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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 한국은행 총재는 일본식 한자혼용주의자
[한글 살리고 빛내기46] 한자로 된 한국은행 현판을 한글로 바꾸게 하다
 
리대로

나라 행정 규정에 정부기관 직인과 현판(이름패)은 한글로 쓰게 되었다. 그런데 1992년까지 한국은행 현판은 韓國銀行이라고 한자로 써 있었다. 그러니 경제정책 새 소식이 나올 때마다 방송에 한자로 된 한국은행 현판이 대문짝만하게 나왔다. 이것은 정부기관들이 신문에 한자혼용으로 광고하는 것과 함께 한글을 빛나지 못하게 하는 큰 걸림돌이었다. 그래서 나는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뺀 뒤에 정부기관이 한자혼용으로 신문에 광고를 하는 것은 국무총리를 검찰에 고발해 바로잡았고 다음으로 한자로 쓴 한국은행 현판을 한글로 바꾸게 하는 일에 나섰다. 1992년 마침 조순 서울대 교수가 한국은행 총재가 되었기에 그해 4월에 조순 한국은행 총재에게 한자로 된 현판을 한글로 바꿔달라는 건의문을 보냈다.

 

▲ 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가 한국은행에 보낸 건의문(왼쪽),한국은행이 보낸 답신 봉투(오른쪽)     © 리대로

 

그런데 본래 민원은 2주일 안에 답변을 하게 되었는데 한국은행은 내가 낸 민원에 대해 답변을 안 해서 한국은행장 비서실에 항의했다. 그랬더니 뒤늦게 누런 큰 봉투에 민원 답변은 없고 조순 한국은행 총재가 쓴 한글전용과 혼용에 관한 글이 들어있었다. 그것은 완전히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었다. 조순 총재가 허락하지 않으니 비서실에서 그렇게 했거나 아니면 조순 총재가 그렇게 시킨 거로 보였다. 그래서 나는 한국은행 총재 비서실에 한글날 전에 한자현판을 떼지 않으면 내가 한글날에 가서 떼겠다고 통보했다. 그때 나는 조순 교수가 깨어있는 교수로 보았으나 그게 아니었다. 그런데 조순 총재가 한글날 전에 그 자리에서 물러나고 다른 분이 한국은행 총재로 왔다. 그러나 내가 통보한 대로 한글날에 한국바른말연구원(원장 원광호)이름으로 항의 방문하겠다는 건의문을 보냈다.

 

▲ 한국은행을 항의 방문했을 때 바로모임 회원 고운맘, 이봉원님들과 한국바른말연구원 회원들     © 리대로

 

그때 한국바른말연구원 이름으로 항의방문을 한 것은 한글운동 뜻벗(동지)인 원광호 의원이 한글국회를 만들려고 애쓰는 것을 도와주려고 내 스스로 한국바론밀연구원 사무총장을 맡고 그가 하는 일을 도우려고 한글운동 뜻벗들을 모아 한글운동 별동대인 바로모임(대표 최기호)이라는 모임을 만들고 그 모임 총무까지 맡고 있었기에 한국은행에 압박을 주려고 현직 국회의원 이름으로 건의문을 보내고 원광호 의원과 고운맘 스님 들 바로모임 회원들이 승용차 세 대에 한글은 우리글! 간판은 한글로!”라는 깃발을 달고 한자는 우리글 아니다!”라는 글을 자동차에 붙이고 한국은행으로 갔더니 문 앞에 은행 직원들이 도열해 서서 우리를 맞이했다. 그리고 한국은행이 며칠 뒤에 국정감사를 받으려고 꾸민 방으로 우리를 안내해서 들어가 내가 한자현판을 한글현판으로 바꿔야 할 까닭을 설명했다.

 

▲ 자동차에 달고 간 깃발(왼쪽)과 국회에서 출발하려고 자동차에 타기 전 고운맘 스님 모습.     © 리대로

 

 

그러니 한국은행 불자회 회장이라는 한국은행 책임자가 함께 간 스님(대각사 고운맘)을 보니 반갑다면서 바로 바꾸겠다고 답변을 했다. 그러나 새 현판 글씨 도안을 새로 만들어야 하고 전국 은행 지부 문패와 서류 봉투 문안까지 모두 바꾸려면 절차가 있어 시간이 걸리고 예산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사실 그때 바꾸지 않겠다고 하면 그 뒤 다른 국회의원을 통해 국정감사 때 조순 총재가 민원을 무시한 일과 한자현판은 한글전용법과 정부 규정을 어긴 잘못을 따지려고 했었다. 그러나 조순 총재와는 다르게 새 한국은행 총재는 잘못임을 알고 바로 바꾸기로 해서 고마웠다. 이 일 또한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뺀 정부와 공무원들을 혼내주려고 국무총리를 검찰에 고발했던 일처럼 내가 꾸민 일이었는데 이루어지니 기뻤다.

 

▲ 50년 간 공문서 규정을 어긴 한국은행 한자현판(왼쪽)과 오늘날 한글로 바꾼 현판모습(오른쪽)     © 리대로

 

그런데 여기서 조순 전 한국은행 총재에 대해서 한마디 하련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훌륭한 학자요 이 나라 지도자로 아는데 나는 그를 권력욕에 가득 찬 엉터리 학자요, 앞날을 내다보지 못하는 정치인으로 본다. 그가 쓴 경제 원론이라는 책은 한자혼용 일본 책을 베낀 것과 같은 것으로 새 학술도 아니다. 나는 1960년대 대학에서 농업경제를 전공했기에 1학년 때에 홍우 교수로부터 경제원론을 배웠는데 그 분이 쓴 책은 한글전용이고, “경제는 살림살이, 국가경제는 나라살림, 기업경제는 회사살림, 가계경제는 집안 살림이다. 살림은 알뜰하게 해야 한다. 알뜰하게 살림을 하는 것은 한정된 돈을 최대한 효과 있게 쓰는 것이다.”라고 우리말로 쉽게 가르쳤다. 이 분은 학문과 교육도 쉬운 우리말글로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실천한 깨어있는 분인데 조순 교수는 그렇지 않았다.

 

더욱이 조순 교수는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길든 일본 한자말과 일본식 한자혼용 말글살이를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도 일본처럼 일본 한자말을 한자로 써야 한다고 앞장서는 이였다. 홍우 교수는 최현배 교수처럼 선각자요 자주 민족학자인데 그는 경성제대 출신 이희승 서울대 교수처럼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길던 일본식 한자혼용 말글살이를 하자는 이였다. 그래서인지 정치판에서 밀려난 뒤에 한글전용이 우리나라를 3류 국가로 만들었다며 한자혼용을 주장하는 글을 쓰고 강연에 나섰다. 그리고 요즘 아흔 살이 넘은 분인데도 일본식 한자혼용 주장자 모임인 전국한자교육총연합회 공동대표까지 맞고 한글을 못살게 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길들어 그럴 수 있는 것을 넘어 한글을 못살게 구는 것은 반민족 행위요 죄악인데 그러는 이 분도 딱하지만 이런 분을 우러러보는 국민이 많으니 안타깝다.

 

▲ 한자단체가 한자혼용을 주장하는 강연회 광고(왼쪽), “漢字敎育은 단순한 法理問題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死活問題이다. 半世紀를 虛送歲月했다.”며 한자혼용 주장하는 조순 선생(오른쪽)     © 리대로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기사입력: 2022/01/07 [23:45]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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