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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전 2연승, 벤투호가 풀어야 할 과제들
[김병윤의 축구병법] 볼리비아-콜롬비아 평가전,변화에 발목잡힌 파이브백 전술
 
김병윤   기사입력  2019/03/28 [16:15]

 

 

2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의 평가전에서 이청용이 헤더 결승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평가전 2연승 위기 벗어난 벤투호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6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강호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1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지난 22일 볼리비아(울산 문수경기장)전 1-0 승리에 이어 기분좋은 2연승으로 평가전을 마무리 했다. 이로서 벤투호는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8강 탈락의 충격을 벗어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분명 이번 볼리비아와 콜롬비아 평가전에서 거둔 2연승은 벤투호에게 긍정적이고 고무적이다. 그렇지만 벤투호의 평가전 2연전에 빛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편으로 빛 뒤에 드리워진 그림자도 있었다. 이에 벤투호의 발전을 위한 끊임없는 변화가 요구된다. 먼저 벤투호의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 축구 전문지는  '패스 축구'로의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이는 경기에서의 플레이에 대한 단순성 만을 놓고 본다면 맞다. 그러나 '패스 축구'의 구체적인 실체를 조명해 본다면 이는 틀리다.

그 이유는 간단 명료하다. 그것은 볼리비아는 약체팀이었다는 사실이다. 약팀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무엇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은 일방적인 경기 흐름이다. 한국과 볼리비아 경기에서도 이 같은 일방적인 경기 흐름은 90분 동안 지속됐다. 이런 상태의 경기 상황에서 당연히 패스 구사 성공율은 높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후반 41분 이청용(31.보훔)의 결승포가 터지기 전까지 답답했다. 따라서 이를 벤투호가 '패스 축구'로 변화했다고 평가한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이와같은 증거는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벤투호는 일방적인 공격축구를 펼쳤던 볼리비아와는 다르게 콜롬비아를 상대로 해서는 볼리비아가 그랬듯 벤투호는 후반전 일방적으로 수세에 몰렸다. 그렇다면 왜 벤투호는 불과 4일만에 전연 상반되는 경기력으로 경기를 소화했을까? 이는 전술, 전략적인 측면도 있지만 그 보다는 아직 벤투호가 팀 전력을 형성하는 조직력이 완전체가 아니라는데 있다.

이에 벤투호의 팀 전체와 부분 전술에 대한 조직력 향상이 요구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작년 10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빌드업 축구 철학을 추구하며 기본적으로 볼 점유율과 세밀한 공격 빌드업, 그리고 좌우 풀백의 공격가담을 최대한 높이는 축구로 짧은 기간에 평가전과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16강전까지 7승 4무의 11경기 무패를 이어가며 꿈길을 걸었다. 이로 인하여 파울루 벤투 감독 빌드업축구는 곧 한국축구 발전 등식으로 인식됐다. 

벤투 감독 빌드업 축구 조직력이 관건
 
하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는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에서 전술과 전략은 물론 선수관리 등에서도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59년만의 우승은 고사하고 15년만에 8강 탈락이라는 충격을 안겨줬다. 이에 파울루 벤투 감독은 약 2개월여 만에 볼리비아,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을 통하여 자신의 축구철학에 변화를 선택했다. 그 변화는 다름아닌 선수와 전술, 전략의 변화였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볼리비아, 콜롬비아 평가전에서의 경기 결과에 대해서는 만족할 수 있지만, 전술, 전략적인 면에서, 현실적으로 한국축구 발전과 대표팀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변화에는 미흡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빌드업에 의한 축구철학은 새롭고 또한 파울루 벤투 감독만이 추구하는 독창적인 축구철학이 아니다. 이는 이미 현대축구에서 보편화 되어 있는 축구 스타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럼에도 파울루 벤투 감독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축구철학으로 포장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사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부임 첫 일성부터 언론과 축구팬들을 의식한 자기 주장만을 내세우는 경향이 짖은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그 예는 현실적이지 못한 축구철학 주장은 물론 원칙과 소신없는 선수 선발과 관리다. 특히 선수 선발에 있어서 이 같은 경우는 두드러진다. 그 주인공은 이승우(21.헬라스 베로나)이며 또한 이번 볼리비아,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선발한 백승호(22.지로나), 이강인(18.발렌시아)도 마찬가지다. 이들 모두 대표팀 선발 건은 파울루 벤투 감독 의도와는 관계없이 사전에 언론의 화두였다.

궁극적으로 파울루 벤투 감독은 시험과 파악이라는 명분으로 이승우, 백승호, 이강인을 선발하므로 서, 여론의 화두에 떠밀려 자신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이들을 선발한 듯한 인상을 심어줬다. 실로 역대 대표팀 선수 선발에 있어서 이승우, 백승호, 이강인 만큼 사전에 언론의으로 부터 집중적으로 관심을 끌었던 선수를 찾기 힘들다. 그렇다면 파울루 벤투 감독은 어떠한 경우라도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선수 선발에 대한 확실한 원칙과 소신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나타낸다.

