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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5·6공 잔재들에게 포위된 도시인가
조해녕 대구시장의 줏대없는 행정이 경제는 엉망, 시정은 진창으로 만들어
지하철참사도 모자라 중앙지하상가 개발강행, 개발독재시대로 역행 위기자초
 
서태영   기사입력  2004/02/23 [18:45]

중국 최고 인민검찰원 기관지 검찰일보가 2천년 발표한 탐관오리들의 여덟가지 특징" 이란 보고서에서는 그 여섯째 특징으로 '인색'을 꼽았다. 탐관오리일수록 자선에 인색하며 힘없는 백성에게는 아주 냉정하다는 것이다. 정약용의 '목민심서'에는 수령이 지켜야 할 여섯 가지 계율이 적혀 있는데, 그 여섯째는 "즐겨 베풀어라"이다. 인색하면 베풀지 못한다.

  조해녕시장은 아직도 시정업무 파악이 끝나지 않았는지, 중앙지하상가문제를 상인들의 집단이기주의에서 불거진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모양이다. 인색하지 않고는 그렇게 사유하진 않는다. 그의 인색함은 지하철참사 수습과정에서 절정에 달한다.

▲ 지하철참사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조해녕시장의 모습은 좌우에 앉은 이의근 경북지사와 강동석 건교부장관과 크게 달랐다.  ©서태영

지하철참사 수습 책임자로서, 추모사업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이끌어가야 할 시장으로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온갖 거짓말을 동원한 발뺌행정이 전부였다. 공직자다운 소명의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위기에 강하다는 그의 약속은 점점 거짓이었다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유니버시아드 호시절 보내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한참 기업인 챙기기에 나선 조해녕 시장이 지하철참사의 자괴감을 털고 자신감을 회복한 것도 잠시. 2004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참사 추모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조해녕시장은 죄인 마냥 쫄고 있었다.  추도식 내내 그는 고개를 떨구고 눈을 뜰 줄 몰랐다. 대시민 기피증을 앓고 있는 듯했다. 마치 시민의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는 것처럼 무기력해 보였다. 공무원이 갖추어야 할 덕목 가운데 일을 명확하고 분명하게 하는  것이 지론이라는 그가 대구지하철참사 앞에만 서면 위축되는 이유는 왜일까.

추도사에서도 그는 자신의 책임을 말하지 않고 우리의 잘못이라고 얼버무렸다. "대구지하철 화재참사는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뼈아픈 사고이며 살아있는 우리 모두의 잘못임을 통감하고 있다." 우리의 잘못은 무고한 시민들이 책임통감 차원에서 하는 말이지 시장이 할 언사로는 부적절하다. 추도사를 해도 영양가 없는 말만 잔뜩 쏟아놓았다. 조해녕시장의 추도사는 9.11  2주기에 "황폐한 땅을 복구하라. 폐허를 재건하라. 상처를 치유하라. 승리자에게 왕관을 씌우라. 다치고 상처받은 자를 위로하라(처어칠)"며 유족들과 국민에게 미래를 향해 용기있게 나아갈 것을 호소한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것과 너무나 대조되었다.

전두환 노태우 후예들이 건재한 대구는 5,6공 축소판 지방정부

▲ 조해녕시장이 추도사을 읽어내려 가자, 지하철참사유족회 김충국목사가 "살인마 조해녕"을 외치며 항의하는 것을 행사진행 요원들이 제지를 하고 있다.    ©서태영

무엇보다 탐관오리의 첫 번째 덕목은 포장에 능하다는 것. 위기에 강하다며 일등시장을 약속했던 조해녕 시장은 1인당 지역내 총생산액이 지난 2002년까지 12년 연속 16개 시.도중 꼴찌를 달리는 광역시장인데도, 내놓을만한 업적 하나 없이 임기를 땜질하고 있다. 그의 집권 4년은 대구의 장래로 보면 돌이키기 힘든 십년이 될지 모른다.

대구에는 희망가 대신 위기의식의 사면초가가 짓누르고 있다. 입주하겠다는 기업도 없는데 대구테크노폴리스를 추진하겠다고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 로비성 용역을 준다. 공청회에 나선 용역팀장이 대구의 실정을 잘 모른다고 자신 없어해도 훌륭한 용역보고서라고 칭찬을 해준다. 막대그래프에 온갖 도표 동원해 눈깔 뒤집어지게 설명하면서 추진하는 방식이 꼭 개발독재방식의 고급공무원 스타일이다. 

▲위기에 강하다!는 것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웠던 조해녕 시장은 정작 위기 앞에서는 취약했다. 2002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때 모습.     ©서태영

 이러다보니 구관이 명관이라는 소리까지 나온다. 설상가상이다. 꼭 경기 안좋다고 개발독재자 찬양하며 향수를 뿜어내는 것처럼 시민의 정서가 뒤틀어져 가고 있다. 밀리오레도 죽을 쓸 정도로 대구의 경제는 엉망이다. 시장의 지도력은 진창이다.   

대구의 중심을 관통하는 달구벌대로 10킬로 안에 삽질하는 공사장이라고는 오래 전 착공한 지하철공사 밖에 없다. 투자매력을 상실한 도시로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지자체 단체장의 영도력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오죽하면 이의근 경북지사와 바꿔달라는 우스갯소리까지 흘러나오겠는가. 인색이 지나치면 포악해진다. 포악하다고 하는 것은 총칼로 다스린다는 것에 국한되진 않는다. 행정수장이 무능력, 무기력한 것도 포악행정에 포함된다. 

