대한 것인지, 한-민공조라는 수단이나 국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 점에 대한 것인지를 묻자 추 의원은 잠시 침묵하다가 "이 자리에서 논쟁하고 싶지 않고 그럴 자리의 성격도 아니니 추후에 말씀을 드릴 것"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추의원은 탄핵소추안의 철회를 추진할 것이냐는 물음에도 "나중에 말을 하겠다"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추 의원의 이 같은 언급은 사실상 한-민공조를 통해 탄핵추진으로 민심 이반을 불러왔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대통령에게 사과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 의원은 이에 대한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괴로운 듯 "개인입장으로 당원이 된 도리로 사과를한 것이나 여기 민주당 로고가 있는 한가운데 서서 제가 사죄드린 것에 대해 민주당의 입장으로 상징성을 부여 해 달라"고 말해 공식적인 사과임을 암시했다.

추의원은  조 대표의 사퇴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헌재의 결정이 날 때 까지 직무정지 된 만큼 조 대표의 정당성도 헌재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대통령처럼 스스로를 직무를 정지시켜 제3의 기관인 헌재의 판단에 맡기면 명분을 세워드릴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해법을 제시한 후 대표의 사퇴 문제가 선대위원장 수락의 조건은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추의원은 또 자신의 선대위원장 수락 여부에 대해 "정의로움과 열정을 빼고 나면 나에게 무엇이 있겠느냐"며 "한-민공조 수단까지 동원해 압박했던 분들에게 책임이 있고 그런 부분에 대해 대표가 크게 결단해주면 기초 전제가 성립되는 것이고, 그러면 제게 무엇을 맡긴다 한들 주저하겠느냐"고 조건부 수락 의사를 밝혔다.

추의원은  일부지역 공천 번복에 대해 "민주당의 정체성을 실종시킨 책임이 있는 분들에게 정치적 책임을 묻고 지지자들의 입장을 대변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해 선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탄핵에 책임이 있는 지도부에 대한 책임추궁을 할 것임을 밝혔다.

추의원은 자신의 탈당설에 대해 "아직 민주당에 희망이 남아있다"며 "저는 꿈에도 탈당을 생각해본 적이 없으며 민주당을 살리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며 일축했다.

당내 에서는 추미애 의원은 조순형 대표와 25일에 이은 2차 회동을 요구했지만 조 대표측의 거부로 사실상 26일 기자회견을 지도부에 대한 ‘최후통첩’으로 선택한 것이라는 설도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추 의원은 이런 추측에 대해 “어제(25일)도 10시 넘어서 연락이 된 후 11시 넘어서 만났고 유보적인 상태”라며 막판 타협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추의원은 조 대표는 사퇴를 하고 싶은데 주변에서 이를 막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 같지는 않다”고 전제하고 "조 대표 주변에서 현재 상황판단을 어렵게 하고 탄핵도 밀어붙인 이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다시 밝혔다.

다음은 추미애 의원의 긴급기자회견 전문이다.

민주당은 책임질 것은 지고 바른 길로 가야 합니다

최근 민주당은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 가운데 있는 한 사람으로서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 당의 위기에 대한 저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첫째, 민주당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한민공조를 한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한민공조는 많은 지지자들에게 실망감과 배신감만 주었을 뿐입니다. 작금의 위기를 초래한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한민공조에 있습니다. 한민공조를 주도한 분들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만 합니다.

둘째, 노무현 대통령도 탄핵으로 인해 직무정지가 되었습니다. 탄핵을 주도해온 민주당은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조대표도 헌재의 결론이 나올 때까지 스스로 직무정지해야 합니다. 조대표님은 사퇴해야 합니다.

셋째, 아직 민주당에 희망이 남아 있습니다. 저는 꿈에도 탈당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민주당을 살리는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입니다.

민주당은 책임질 것은 지고 지금이라도 바른 길로 가야 합니다

2004. 3. 26

국회의원 추미애

[제1신] 설훈 '탈당 최후통첩', 추미애 '탈당안해'

민주당 내분의 '태풍의 눈'인 추미애 의원과 설훈 의원이 정가의 예상을 벗어나 추 의원은 당 잔류를 강하게 시사하고 설 의원은 탈당시한을 못 박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도부의 총사퇴를 주장하며 단식농성을 5일째 하고 있는 설훈 의원은 27일  낮 12시까지 조순형 대표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으면 민주당을 탈당하고 이번 총선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설훈 의원은 오늘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의 살 길은 국민과 함께하는 것이며 모든 당원들이 스스로를 던져서 국민들과 함께 할 때 민주당이 되살아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탄핵철회'를 줄기차게 주장했던 설훈 의원은 "추미애 의원이 비록 막판에 탄핵 찬성으로 돌아섰지만 비상대책위원장에는 추 의원이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조 대표에 대해 "상황이 이렇게까지 왔는데 버티고 있는 것은 상식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비판하고 "다 물러나라는데 무슨 이유로 버티겠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사퇴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설 의원은 이날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조 대표의 사퇴와 비대위 구성을 게속 요구했다.

한편,  당 지도부와 호남 중진 퇴진을 요구하며 당사를 떠났던 추미애 의원은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자신의 탈당이나 그 뒤를 잇는 탈당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어젯밤 조순형 대표와의 심야 회동 이후 추 의원은 조대표와의 시각차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추의원은 또 "조대표 곁에 바깥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는 사람이 없고, 주위 사람들이 에워싸고 있어 판단을 제대로 못하시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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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3/26 [15:4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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