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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영빈관 ‘常春齋’를 한자로 써야하나?
[제안] 문대통령께 제안, 한글이 빛나면 우리나라와 겨레가 빛난다
 
리대로   기사입력  2020/11/19 [21:49]

요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미국과 중국 정상회담 때 중국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지난 옛날 남북한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말을 듣고 한국인들이 시진핑을 비난했다. 그런데 시진핑 뿐만 아니라 많은 중국인들이 지난날 우리나라는 중국의 속국으로서 중국을 섬기던 나라라며 우리를 깔보고 있다. 내가 중국 대학에서 2년 동안 우리말을 가르치면서 보고 느낀 일이 있다. 그래서 귀국 해 한글문화관을 빨리 짓고 한글문화를 꽃피워서 우리문화는 중국 문화 곁가지라는 소리를 듣지 말자고 주장해서 한글문화관(박물관)을 지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들어준 것이다.

 

우리가 삼국시대부터 우리 글자가 없어 수천 년 동안 중국 한자를 쓰고 한문을 즐겨 배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고 중국 문화 속에 살아왔다. 그래서 우리나라 오래된 무덤이나 절간에는 한문이 많고, 옛 책은 모두 한문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한자보다 훨씬 훌륭한 우리 글자 한글이 있다. 그리고 우리 말글살이는 거의 한글로 한다. 한글은 우리말을 적기 가장 좋고 배우고 쓰기 쉬운 글자여서 한글을 즐겨서 쓰고 잘 이용하면 우리 자주문화가 빨리 꽃피고 세계 으뜸 문화강국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아직도 한자 섬김 병에 걸린 이들이 우리 한글보다 한자를 더 좋아하고 거기다가 미국말 섬기기 바쁘다.  이건 못난 일이고 부끄러운 일이다.

 

한글을 만들어 준 세종대왕은 훈민정음 해례본 머리글에서 “한문이 우리말과 다르고 한자가 배우고 쓰기 힘들어 우리 백성들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서 배우고 쓰기 쉬운 우리 글자를 만들었으니 누구나 쉽게 익혀 쓰라.”라고 했다. 그런데 한글이 태어나고 450년이 넘도록 조선은 제 나라글자로 인정하지 않고 쓰지 않다가 대한제국 때부터 주시경과 여러 선각자들이 한글을 갈고 닦아서 쓰기 쉽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그런데도 중국과 중국 문화를 섬기는 언어사대주의자와 일본 식민지 때 일본식 한자말을 한자로 쓰는 말글살이에 길든 이들이 아직도 한글을 업신여기고 못살게 굴고 있다.

 

그런 이들이 1980년대 전두환 정권 때에 청와대 안에 있는 영빈관을 한옥으로 다시 지으면서 그 이름패를 ‘常春齎’라고 한자로 써 달았다. 이것은 대한민국 국가기관 이름패와 기관장 직인은 한글로 쓰게 된 규칙을 거스르는 일이며 외국인이 볼 때에 우리가 한자나라 중국 속국이었음을 보여주는 꼴이다. 트럼프가 우리나라에 와서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을 때에 그 이름패가 한자로 된 것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 중국 시진핑 말이 맞구나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를 업신여겼을 것이다. 또 청와대를 들른 다른 나라 손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참으로 못난 일이고 부끄러운 일이다.

 

한글은 우리 자긍심이고 자존심으로서 중국, 일본, 미국 들 강대국에게도 자신 있게 자랑할 수 있는 우리 보물이고 경쟁력이다. 오늘날도 미국 지배를 받고 있어서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못하지만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가 추진하는 자주정책을 미국이 가로막으려고 고위 관리가 청와대에 온다고 하니 그가 도착하기 전날 밤에 청와대 안에 있는 한자 이름패를 모두 한글로 바꾼 일이 있다. 우리도 자주문화국임을 보여주고 미국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몸부림이었다. 그런데 전두환 대통령 때에 청와대 안에 영빈관을 한옥으로 새로 지으면서 한자 이름패를 단 것이다. 얼빠진 짓이었다.

 

▲ 왼쪽은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찍은 사진, 오른쪽은 국회 사랑재 앞에서 찍은 보도 사진.     © 리대로

 

그런데 2011년 국회가 한옥으로 외국 손님을 맞이하는 영빈관을 지으면서 그 이름을 ‘允中齎’라고 짓고 그 이름패를 한자로 달겠다고 해서 한글단체가 한글로 바꿔서 달라고 건의했더니 ‘사랑재’라고 한글로 단 일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 때에 한글문화관(박물관)건립을 건의했더니 들어주어 용산에 한글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지었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이고 잘한 일이다. 그런데 어제 문재인 대통령에게 청와대 영빈관 한자 이름패를 한글로 바꿔서 달 것을 건의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 정부가 우리말을 지키고 한글을 빛내려고 애쓰지 않는다는 원성이 높은데 한글을 빛낼 기회를 준 것이다. 돈과 힘이 많이 들어가는 일도 아니고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될 일이니 들어줄 거로 믿는다.  아래는 건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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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께 건의합니다.

 

한자로 ‘常春齋’라고 쓴 청와대 영빈관 현판을 한글로 바꿔주십시오.

 

안녕하십니까. 좋은 나라를 만들려고 애쓰시고 있는 줄 압니다. 우리나라다운 나라, 진짜 좋은 나라가 될 일을 하나 알려드립니다. 이 일은 돈이 많이 드는 일도 아니고 대통령께서 마음만 먹으면 바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외국 손님을 맞이하려고 청와대에 지은 영빈관 이름패가 중국 글자인 한자로 ‘常春齋’라고 되어있는 데 이것을 우리 말글로 바꿔달라는 건의입니다.

 

이 이름패는 전두환 대통령 때에 단 이름패로서 한글로 바꿔서 달아야 하는 까닭은

 

첫째로 대한민국 국가기관의 건물 현판은 한글로 쓰게 되었는데 한자여서 잘못된 것입니다. 둘째로 우리에겐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인 한글이 있는데 한자로 써 단 것은 우리 자존심과 자긍심을 짓밟는 일입니다. 셋째로 그렇지 않아도 중국인들은 우리를 제 나라 속국이었던 나라로 생각하고 있고 외국인들도 그렇게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우리 말글로 바꿔 써야 할 까닭이 많은데 줄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 때 중국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역사상 남북한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 말을 들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 이름패가 중국 한자로 달린 것을 보고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우리를 자주문화국가로 우러러봤을까요?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0년대 우리가 자주 정책을 펴려고 할 때에 그걸 못하게 하려고 미국 고위 관리가 온다고 하니 그가 도착하지 전날 청와대 안에 한자로 쓴 이름패를 모두 한글로 바꿔서 단 일이 있습니다. 왜 박정희 대통령이 그렇게 했을까요? 오늘날에는 강대국 눈치를 보지 않고 우리 뜻대로 나라 일을 할 수 있나요?

 

몇 해 전에 국회가 한옥으로 국회 본관 옆에 영빈관을 지으면서 그 이름패를 ‘允中齋’라고 지어서 단다고 했을 때에 한글단체가 우리 말글로 써 달 것을 건의하니 '사랑재'라고 한글로 바꿔서 단 일이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이 건의를 받아줄 것으로 믿습니다. 그래서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 지도자로서 겨레의 앞날을 빛낸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이 일은 자주 독립국가로 가는 첫 걸음입니다.

 

                               2020년 11월 18일

                한글학회 부설 한말글문화협회.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이대로 드림

▲ 문재인 대통령이 ‘常春齎’라는 한자 이름패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찍은 뉴시스 사진.     © 리대로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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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1/19 [21:4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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