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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꿈, 이재명이 이룰 수 있을까?
[책동네] 백승대의 ‘이재명, 한다면 한다’, 이재명에 대한 철저분석 내놔
 
안치관   기사입력  2021/05/25 [21:41]

정권 재창출의 중요성

 

이제 바야흐로 대선의 시간이다. 20223월에 있을 대선에서 누가 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뀌게 된다대한민국과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면 대한민국의 민주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엔 어김없이 보수정부가 들어섰다. 그런데 작년 미국에서 민주당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 이후 한국 현대사에서 처음으로 미국과 대한민국에서 동시에 민주당 정권이 들어섰다.

 

북핵 문제 해결 및 한반도의 실질적인 평화구축을 위해 매우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와 고작 1년만을 함께 한다. 그래서 내년에 있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디테일에 강한 유능한 진보

 

책의 표지를 보는 순간 이재명의 이미지에 정확하게 부합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다면 한다라는 제목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이재명뿐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다면 한다라는 이미지를 갖기 위해서는 매우 오랜 시간 동안 그것을 증명했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공약을 발표하되 당선된 이후 실행하지 않는다면 한다면 한다라는 말을 할 수 없다. 이재명은 성남시장, 경기도 지사직을 거치면서 자신이 발표한 공약의 95% 이상을 수행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 현직 경기지사이자 유력 대선후보인 이재명 지사에 대한 철저한 분석서     © 매직하우스

이 책은 성남시장, 경기도 지사직을 수행하면서 이루어낸 성과들 중에서 많은 사람이 칭찬하고 있는 정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재명의 행정가로서의 이력서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력서라는 것은 그가 걸어온 길을 말한다. 우리가 이력서를 자세히 살펴보는 이유는 이력서를 보면 그가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정치인들의 이력서에는 경력만 강조할 뿐, 그 성과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기술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이재명의 경력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정직한 이력서를 쓴 흔적이 보인다.

 

이 책의 저자 백승대는 널리 알려진 정치평론가는 아니다. 널리 알려지지 않다기보다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작가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출판사 대표로서 그가 낸 책을 보면 그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 짐작할 수 있다.

 

<이재명, 한다면 한다> 책을 출판한 매직하우스 출판사의 주요 발행 도서를 보다가 유독 눈에 띄는 것은 <김구 청문회><의사 김재규>이다. 이 출판사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이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매우 성실하게 구성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 책은 모두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장은 성남시장이 된 소년공으로 이재명의 어린 시절부터 소년노동자로 일하다가 성남시장까지 된 과정을 그리고 있다.

 

2디테일에 강한 유능한 진보에서는 경기도 내 계곡 정리, 수술실 CCTV 설치 등을 다루고 있다.

3기본소득, 기본대출, 기본주택에서는 이재명의 핵심공약이 될 기본시리즈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에서 실행하고 있는 극저신용자대출을 통해서 서민금융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4이재명의 색깔에서는 공직자 백지신탁, 친일작곡가가 만든 경기도의 노래폐지, 공공개발이익환수제 등을 다루고 있다.

5억강부약 대동세상을 향하여에서는 이재명이 2017년 대선 출마부터 지금까지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미리 보는 2022년 대선 출마문을 보는 것 같다. 특히 종교가 된 천안함 폭침 사건’ ‘개성공단은 다시 열려야 한다가 좋았다.

 

이재명은 지난 2017년 대선에서 성공하는 샌더스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재명의 정책은 샌더스의 사회정책과 매우 닮아 있다. 오히려 샌더스의 정책보다 정교하다얼마 전에 화제가 되었던 재산비례벌금제에 대한 이재명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이재명의 의지를 볼 수 있는 장이다.

 

이 책의 많은 부분에서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한 고통 속에서 이재명이 줄기차게 주장했던 전국민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얘기가 많이 있다. 전국민 재난기본소득은 이재명이 펼치고자 하는 전국민기본소득의 맛보기 버전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전투형 노무현

 

며칠 전 노무현 대통령 서거 12주기였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5월은 광주였고, 또 오월은 노무현이었다.

 

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사람들은 저마다 노무현과 자신과의 인연에 대해서 말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기에 노무현 곁에서 그를 지켰다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에도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했다는 것은 그만큼 노무현 대통령이 신뢰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재명은 노무현과의 개인적 인연을 강조하기에는 어디 내세울 게 그리 많지 않다. 이재명이 연수원 시절 강사로 초청되어 그의 강연을 듣고 인권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 것이 첫 번째 인연이었으니, 이는 마치 많은 사람이 노무현이 3담 합당에 반대하던 장면을 보고 노무현 팬이 되었던 수 많은 일반 시민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노무현과의 특별한 개인적 인연이 없던 이재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재명을 보면 노무현을 연상하게 한다. 첫 번째로 이재명은 노무현처럼 당내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 노무현은 대통령 후보가 되었을 때조차 당내에서 그를 흔드는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재명은 차차 자신의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그리고 그 기반을 튼튼하게 지켜주고 있는 세력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노사모를 중심으로 한 친노진영이다.

 

두 번째로 이재명은 노무현처럼 기득권 세력과의 강력은 전투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기득권과의 싸움에서 노무현은 많은 상처를 입고 최종 승자가 되지 못했지만, 이재명은 전투의지만 있는 게 아니라 전투력도 갖추고 있다. 이재명은 그동안 기득권과의 각종 싸움에서 적지 않은 전과를 올렸다. 그래서 이재명을 많은 사람이 전투형 노무현이라고 말한다.

 

세 번째로 이재명은 노무현의 대북정책을 그대로 계승하는 것은 물론이고, 더욱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이재명은 여전히 막혀 있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남북철도 연결에 대해서 강력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아울러 노무현이 구상했던 서해평화지역도 실현하려는 으지를 갖고 있다. 그래서 친노의 대부라 일컬어지는 이해찬 전 대표뿐만 아니라, 친노의 대모격인 한명숙 전 총리도 이재명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 12주기를 맞이해서 이재명은 다시 한번 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출판사에서 <이재명, 한다면 한다>를 출판하면서 발행일을 일요일인 523에 맞춘 것도 이재명이 노무현 정신 계승의 적임자라고 생각했고, 반드시 그리 해야 한다는 염원을 담아서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변화는 할 수 있는 작은 것에서 시작합니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이 책 뒤표지에 있는 이재명의 말로 대신하고자 한다.

 

정치는 더 나은 세상을 실천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정치에선 작든 크든 민생에 도움되는 실질적 개혁을 실천하고 있는지 일상적이고 깊은 성찰이 필요합니다.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게, 민생개혁 목소리의 크기만큼 실제 국민의 삶이 개선되었는지에 대해 국민이 의문을 제기하며 책임을 묻는 지점도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효율적인 개혁일수록 저항은 그만큼 큰 법이고, 반발이 적은 작은 개혁도 많이 모이면 개벽에도 이를 수 있습니다.

거창한 것은 시간과 노력, 기득권을 넘기 어려워 포기하고, 작은 것은 시시해서 시도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변화는 할 수 있는 작은 것에서 시작됩니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했던 선현들의 대를 이은 노력이 100년에 걸쳐 대동법을 완성했듯이, 티끌만 한 성과를 부지런히 이뤄내면 그것이 쌓이고 쌓여 태산 같은 변화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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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5/25 [21:4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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