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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 "민주주의 공짜로 얻어지지 않아"
4.19혁명 59주년 기념사
 
김철관   기사입력  2019/04/19 [18:16]
▲ 이낙연 총리     © 김철관


이낙연 국무총리가 59주년 맞은 4.19혁명 기념사에서 "모든 사람이 공동체에 포용되는 포용국가지향과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하지 못하는 정의국가구현, 거짓이 파고들지 못하도록 하는 진정한 언론창달 추구"를 강조했다.

 

59주년 4·19 혁명 기념식이 19일 오전 10시 서울 수유리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열렸다.

 

기념사를 한 이낙연 총리는 "권력은 시위 국민을 무력으로 진압했다""수많은 국민이 거리에 쓰러졌고,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죽음의 공포도 국민의 정의로운 항거를 제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쓰러진 것은 정권이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제2항이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실증됐다"고 전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공짜로 얻어지지 않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도 오랜 세월에 걸친 장렬한 투쟁과 참혹한 희생으로 얻어졌다""우리는 그 역사를 기억하고 후대에 전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그 당연한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60419일 관련 영상이 상영됐고, 4.19묘지에 묻힌 427위의 영령에 대한 국무총리 헌화와 분향, 4.19혁명 희생자와 유공자들에게 처음으로 건국포장 등 포상이 이뤄졌다. 4.19의 노래와 공연도 펼쳐졌다. 특히 공연에서는 당시 한성여고 2학년생인 희생자 고 진영숙 열사가 부모님에게 보낸 "저는 조국 앞에 이미 목숨을 바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라는 편지가 공개돼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특히 무대에 쓴 '민주주의, 우리함께 이 길을'이란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이날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이날 기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을 비롯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여야 대표가 참석했고, 박원순 서울시장, 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장관, 박영선 중소기업부장관 등과 국회의원, 4.19 혁명 유공자 및 유족, 일반 시민, 학생 등 2500여명이 참석했다.

 

▲ 유은혜 교육부장관, 박영선 중소기업부장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

 

다음은 이낙연 국무총리 4.19혁명 기념식 기념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전국의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내빈 여러분, 4·19혁명 59주년입니다.

 

여기는 국립4·19민주묘지입니다. 이곳에는 4·19혁명 유공자 4백스물일곱 분이 잠들어 계십니다. 국민과 함께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반세기 넘게 슬픔과 아픔을 안고 살아오신 유가족과 부상자 여러분께 위로를 드립니다.

 

4월 정신을 계승해 오신 4·19민주혁명회, 4·19혁명희생자유족회, 4·19혁명공로자회 회원 여러분, 고맙습니다.

 

1960년 봄,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을 향한 국민의 분노가 턱밑까지 차올랐습니다. 국민의 민주의식도 높아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권력은 그것을 모르는 채, 집권 연장에만 집착해 부정선거를 자행했습니다. 그에 대한 저항이 228일 대구에서 터져 나와, 38일 대전과 15일 마산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419,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횃불처럼 치솟았습니다. 고등학생에 이어 대학생, 교수와 보통 사람들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노인도, 초등학생도 시위에 함께 했습니다.

 

권력은 시위 국민을 무력으로 진압했습니다. 수많은 국민이 거리에 쓰러졌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죽음의 공포도 국민의 정의로운 항거를 제압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쓰러진 것은 정권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제2항이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실증됐습니다.

 

신동엽 시인은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419 정신을 압축했습니다. 시인의 절규는 419를 상징하는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419 이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한 국민의 장엄한 진군과 처절한 희생을 일찌감치 예고했습니다.

 

4·19혁명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탄탄한 초석을 놓았습니다. 419 이후에도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분연히 일어섰습니다. 신군부의 권력야욕에 맞선 1980518민주화운동도, 대통령직선제를 쟁취한 19876월 항쟁도, 국정농단을 심판한 2016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의 촛불혁명도 419정신의 부활이었습니다.

 

불행하게도 역사는 직진하지 않았습니다. 419혁명은 1년 만에 5·16군사쿠데타로 뒤집혔습니다. 군사정권은 26년 이상 계속됐습니다. 그래도 4·19혁명으로 국민 속에 뿌리내린 민주정신은 죽지 않고 살아남았습니다. 마침내 1987년 대통령직선제 쟁취로 민주주의가 적어도 제도적으로 부활했습니다.

 

민주주의는 공짜로 얻어지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도 오랜 세월에 걸친 장렬한 투쟁과 참혹한 희생으로 얻어졌습니다. 우리는 그 역사를 기억하고 후대에 전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그 당연한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315의거 관련 문건 등이 새롭게 발견됨에 따라 올해는 419혁명 유공자 마흔 분께서 새로 포상을 받으셨습니다. 내년에는 228에서 419까지의 민주화운동 60주년을 뜻깊게 기념하기 위해 기념물 건립 등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에는 늘 위협이 따릅니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불평등 심화와 선동주의 대두가 민주주의의 건강한 발전을 위태롭게 합니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법치주의도 늘 도전받고 있습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도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불평등을 완화하고, 법치주의를 확립하며, 선동주의를 제어하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모든 사람이 공동체에 포용되는 포용국가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하지 못하는 정의국가를 구현하려 합니다. 거짓이 파고들지 못하도록 하는 진정한 언론창달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은 정부 혼자서 할 수 없습니다. 국민께서 함께 해주셔야 합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초석을 놓으신 4·19영웅들 앞에서 우리 민주주의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함께 다짐하십시다. 감사합니다.

▲ 4.19묘지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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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19 [18:1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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