지도자가 선수 선발에 원칙과 소신을 갖고 있지 않으면 팀과 선수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으며, 한편으로 지도자의 운명도 단명으로 끝날 수 있다. 지금 벤투호가 바로 이런 형국이다. 더불어 파울루 벤투 감독의 모순은 축구철학과 선수 선발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믿는 원칙 즉, 선발선수 기용 하나에만 집착하는 믿음도 문제다. 결국 이로 인하여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이승우 사태를 유발시켰고, 이번 평가전에서도 백승호, 이강인은 단 1분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26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콜롬비아 선수를 앞에 두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벤투 감독 모순된 믿음 '화' 키울 수도

파울루 벤투 감독의 이 같은 모순된 선수 기용의 믿음은 선수에게 동기부여 보다는 상처를 안겨주기에 충분하고 팀 분위기와 화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선발했으면 써야한다" 어느 축구인이 공식적으로 밝힌 이 말은 옳다. 결국 이 말은 팀과 선수 성장을 의미하며, 지도자로서 갖춰야할 선수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대표팀이 아닌 U-23세 이하, U-20세 이하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얼마든지 시험과 점검은 가능하고, 이는 선수의 성장에 있어서도 경기경험 축적이란 면에서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굳이 대표팀에 선발하여 출전 기회조차 부여해 주지않은 채, 이동거리와 훈련이라는 이유만으로 선발 명분을 정당화 시키려는 것은 어떠한 경우라도 납득하기 힘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에서 선수관리 실패로, 한국의 8강 탈락의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여기에는 부상뿐만 아니라 경기출전 무산으로 인한 이해되지 않는 불미스러운 사태까지 유발시켰다.

이어 이번 볼리비아,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도 선수의 부상 이탈로 인한 전력 손실을 초래했다. 그렇다면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도자로서 선수 관리는 낙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도 좋다. 여기에 변화도 좋다. 그렇지만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이후에도 투톱과 원 볼란치를 기본으로 하는 4-1-3-2 포메이션 카드외에 뚜렷하게 변한것이 없는 벤투호여서 평가전 2연승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파울루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에 대한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단지 평가전에서의 높은 승률과 짧은 기간이라는 명분으로 면죄부를 주기에는 벌써 부임 6개월째를 맞고 있으며 경기수도 14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평가전은 팀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가운데 팀 전술, 전략적인 면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또한 선수들의 경기력을 파악하는데 목적이 있다. 말 그대로 평가전은 팀의 발전을 위한 모멘텀의 경기일 뿐이다. 이에 객관적으로 평가할 때 이번 볼리비아,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얻은 2연승의 의미는 반감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볼리비아전에서 1년만에 대표팀에 돌아와 존재감을 과시한 권창훈(25.디종)과 콜롬비아를 상대로 해서 손흥민(27.토트넘)이, 2018 러시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독일전 이후 A매치 7경기 침묵을 깨고 골맛을 봤다는 사실은 평가전 성과물 중 하나며, 그동안 K리그에서의 눈부신 활약에도 불구하고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홀대 받았던, 골키퍼 조현우(28.대구 FC)의 '신들린 선방쇼'도 권창훈, 손흥민 못지 않은 성과물로 부족함이 없다.

 

 평가전 변화 추구 파이브백은 모순

또한 벤투호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던 볼리비아전에서 나타났던 답답한 공격 전술, 전략과 결정력 부족과는 달리 강호 콜롬비아전에서는 황인범(23.밴쿠버 화이트캡스), 황의조(27.감바 오사카), 손흥민, 이재성(27.홀슈타인 킬) 등의 공격라인이 빠른 공격 전환으로 인한 역습 패턴으로 득점에 성공하는 공격 전술의 효율성과, 한편으로 김영권(29.김영권)이 이끄는 포백라인 수비는 집중력을 잃지않고, 상대 공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수비의 안정성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전반에 수비 상황 시 4-4-2 전형을 유지하며 유지됐던 최전방과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은 벤투호의 새로운 변화로 평가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에 반해 후반전 원 볼란치로 기용된 정우영(30.알 사드)의 체력 저하로 인한 경기력 저하와, 전술, 전략 상 시도한 미드필더 라인의 지나치게 처지는 위치선정은 상대의 파상공세에 시달리는 원인을 제공하며 심리적 압박감을 가중시키는 빌미로 작용하여 경기를 더욱 어렵게 했다. 특히 평가전에서 오직 승리를 위한 극단적인 수비 방법인 파이브백 전술 구사는 한국축구 발전과 국제 경쟁력 강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는 파울루 벤투 감독 스스로 평가전 경기 결과에 따른 위기 의식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나타내며 한편으로 공격전술 포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 예는 추가 득점에 성공한 이재성을 곧바로 교체시킨 경우다. 만약 콜롬비아와의 경기를 무승부 및 패배로 마무리했다면 이재성의 교체 건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비판 받을 소지가 충분했던 용병술로서 남음이 있다. 따라서 파울루 벤투 감독의 용병술에 대한 지략도 지혜로워 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대표팀 경기는 드라마와 같이 제미있고 즐거운 가운데 감동을 선물해 주며 다음을 기대할 수 있는 메시지를 던져줘야 한다. 이 점을 직시할 때 파울루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변화를 외쳤던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번 평가전 2연전에 대하여 "우리가 모두 잘했다"라고 '자화자찬'하기에 급급했다. 평가와 판단은 파울루 감독 몫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제 3자의 몫이다. 그 연장 선상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평가전을 단일대회 같이 착각하고 수비 파이브백 전술을 무기로 미드필더까지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극단적인 수비축구가 파울루 벤투 감독이 평가전에 추구하고자 했던 근본적인 변화였다면 평가전 2연승은 결코 긍정적이고 고무적일 수 없다. 그래서 파울루 벤투 감독에 대한 지도력 평가는 현재 진행형이며 빌드업 축구 또한 여전히 시험 대상으로 존재해 있다.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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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3/28 [16:1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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