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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교과서 만들고 한글을 널리 알린 한글학회
[한글 살리고 빛내기14] 공무원들은 한글전용법 지키지 않고 신문은 한자혼용
 
리대로   기사입력  2021/01/26 [00:04]

 일제 강점기에 조선어학회 선열들이 광복을 내다보고 한글날을 만들고 한글 맞춤법과 표준말을 정했기에 해방이 되면서 공문서와 교과서를 우리 말글로 쓰고 우리 말글로 교육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일본 말글에 길든 일본 식민지 세대는 우리 말글로 말글살이를 하는 것이 힘들어서 싫어했다. 더욱이 이 일본 식민지 지식인들이 교육자, 정치인, 공무원, 경제인으로서 그 사회를 지배하고 있어 우리말을 살리고 한글을 빛내는 일이 곳곳에서 가로막히고 있었다. 그러나 한글학회(조선어학회)는 그에 굽히지 않고 끈질기게 한글 교육과 한글 쓰기를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고 주장했다.

 

조선어학회는 학교 선생님들이 한글을 잘 모르기에 먼저 초 중등 국어 교사 양성소를 꾸리고 우리 말글로 교육을 할 수 있는 선생을 길러냈다. 그리고 우리 말글로 배움 책을 만들었다. 다행스럽게도 대한민국 초대 내각에 우리말 사전 만드는 일을 돕다가 조선어학회사건으로 일본 경찰에 끌려갔던 이인이 법무부장관, 김도연이 재무장관이 되고, 안호상이 문교부장관이 되었으며 2대 문교부장관에 백락준, 3대 문교부장관에 김법린이 되고 미국 군정청 편수국에 들어가 한글로 배움 책을 만들었던 최현배가 1951년에 다시 대한민국 문교부 편수국장이 되어 한글로 배움 책을 만들고 우리말과 한글을 살리는 데 힘썼다. 

 

▲ 일제 때부터 한글을 목숨처럼 최현배와 김윤경 들 한글학회는 우리 말글로 교과서를 만들다.     © 리대로

 

그리고 조선어학회는 해방 뒤에 일본이 나라를 빼앗고 못쓰게 한 우리말을 도로 찾아서 쓰고 배움 책과 공문서라도 한글로 쓰자고 한글전용법을 만들게 했으나 일본 식민지 때 태어나 일본 식민지 국민 교육을 철저하게 받은 일제 지식인들이 공무원이 되어 그걸 반대하고 한글전용법을 잘 지키지 않았다. 일본 식민지 때 공무원과 교육자들이 광복 뒤에도 그 자리에서 거의 그대로 일하고 있었고, 그들은 한글보다 일본 말글을 더 잘 알고 편리하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그때에 위에 보여준 교과서처럼 “셈본, 나라, 말본”처럼 토박이말을 쓰는 것이 불편하고 싫어서 “산수, 국가, 문법”같은 한자말을 쓰게 했다. 그 때부터 계속 토박이말을 살려서 우리 한글로 적는 말글살이를 했더라면 우리말이 살고 얼 찬 나라가 되었을 것이다.

 

나는 1953년에 초등학교를 들어갔는데 그 때 우리말을 살려서 쓴 교과서로 공부를 했다. 그래서 그 때 자연 책에 “쑥돌, 차돌”이라는 토박이말이 있었는데 다음에 일본 식민지 지식인들이 1960년대부터 “화강암, 석영”같은 어려운 한자말로 바꿔버리고, 국어 책에 “말본, 이름씨, 그림씨”같은 토박이말을 있었는데 서울대 국문과 교수와 정부가 못 쓰게 하고 “문법, 명사, 형용사”같은 일본 한자말만 쓰게 했다. 그런데 요즘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영상으로 공부하는 것을 봤는데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인 67년 전보다 그 예문과 선생님 말이 어려운 한자말과 영어까지 뒤범벅이었다. 그 선생은 가르칠 내용보다 어려운 용어 설명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 것을 보면서 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우리말을 빨리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왼쪽부터 건국 초기 선거 벽보와 한자로 된 선거인 명부. 그리고 한자혼용 공공기관 공고문     © 리대로

 

그래도 대한민국 건국 초기에 주시경 선생의 제자 최현배 한글학회 회장이 문교부 편수국장을 맡고 한글로 교과서를 만들고 국민 교육을 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고 우리말과 글이 살 수 있는 큰 빛이었다. 옛날처럼 한자를 많이 썼더라면 문맹률이 더 높았을 것이고 한자를 배우고 익히느라 많은 시간과 힘을 빼앗겨서 다른 학과 공부를 제대로 못했을 터인데 배우고 읽기 쉬운 한글로 쓴 교과서로 공부를 했기에 글을 모르는 사람이 줄고, 국민 지식수준이 빨리 높아졌다. 그래서 한글을 쓰는 세상은 거의 다 되었는데 아직도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길든 일본 한자말과 일본 말투가 그대로 남아있고 요즘엔 미국말까지 들어와 판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일이 다음 과제로 남아있다. 이제 우리말 살리고 다듬기에 힘써서 이 문제를 풀어야겠다.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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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1/26 [00:0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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