기업도 행정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지만, 민생경제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차일피일 현안타결을 지연시키면서, 형편 좋은 기업인들의 고충을 찾아가는 서비스로 편파행정하는 것도 포악행정이다. 시장이 대구지방법원의 시녀로 전락했는지 명도소송 판결을 받아 강제집행이나 일삼으려 하고 있으니, 조해녕시장의 행정력은 공백상태라고 할만하다.   

대구 최고의 현안인 중앙지하상가 문제에 대한 전향적 조치가 없는 것으로 보아 민생을 챙기는 것을 등한시하고 있다. 민간투자사업에 국고를 빼서 보조해주는 불법비리사업을 적법하다고 밀어 부치는 방식도 군사깡패정권 때 몸에 밴 탐관오리들의 습속이다. 민자유치에 따르는 최소한의 효율성도 없이 강행한 중앙지하상가 민투사업을 모범행정이라고 보고 베끼려는 자치단체는 친일파의 후손인 신중대시장의 안양시 정도다.  

▲ 추모행사는 행사진행 요원들의 엄호 속에 치러졌다. 3당대표와 건교부장관이 참석한 추도식은 파행이었다.  진상규명 없는 화려한 추도식으로  유족의 눈물을 닦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서태영

  대구정신은 단식투쟁과 함께 살아 있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제영 총무이사가 중앙지하상가재개발 전면백지화를 요구하며 18일간 단식농성을 하고, 상인들이 근 한달 째 단식투쟁을 이어나가고 있어도 대구시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있다.

  홀리클럽 회원으로 알려진 조해녕 시장은, "가난한 이에게 해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예수님 말씀을 교회밖 시정현장에서 실천해 보이기 바란다. 그렇지 않고는 '탐관오리'라는 비판의 멍에를 벗어던지지 못할 것이다. 문제해결을 덮기 위해 가진 자부터 만나는 기왕의 시정잡배식 행정을 멈추지 않으면 조해녕시장은 대한민국 대표 탐관오리로 기록될 것이다. 고부군수 조병갑처럼 가렴주구, 포악무도해야 탐관오리의 구성요건을 갖추는 것은 아니다. 공직에 있는 자가 인색하고 포악하면 가렴주구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탐관오리로 분류된다. 그것은 진화하는 우리나라 행정이 그렇게 인식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자치단체 수장 가운데  시민단체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묵살하는 책임자가 조해녕시장 말고 어디에 있는가. 대구사랑시민회의-민관조정자 역할-도 유명무실해져 간다. 불참을 선언하는 시민단체가 속출하고 있다. 다른 지역은 지역혁신을 위해  시민단체 모시기에 열중인데, 애써 가꿔온 대구사랑시민회의를 깨게 만들었다.  조해녕 시장이 취임한 뒤 보여준 가장 눈에 띄는 업적이라면 시민단체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것이었다. 이런 시장이 집무하고 있는 자치단체가 잘 되는 길은 중앙정부나 대기업으로부터 특혜를 받는 것 말고는 다른 가능성은 전무하다. 단합이 안되는 도시에 경계심 말고 무슨 경쟁력이 싹트랴.   

▲  지하철참사 1주기에 맞춰, 중앙지하상가재개발 전면백지화를 주장하며 18일 간 단식투쟁을 한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제영 총무이사.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건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정제영 총무는 대구를 새롭게 하는 큰 힘으로 떠올랐다.  ©서태영

  조해녕시장은 탐관오리의 후예들도 남발하는 선심행정도 모르는가? 손님처럼 4년 임기나 때우다 서울로 돌아가려면 당장 일거리 많은 서울로 더 늙기 전에 돌아가시라. 대구는 손님 같은 시장과 함께 회생을 꿈꾸진 않는다. '손님시장'으로는 침체한 대구를 치유할 수 없다. 손님시장직 버리고 주인의식 가득찬 시장으로서 승계받은 지하문제를 결자해지하라. 대구는 '조류독감(!!!)'에 걸렸고 그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다. 

   행정부내 5,6공 출신 인맥 청산작업에 박차를 

방송사에서는 전두환 전대통령이 은닉한 비자금을 추적중이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5,6공 청산작업에 불을 당긴 것이라 할 수 있다. 노무현정부도 행정부내 전·노일당의 하수인으로 봉직한 인사들 청산작업에 힘을 실어야 할 것이다. 전·노 하수인들이 행정기관의 요직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은 민주화정권 집권 3기인 노무현대통령이 짊어져야 할 시대의 과제이다. 한나라당도 5,6공 출신 최병렬 대표를 밀어내는데, 맨날 시스템 타령이나 하고 있는 노무현대통령을 보면 상당히 거시기하다.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전씨는 군사반란 및 내란죄로 사형선고를 받았고, 뇌물수수 혐의로 2205억원의 추징금이 부과됐다. 전씨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받을 자격이 박탈되었다. 아직까지 외출할 때 교통을 통제하고, 경비를 위한 경찰들이 사생활에까지 동원되고 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을 넘어선 비호를 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젠 우리가 노무현대통령에게 참여정부 명패를 던질 일이다!  

대구는 '조류독감(!!!)'에 걸렸고 그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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